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의무 위반 논란 속에서도 암 진단비 3천만원 받다

by 안영진 변호사
006.png
007.png


언제나 의뢰인과 함께하는 안영진 변호사입니다.


모든 일이 순조로울 것만 같았던 어느 날, 의뢰인 A씨의 휴대전화에 ‘위암 의심’이라는 병원 검사지 결과가 도착했습니다. 갑작스러운 결과에 당황했지만, 그는 본격적인 진단이나 치료로 이어지지 않자 그 사실을 깊이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3개월 뒤, 그는 암 진단비 특약이 포함된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고지의무’라는 말조차 정확히 알지 못했던 A씨는, 자신의 상황이 보험사에 알려지면 안 된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1년 반이 지난 뒤, 그는 폐암이라는 확정 진단을 받게 됩니다. 다시 일상생활을 포기해야 할 위기가 찾아온 것이죠. A씨는 그제야 보험금을 청구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암 진단비 특약으로 3천만 원, 항암 치료비 4백만 원까지 포함된 계약이었습니다. 그러나 보험사의 대답은 단호했습니다. “고지의무 위반입니다. 지급할 수 없습니다.” 짧은 한 줄의 문장이었습니다.


A씨는 절망했습니다. 당시에는 병이 맞는지도 몰랐고, 굳이 말해야 할 이유도 몰랐던 건데, 지금 와서 ‘보험금 지급 거절’이라니요. 그때 그는 저희에게 연락을 주셨습니다. “고지의무 위반이면 암 진단비를 못 받는다는데, 정말 방법이 없을까요?” 처음 전화로 들은 이 말은 이후 사건의 시작이자 끝을 상징하는 문장이기도 했습니다.


004.jpg
004-1.png


1. 고지하지 못한 위암, 절망으로 시작되다


보험 계약 당시 A씨는 이미 위암 의심 판정을 받고 상급병원 의뢰서를 발급받은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암 확정 진단은 아니었고, 관련 치료도 진행되지 않았기에 그는 이를 보험사에 따로 알리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약 3개월 뒤, 그는 암 진단비를 보장하는 생명보험에 가입했습니다. 해당 특약은 '보장 개시일 이후 암(유사암 제외)으로 최초 1회 진단 시 3천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이었고, 그 외 항암 치료 시 각각 200만 원씩 추가 보장을 제공했습니다.


이후 폐암 진단을 받은 A씨는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는 위암 의심 사실을 들어 “고지의무 위반이므로 계약은 무효”라고 주장하며 모든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심지어 폐암 진단은 두 번째 암 진단에 해당한다고 보아, 약관상 '최초 1회 진단' 지급 요건도 충족되지 않았다는 논리를 폈습니다. 의뢰인은 그날 이후로 연락을 받지 못했고, 보험사와의 모든 대화는 “고지의무 위반”이라는 네 글자 앞에서 멈췄습니다.


008-1.jpg


2. 보험사는 왜 ‘최초 1회’라는 단어에 매달렸을까


이 사건의 핵심은 단 한 줄, 약관 속 “최초 1회 진단”이라는 문장이었습니다. 보험사는 위암 의심 사실이 보험 가입 전에 발생했으니, 그것이 '최초 진단'에 해당하며 이후의 폐암은 '두 번째 진단'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즉, 약관의 문구 그대로 해석할 경우, 폐암은 보장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사건을 다르게 바라봤습니다. 보험계약서 본문, 특약, 상품설명서 등 어디에도 ‘최초 1회 진단’이라는 표현은 명확히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최초 1회 지급’이라는 문구만 반복적으로 등장했고, 보험금의 지급 조건 역시 ‘보장 개시일 이후 발생한 암 진단’이었습니다.


저희는 ‘약관 해석은 피보험자에게 유리하게’라는 원칙을 기반으로, 전체 문맥과 약관의 구성 방식, 다른 유사 상품들과의 비교를 통해 ‘최초 1회 진단’이 아닌 ‘보장기간 중 최초 1회 발생한 암 진단’으로 해석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세웠습니다.


Leonardo_Phoenix_10_An_elderly_person_with_wrinkles_on_their_f_0.jpg
Leonardo_Phoenix_10_An_elderly_person_with_wrinkles_on_their_f_1.jpg


3. 재판정에서 드러난 약관의 숨은 의미


재판 과정에서 저희는 보험계약의 모든 조항을 검토하며, 약관 해석의 통일성과 소비자 보호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재판부 역시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특히 재판부는 “이 사건 약관의 구성 및 표현 방식에 비추어 보았을 때, 암 진단비는 보장기간 중 처음으로 확정된 암 진단에 대해 1회에 한해 지급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고지의무 위반 여부와는 별개로, 폐암 진단은 보험 가입 이후 발생한 보장 대상 질병이며, 그 자체로 암 진단비 지급 요건을 충족한다는 점이 판결의 핵심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재판부는 보험사의 지급 거절을 인정하지 않았고, 암 진단비 3천만 원은 물론 이후 항암 방사선 치료비 200만 원, 항암 약물 치료비 200만 원까지 모두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013-1.png
013.png


4. 폐암 진단 후, 법이 내린 공정한 결론


이 판결은 단순히 한 의뢰인의 보험금 청구 성공에 그치지 않습니다. 고지의무 위반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보험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약관 해석이 불명확할 경우 피보험자에게 유리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판례 원칙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 판례입니다.


A씨는 암 진단비 소송을 통해 본인의 권리를 지켜냈고, 그 과정에서 “보험사와 맞서 싸울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무조건 보험사 말만 믿고 포기하지 않았던 게 정말 다행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고민이라면, 첫걸음은 사실관계 정리입니다


저는 이 사건을 맡으며, 의료 관련 보험 소송의 복잡성과 계약 문구 하나하나의 중요성을 절감했습니다. 보험 약관은 소비자가 스스로 해석하기 어렵게 설계된 경우가 많고, 중요한 문장 하나가 사건 전체를 바꿀 수 있습니다.


고지의무 위반인지, 지급 거절이 정당한지, 법적 대응이 필요한지 판단이 어려우시다면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저희 법무법인은 의료분쟁, 보험금 소송을 포함한 복잡한 민사 사건을 팀 단위로 분석하고 대응하고 있습니다. 유사한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상담을 통해 방향을 함께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판단이 필요한 순간, 그 시작은 ‘사실관계 정리’에서 출발합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전세사기, 집주인이 망해도 전세보증금 전액 돌려받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