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이 Jun 01. 2024

내돈내산 가이드라인


블로그를 키우기 위해서는 당연히 방문자들의 유입을 늘려야 한다. 그러므로 앞으로 블로그에 글을 올릴 때는 앞서 파악한 ‘상위노출 공식’에 따라 작성해야 한다. 그것이 대가성 후기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즉, 내 돈으로 내가 산 재화나 서비스에 대한 후기라도 마찬가지다.

다만 '내돈내산' 후기를 쓸 때에는 공식을 따르되 제약이 없으므로 좀 더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나의 경험과 생각을 보다 풍성하게 덧붙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글들이 많아질수록 '진짜 이웃'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나는 사실 가짜이웃과 진짜이웃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나와 생각의 결이 같은 사람>을 진짜이웃이라고 정의했을 때 말이다.

먼저 사진을 첨부한다. 사진을 보면서 그 순간(먹었던 순간, 봤던 순간, 갔던 순간, 했던 순간)을 떠올린다. 그 순간에 느꼈던 것들 중 생각나는 것만 적는다. 무엇을 적어야 하고 적지 않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크게 하지 않는다. 그 상황을 누군가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블로그는 후기 형태의 글을 쓰는 공간이라서, 설명문이 아니라 내가 느낀 점을 바탕으로 쓰는 감상문에 가깝다.

블로그에서 무언가를 검색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객관적 지식을 원했다면 네이버 지식인에서 검색했을 것이다. 다만 설명할 필요는 없으나 친절할 필요는 있다. ‘내 글을 읽는 사람이 혹시 이것도 궁금해하지 않을까? 이것도 알면 도움이 되겠다’ 하는 마음에 사진을 좀 더 추가하고 부연설명을 덧붙인다면 그것은 친절한 글이 된다.

정보는 내가 찍어 올려놓은 사진들로 충분하다. 사진에 담기지 않는 상황들에 대해 몇 가지만 부연 설명을 덧붙여도 훌륭한 정보이자 참고거리가 된다. 예를 들어 평일 몇 시에 갔는데 대기 줄이 길었다거나, 어느 카페는 분위기가 좋지만 사람이 많아지니 소리가 너무 울려서 오래 있기 힘들었다거나, 키즈카페에 갔는데 미끄럼방지 양말을 착용하지 않으면 입장이 불가해서 어쩔 수 없이 돈을 주고 샀다던가 하는 단순한 경험담도 누군가에게는 커다란 정보가 된다.

나 또한 아주 사소한 정보가 궁금해서 말도 안 되는 검색어들로 블로그를 찾아봤던 적도 많다. 그런데 그런 정보들은 의외로 방문자가 많은 블로그에서보다도, 그저 자기 이야기를 풀어놓듯 남긴 후기들에서 찾는 경우가 많았다.

운영시간, 주차정보, 이런 것들은 얼마든지 복사+붙여 넣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진짜로 원하는 정보는 다른 사람의 생각과 경험, 사사로운 정보들이다. 그곳에 다녀와서 어땠는지, 다른 사람은 그것을 먹어보고 어땠는지가 궁금한 것이다. 누구에게 물어보기는 귀찮거나 창피하지만 알고는 싶은 그런 것들이다.

100% 객관적인 블로그 후기는 없다. 99명이 좋다고 해도 나는 싫을 수 있고, 모두가 맛있다고 해도 나는 맛없을 수 있다. 그러면 왜 그렇게 느꼈는지 그것을 솔직하게 쓰면 될 일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누군가를 설득할 필요는 없다. ‘나는 고소한 커피를 좋아하는데 이 카페는 아메리카노가 신 맛이 나서 아쉬웠다.’라고 내가 불호였던 이유를 사실 그대로 기록하는 것 또한 엄청난 정보가 되기 때문이다. ‘아, 이 카페는 산미가 있는 원두를 쓰는구나. 나는 산미가 있는 커피를 좋아하니 상관없겠다, 오히려 좋겠다.’라고 누군가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내돈내산 후기도 사용자를 고려해서 쓰되, 누군가를 만족시키거나 설득할 필요 없이 내가 느낀 것을 있는 그대로 써보길 추천한다.

이전 15화 네이버에게 까이지 않으려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