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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Jun 04. 2024

진심을 담고 먹는 일


양질의 포스팅이란 우선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정보(운영시간, 주차요금 등)에서 틀린 내용은 없는지 체크하는 것에서부터, 적당한 양의 사진을 선별하고 보기 좋게 배치하는 일, 나의 경험에서 비롯한 내용을 가독성 있게 다듬는 일을 필요로 한다. 나는 하나의 포스팅을 작성하기 위해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다. 특히 체험단 후기 글은 대가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더욱 부담감을 가지고 정성껏 작성했다. 모든 글은 상위노출을 목적으로 쓰지만, 결과를 떠나서 진심과 정성을 담아서 썼다. 적어도 내 글이,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한 사업주 입장에서 성의가 느껴지도록 말이다. 

'1일 1 포스팅'이 블로그의 생명력을 위해 지키는 법칙이라면, 정성 들인 포스팅은 게시글 평균 사용시간을 늘리기 위한 조건이다. 그리고 나는 신생블로그나 유의미한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은 블로그의 경우, '1일 1 포스팅'에 집착하기보다도 정성 들인 포스팅(사진, 글자 수, 작성시간 등)을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최적화된 블로그를 만드는 데 더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양질의 포스팅을 여러 개 발행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다. 짧은 말에도 진심을 담을 있듯이, 짧은 글에서도 진심을 담을 있다. 진심이 아니어도 글을 있다. 어쩌면 그런 효율성이 지금 시대에서 요구되는 덕목이기도 하니까. 그런데 사실 대가성 포스팅은 글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담아내야 하는 상품에 대한 설명과 나의 느낀 점까지 더해야 하는 글이라서 그렇다.


오히려 많은 내용을 압축하되 핵심만 넣어서 짧게 만드는 것이 훨씬 힘들다. 유튜브와 인스타 숏폼 영상들을 볼 때는 10초 컷이지만, 해당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사람은 그 짧은 시간 안에 핵심을 담아내기 위해 오래 고민했을 것이다. 내용에 있어서도 무엇을 덜어내고 무엇을 강조할지 취사선택하는 데 에너지가 많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1초 만에 사용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직관적인 표현과 스킬이 필요하다.


그래서 블로그 포스팅은 오히려 쉽다. 진심을 담아내는 일에는 효율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필요에 따라 검색하고, 가볍게 집어 들고, 진심을 먹는다. 우리가 써놓은 진심이 아무리 길어도 그들은 짜증 내지 않는다. '좋다'라는 표현보다도 진짜 진짜 좋다!라는 표현이 더 와닿는 법이다. 다만 텍스트 특성상 강조를 위한 강조는 설득력이 없다. 이래서 좋고, 저래서 좋다는 이야기를 이렇게도 말해보고, 저렇게도 말해보면서 진심과 정성을 담는다. 물론 진짜 진짜 맛있는 정도가 아닐 때도 있다. 그럴 때는 객관적인 사실이나 다른 장점들에 대해서 장황하게 나열해 본다. 사장님이라도 드실 수 있는 진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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