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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운서 Oct 11. 2020

6주 차. 보이스 트레이닝 (1)

인간은 복식호흡을 하도록 창조되었다?

아기들 자는 거 본 적 있으세요? 동생이든 조카든 아마 한 번 정도는 다들 보셨죠? 혹시 그러면 아기들 잘 때 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기억나시나요? 위로 솟았다가 아래로 꺼졌다가를 반복하잖아요. 마치 풍선처럼. 근데 그거 아세요? 그게 바로 '복식호흡'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 여기서 질문 하나 더. 혹시 복식호흡할 줄 아세요? 많은 분들이 복식호흡이 뭔지는 아는데 그걸 실생활에서 하시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웃긴 건요. 다른 아기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모두는 태어났을 때 복식호흡을 했다는 거죠. 기독교적인 용어를 살짝 쓰면 저는 "인간은 복식호흡을 하도록 창조되었다."라고 표현해요. 
 
그렇다면 우리는 왜 지금 복식호흡을 하지 않는 걸까요? 복식이 아니라면 어떻게 호흡하고 있는 걸까요? 문제는 인간이 무척이나 효율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태어나서, 그리고 애기 때는 공기를 배까지 집어 넣어서 호흡을 했는데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 거예요. 가슴 정도까지만 넣어도 숨을 쉬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걸 깨닫죠.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흉식호흡'을 합니다. 방금도 썼지만 흉식호흡? 아무 문제없습니다. 단, 숨 쉬는 것에 한해서만요. 우리의 목소리에는 문제가 좀 있죠.  
 
몸 안에 들어가는 공기가 많을수록 우리가 쓸 수 있는 힘도 커집니다. 즉, 가슴을 넘어 뱃속까지 공기를 넣을수록 우리의 소리에는 힘이 실린다는 거죠. 목소리 좋은 배우들 좀 떠올려보시겠어요? 이병헌, 하정우, 이선균 같은 남자 배우들이나 김희애, 수애, 박보영 같은 여자 배우들 모두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음색이 어떻든 목소리에 힘이 실려 있다는 거죠. 
 
물론 목소리에 힘을 싣는 건 발성에서 더 말을 해야 할 부분이긴 해요. 근데 그 힘을 실으려면 기본적으로 쓸 수 있는 공기가 많아야 한다는 거죠. 즉 복식호흡이 안 되면 그러한 발성과 소리는 가질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뿐만 아니라 복식호흡은 긴장을 완화해주는 데도 무척이나 효과가 좋습니다. 사실 우리 이미 다 알고 있어요. 긴장될 때 뭐라고 하죠? "깊게 숨 쉬어!" 그 깊게 숨 쉬는 게 바로 복식호흡인 거죠. 
 
그렇다면 복식호흡은 어떻게 하면 될까요? '풍선'을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풍선에 공기가 들어가면 부풀어 오르죠? 공기가 빠지면 수축되고요. 우리 배도 마찬가지예요. 숨을 들이마셨을 때 배가 나오고 내뱉을 때 배가 들어가면 됩니다.  
 
배가 나오고 들어가려면요. 코와 입을 모두 이용해서 최대한 많은 공기를 들이마시셔야 해요. 저만의 팁은, 저는 처음 복식호흡을 연습할 때 제가 어릴 적 만화나 영화에서 본, 도시 상공에 나타나는 거대한 괴물이 됐다고 상상해봤어요. 건물이나 사람들을 마구마구 입으로 빨아들이는 괴물이요. 그런 괴물이 됐다고 생각하고 정말 내가 깊게 공기를 빨아들인다라고 생각하면서 숨을 들이마시면 조금 더 쉽게 복식호흡의 원리를 터득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이때 내가 복식호흡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판단하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어깨가 오르락내리락하는지 보시면 돼요. 흉식호흡은 가슴에 숨이 들어갔다 나갔다 하니까 가슴 근처에 있는 어깨가 따라서 오르락내리락하거든요. 그래서 복식호흡을 하면 어깨의 움직임이 없습니다. 또 다른 방법은요. 허리에 손을 얹어 보세요. 복식호흡을 할 때 배가 앞으로만 나오지 않거든요. 뒷 부분까지 팽창해야 정말 제대로 복식호흡을 하는 겁니다. 
 
음, 어렵다고요? 그렇다면 가장 쉬운 방법 하나 소개해드릴게요. 제가 처음 복식호흡에 대해서 말할 때 어린 아기 이야기했었죠. 사실 지금도 우리는 쉽게 복식호흡이 가능해요. 자는 아기처럼 누워서 천장을 보시고 호흡을 해보시면 됩니다. 처음엔 흉식호흡이 너무 익숙해서 잘 느껴지지 않다가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배가 왔다 갔다 할 거예요. 그 느낌을 기억하시고 일어나셔서도 하실 수 있으면 됩니다. 
 
근데 복식호흡을 하면서 들이마시고 내뱉고를 잘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니에요. 무슨 말이냐면요. 사실 우리가 말할 때 한 호흡에 한 글자씩 끊어서 말하지 않잖아요 "저!는!안!광!훈!입!니!다!" 이렇게요. 폐활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번 숨을 들이마시고 그 공기가 다 빠질 때까지 "저는 안광훈입니다" 하고 이어서 말을 하게 되죠. 그래서 복식호흡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요. 호흡이 끝날 때까지 배에 팽팽한 긴장, 힘을 주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호흡을 들이마시면서 배가 나오면 최대한 그 힘을 유지하면서 호흡을 빼야 한다는 거죠. 그 힘이 '발성'이 되거든요.  
 
호흡은 목소리에서 가장 기본이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요소이기도 해요. 하지만 다행인 사실은요. 발성이나 발음은 소리를 내봐야 하지만 호흡은 혼자서 조용히 어디에서든 연습할 수 있다는 거죠.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 개인적으로는 사실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요. 목소리에 한해서는 노력은 분명 여러분을 배신하지 않을 겁니다.  



<자칭꼰대교수의 강의 노트 6-1>


#복식호흡 
 
1) 호흡을 들이마시면 배가 나오고 내뱉으면 배가 들어간다.   
2) 누워서 천장 보고 숨을 쉬면 자연스럽게 복식호흡을 하게 된다. 그 느낌을 기억하자.  
3) 들이마시고 내뱉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힘을 배에 갖고 있는 게 제일 중요하다.  
 
 
#복식호흡 연습법 
 
1) 5초 들이마시고 5초 내쉬기 
2) 5초 들이마시고 5초 멈추고 5초 내쉬기 
3) 한 번에 들이마시고 5초 내쉬기 
4) 최대한 들이마시고 '스-'로 조금씩 최대한 길게 내쉬기. 
-초는 5초에서 10초까지 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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