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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사랑을 알아볼 수 있나요?

사랑을 계속 주고 받는 비결

by 안유선

당신은 사랑을 알아볼 수 있나요?

요리 천재 친구를 만나 호사를 누린다. 생일도 아닌데... 특별한 날도 아닌데... 그냥 내가 기쁜 게 좋아서 하루 종일 부엌을 종종거린 친구. 이 궂은 날씨에 장을 보고 또, 내 이름 적힌 메뉴판 만든다고 인쇄소까지 걸음 하고...


"오늘은 내 생일도 아닌데.... 왜"
"좋아하는 거 보면 좋잖아."

친구는 자기 음식을 먹고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자꾸 더 해주고 싶다 한다. 모두가 자기 음식의 가치를 알아봐 주는 것 같지는 않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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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이건 이렇게 좀 해 봐."라고 조언을 하고, 누군가는 "어우, 이건 별로. 내 입맛에 안 맞아."라고 한단다. 입맛이 다를 수 있으니 그럴 수도 있지만. 특별한 노력과 성의를 알아봐 주지 못하는 무심함이 실망스러울 때가 있나 보다.

다른 사람들은 흉내내기 힘든 노력에 감사 대신 당연함으로, 인정 대신 평가로 돌려준다면 다시 그 수고를 하고 싶지 않겠지. 대신, 자기 음식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보는 사람에게는 또다시 수고하는 것이 어렵지 않아 보였다. 음식 만들기를 즐겨하는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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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밥 먹으러 오라는 초대를 받으면서, 친구에게 큰 사랑을 받는구나 싶다. 그런데 사랑을 받는 것이 친구의 맛있는 음식 먹는 것과 비슷한 점이 있다.

사랑을 주었는데 그 가치를 알아봐 주지 못한 사람에게는 또다시 사랑을 주기가 주저하게 된다. 꼭 알아봐 줘야 하고 꼭 인정받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 마음이 그렇다.

나만 해도 받아놓고 알아보지 못한 사랑, 그래서 아쉽게 끝나 버린 사랑이 얼마나 많은가. 또 누구한테도 할 수 없는 사랑을 주었다가 차라리 그러지 말걸... 하며 아쉽게 마음을 닫은 적도 있다.

사랑을 계속 주고받으려면 가치를 알아봐 주기가 필요하다.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의 저녁 식탁은 아니더라도 따뜻하게 나를 향하는 사랑이 느껴진다면 그곳을 향해 눈을 돌려 알아봐 주었으면, 그리고 고맙다고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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