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을 밤, 겨울밤을 읽다.
쌀쌀해진 가을 밤.
어제 읽다가 마음에 들어 흰 종이 위에 써둔 시를 다시 읽습니다.
박용래 시인의 겨울밤입니다.
이 시를 읽고 좀 미쳤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네 줄의 행들이 펼쳐내는 공간감이 느껴지시나요?
발목을 벗고 개울을 건너고
눈 덮인 마늘 밭을 지나
고향집 추녀 끝까지 갔다가
바람 잠든 마당귀의 고요함까지
크흐
눈과 마음의 동선이 너무 자연스럽고
더 편하게 생생하게 느껴지는 겨울 밤 풍경입니다.
이래서 시에 반하는 것 같습니다.
11.10.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