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op. Reee.

마주치는 눈빛이.

by 빙빙

지나가는 개와 눈이 마주친다 우리는 종을 뛰어넘어 뭐랄까 우주에 둥둥 뜬 두 객체의 관점에서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억울한 듯 살짝 움츠려진 눈빛 눈동자의 80%는 뒤에 있는 주인의 기척을 따라가는 듯한 수동적인 모습 그 모습 뒤로 아이러니하게 그럼에도 내가 99% 주도하겠다는 비장함이 존재하는 그 당돌함 그럼에도 100% 확신할 수 없는 발재간이라 불릴 그 작은 도약의 다가올 다음 발의 종착지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많은 감정과 상태가 섞인 그 순간 우리는 서로를 알아본다 야너두?의 관점으로 서로를 바라본다 마치 과식 뒤 조이는 바지의 단추를 푸른 것처럼 마치 모양이란 게 있던 마시멜로가 녹아내리는 것처럼 마치 홍수에 닫혔던 댐의 수문이 개방되듯 천연하고 처량하게 서로를 바라보는 그 사이 우리는 무한의 우주의 확장과 열림을 깨닫는다 목줄에 걸린 자와 목줄을 잡은 자의 차이가 그저 공기 중 떠있는 가벼운 깃털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그리하여 오늘 내가 이끄는 내 주인이 그저 또 다른 나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 주인이란 것들 또한 누군가에게 매여 있는 존재일 뿐이라는 것을 그 찰나 함께 깨닫는다 그리하여 나의 존재는 더욱 가벼워진다 그리고 그동안 느끼지 못한 내 목에 채워진 목줄을 가볍게 목을 손으로 만지며 느낀다 단단하다 마치 태아적 어미와 나를 있던 그 탯줄처럼 말이다 그러자 이 목줄은 탯줄이 오히려 물리적 상징성이었음을 알아채도록 하는 극적 장치이다 그런데 서글프지도 갑갑하지도 화가 나지도, 풀고 싶다는 욕구조차 일어나지 않다 원래 우리 모두가 가졌던 꼬리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오히려 안심이 된다 목줄이 산책 중 풀리면 당황해서 발걸음을 멈추는 개처럼 그렇게 나 또한 목줄이 있음에 상당한 자부심과 당당함 그리고 안정감을 느낀다 그래 신뢰를 느낀다 내 삶에 대한 신뢰 말이다 그래서일까 지나가는 개의 호수처럼 맑은 눈에서 나는 나를 바라본다 오히려 그 심연에서 나는 헤어 나오기가 어렵다 아무 티끌도 느끼지 못하는 듯한 그 청아함에 매료되어 연못 속 수련이 피어나는 순간을 넋 놓고 바라보듯 나는 그렇게 1초도 안 되는 그 찰나라면 찰나이자 무한이라면 무한자의 시간 속에서 너를 바라봄에서 나와 나의 목줄을 쥐고 있는 주인의 손을 영원의 반복 속에서 느낀다 첫 느낌과 한치도 다르지 않은 그 무한반복루프 속에서 나는 짜릿함을 느낀다 쏘맥 고수들이 마지막에 첨가하는 슬라이드 레몬처럼 그렇게 연결연결연결해서 따라가는 관계 속 무한루프 속 방황을 즐긴다 그리하여 우연히 마주친 네 개의 눈동자는 여덟 개로 그다음 육십네 개로 그리고는 사천구십육 개로 그 뒤 천육백칠천만 개로 단 다섯 단계 만에 천만 개로 변경된 눈동자는 여덟 단계째가 되면 육십이경 개가 되어 지구 내 척추동물 수는 가뿐하게 뛰어넘는다 정말 순식간에 말이다 그럼 이 연결은 언제쯤 우주를 뒤덮을까? 인간의 생체신호가 대뇌에 연결되는 것보다 빠르게 그래 그래서 그럴지도 아하 그랬다 우리가 인지도 못할 찰나에 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지를 못한다 마치 공기처럼 너무도 자연스러워서 아 그래서 내가 너무도 안심이 되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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