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베트

그.것들에 대해

by 빙빙

디스토피아적 무감각 속에 아니지 무감각 뒤로 즐비한 감정들 그 감정들 사이로 둥둥 배회하다 보면 특성 없는 남자 아닌가 특성 없는 난자가 맞을까 그럴지도 그래 특성 없는 난자 명확하게 하자 특성 없는 냉동난자다 왕이 사라진 시대에 왕이 되려는 절대군주의 시대 부르주아적 가치라는 비호 하에 중세 기사들의 피의 결약과 맞바꾼 노동자들의 무지와 자본주의 그 사이 그 틈바구니에 모든 특성 없는 난자가 얼려있다 그곳에 그 어떤 것도 제한되지는 않는다 아니 아니지 제약되지 않는다 아니지 그 어떤 것도 제약할 수 없는 것이 그곳에 있다 그 무엇도 아니 그 아무것도 없다와 있다가 0과 1이 하나로 묶인 중첩 속 큐비즘에 묶여 버린 난자들 아직 열리지 않은 상자 속 고양이가 된 듯 냉동 삼겹살과 같은 처지로 그곳에서 세포적 자연스러움을 동결과 맞바꾸고 그 디스토피아 흑색보다 옅지만 절대 밝지는 않은 쇠망을 하나 씌운듯한 그 세계 뭘 해도 다 안 되는 뭘 해도 다 감시당하는 쇠망에 구멍을 하나하나 세다가 이 구멍이었나 저 구멍이었나 허망하게 다시 세기 시작하는 그 아이러니한 황망함 그래 그거지 생물과 무생물의 사이 고전물리학과 현대물리학의 사이 입자와 파동의 사이 그 모든 모순적 대척점의 사이에 그것들은 아니 그들은 아니 그것들은 아니 그들은 아니 아니 아니 모르겠는 그 물체는 물건은 개체는 객체는 그래 것 그래 것은 존재한다 것들은 사각사각 서걱서걱한 샤베트를 티스푼으로 뜨는 듯한 상태로 존재한다 그러나 그 보다 더 작아서 샤베트로 뭉치려면 얼마나 많은 것들이 모여야 할지 모르겠다 뭉치면 개별 개체가 아닌 하나의 객체가 되려나 그러면 각각의 전제적 가능성은 어떠한 동의 없이 아니 그런 시도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그 어떤 인지적 동작 단계 없이 그저 결론적인 결과로 모두 하나의 대자아로 합쳐지게 되는 것일까 그렇게 하나하나로 나뉘었던 것들이 연결성이 없던 것들이 연결되어 뭉치면 그러면 사랑에 빠진 남여처럼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붉혀지려나 아아 아니지 것들은 그런 것들이 없지 것들의 존재는 잊혀진 존재다 까맣게 잊혀진 존재가 될 뿐이지 아 원래 그랬지 언제나 그러했지 그러나 합쳐진 버무려진 것들은 수억 수조 수경의 과정을 거쳐 샤베트가 되어간다 무개성의 시대 지성이 천하다며 삿대질을 받는 시대 그 시대 속에 자유스럽게 녹아들어 간다 삶이라는 고난을 통과하는 터널을 겪지 않아도 것들은 오히려 더 효율적으로 불필요한 시간을 뛰어넘어 버리고 결과로 종착역에 서던 서버린다 그러나 것들 중 하나라도 마치 포도의 포도알 하나가 따악하고 떨어지듯 그렇게 무리에서 떨어지는 것이 있다면 그런 냉동 난자가 생긴다면 그 냉동 난자는 생의 순환을 길고 길게 겪도록 되어 있음에도 자신이 불행한 것인지 자신의 원래의 상태가 더 불행한 것인지 판단이란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 시공간에서 버려진다 낭떠러지로 밀려 떨어져 나락으로 굴러가는 그 포도알 아니 냉동난자는 결국 제 스스로가 있었던 상태로 어려움을 거처 우습게도 돌아간다 원래의 자기로 다만 이번엔 인간이라는 군집들 사이로 떨어질 뿐 상태적 변화는 크지 않다 또 샤베트다 냉동이 아닌 척 상온에 있는 척하는 것들 사이에 그 모순점의 하나로서 그 것들을 완성시키는 대열에 서서 일부가 되어간다 결국 눈을 깜빡거리고 다시 보면 사라지는 존재로 환원된다 그러하기에 좋다 나쁘다 화난다 기쁘다 감정이란 것의 가치는 작아진다 소멸한다 소멸하고 또 소멸한다 그렇게 계속 소멸하여 볼 수도 없는 아원자상태가 된다 원래의 지 모습보다 더 작아진다 그래서 감정의 무게는 수소 원자 보다도 가벼워진다 전자가 된다 아니 양전자가 된다 보이지 않는 반물질이 된다 아니 원래 그랬다 감정을 본 적이 있는가 없지 가져본 적도 없지 아니 그런 게 있는 줄도 모른다 그래서 그걸 가져본 자와 아닌 자의 차이는 깃털보다 가볍다 가져봤다고 하는 자가 거짓을 증명할 수도 있다 마치 공상과학 같은 이야기다 과학이 주장하는 세계가 상상 속에 존재하는 세계가 되던 그날처럼 말이다 그렇게 세상이 주사위로 치환되던 그날 그 누구도 그 옛날 칸트가 우려하듯 정신을 온전히 유지하지 못하게 되지 않았다 그저 유명한 물리학자 중 한 명이 혓바닥을 내밀고 사진을 찍었을 뿐이다 실험과학에 갇혔던 세상이 실체를 드러냈다고 것들이 놀랄쏘냐 것들은 것들이다 아무것도 아니다 그리하여 하나의 흔들림이 수천 수만 수조 수경 그를 뛰어넘어 온 우주에 만들어내는 진동을 알아차린 그 시점에도 것들은 오히려 한치도 놀라지 않았다 잠시 정지 상태에 있던 것처럼 샤베트 모드가 되었다 누군가가 떠먹었는 상황에도 것들은 그러했다 그러하여 은하의 두 나팔 속 행성이 사라졌다 유사한 위치에 다른 행성이 등장해도 당황하지 않고 은하의 이름이 변하지 않고 같은 은하로 치부하 듯 어제의 대장균이 오늘의 대장균과 달라도 놀라지 않고 같은 인간으로 받아들이듯 것들은 것들이었다 무에 가까우나 무는 아닌 것들 특색이 없어도 특색이 있어도 것들은 것이다 까불고 난리를 쳐도 그저 그런 냉동난자다 그래서 생각한다 내가 어떻게 냉동난자임을 깨우쳤는지 말이다 소위 뇌라는 것도 없는 내가 어떻게 내가 나를 인지하지 그러나 나는 나를 인식하지 못한다 잠시 고개를 휙 돌렸다 다시 쳐다보면 사라진 나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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