어제 누군가가 어떻게 지내냐며, 일하는 건 재미있냐고 물어봤다.
순간 3초 정도 정적이 흘렀다.
일과 재미라는 단어의 조합이 낯설었다.
결국 ‘일이 재미있어서 한 적은 없는 거 같은데… 책임감 때문에 한 적은 있어도…’라는 대답이 나왔다.
생각해 보면 안타까운 일이다.
어릴 때 장래희망을 그려볼 땐, 뭔가 꿈이랄까 - 가슴을 뛰게 하는 일 같은 걸 떠올렸던 거 같은데.
막상 성인이 되고 대부분을 시간을 일하면서 보내지만, 딱히 재미있지는 않은 일로 인생을 채우고 있었구나.
회사에 대해서는 늘 양가감정이 든다.
월급으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감사함과 이 지리하고 치졸한 조직생활에 대한 거부감이다.
회사에서 하는 프로그램들(조직 구성원에 대한 평가, 자아성찰, 열정, 의욕, 동기 부양)과 구성원들의 업무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하는 거룩한 말들이 나는 가스라이팅 같다.
십여 년이 넘도록 반복되어 온 고민이다.
아니 이토록 싫으면 그만둘 법도 한데 참 끈질기게도 붙어있다.
아마 회사란 나에게 가장 익숙한, 아는 고통이라 그런가.
떠나지는 못하면서 늘 떠나는 것을 꿈꾼다.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지 못하는 것도 - 너무 힘이 들면 회사를 관둘 수도 있다는 희망을 놓고 싶지 않아서 인 듯.
대출빚을 갚으려면 회사에 최대한 꼭 붙어 있어야는데 그게 숨 막히니까.
그렇다고 회사 대신 뭘 하고 싶냐고 묻는다면 딱히 하고 싶은 게 있는 것도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그나마 돈을 벌만큼 잘하고 익숙한 일이 회사를 다니는 건데 - 그게 싫어서 매일 징징거리고 있다.
(사실 앞으로는 이렇게 징징거릴 수 있는 시간이 없을 수도 있다. 이제는 회사가 나를 내칠 나이가 되어 버렸으니…)
그러면 다시 돌고 돌아 ….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살고 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