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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나무 Oct 03. 2020

나를 사랑하시나요?



나는 나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게 어떤 건지 잘 몰랐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면 나는 그것이 나를 사랑하는 방법인 줄 알았다.

좋아하는 카페에 간다던가, 나를 위해 정성 들여 음식을 해 먹는 거라던가 그런 것들.

그것들은 방법이 맞지만 나를 온전히, 잘 사랑하는 방법은 아니었다. 충분하지 않았다.


다양한 사건들과 시간을 지나 지금의 난, 나를 사랑할 줄 알게 되었다.

아직은 서툴지만 나 스스로 연습 중이다. 나를 잘 사랑하기.


여하튼 나를 사랑하는 길로 들어서면서 깨닫게 된 소중한 방법들을 소개해볼까 한다.


1. 내가 나에게 관대 해지는 것.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대하는 만큼 나 자신에게도 너그러워지는 것.

돌이켜보니 나는 꽤 나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이었다. 지금도 이따금씩 나를 다그친다.

지금껏 살아온 세월만큼 나를 다그쳤으니 나에게 관대한 사람으로 변하는 건 쉬울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나를 다그칠 때마다 잠시 멈추고 나에게 사과를 한다.


'미안해. 내가 또 너를 다그쳤네. 조심할게.'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그 순간부터 나는 달라진다. 아마 이렇게 연습하다 보면 언젠가 나도 자연스럽게 나에게 너그러운 품이 넓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


2. 나를 용서하고 또 용서하는 것.

이거는 아직도 조금 어렵다. 아마도 나에게 관대해지고 너그러워지는 만큼 나를 더 많이 용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여전히 나는 과거의 내가 용서가 안될 때가 많지만 몇몇의 순간들은 용서를 구했다.


'그때 네가 참 많이 힘들었는데 가만히 둬서 미안해. 내가 잘 몰랐어. 그런데 앞으로는 절대 널 그렇게 두지 않을 거야.'


나는 나에게 용서를 구하고 있고, 그럴 때마다 꼭 과거의 내가 울음과 화를 그치는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용서는 어렵다.



3.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어린아이에게 마음을 물어보는 것처럼 나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건 어떤 날의 경험으로 깨닫게 되었다. 많이 우울했던 어느 날, 자꾸만 가라앉는 느낌이 싫어서 내가 왜 우울한 지 살펴본 적이 있었다. 나 같은 경우는 글을 쓰는 게 도움이 되어서 마음이 가는 대로 빈 종이에 끄적여보았다. 이건 이래서 싫고, 저건 저래서 짜증 나고, 어쩌고 저쩌고. 쓰고 또 쓰다 보니 진짜 원인이 툭, 하고 노트에 존재를 드러냈다.


'아무도 내 마음을 물어봐주지 않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그다음엔 조금 다정한 문장들로 내 마음을 다독이면 된다.


'아 그랬구나. 맞아. 누군가가 '너 저번에 많이 힘들다고 했는데 지금은 좀 어때? 괜찮아?'라고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는데 그렇지? 이젠 내가 물어봐줄게. 그리고 나는 다 알잖아. 내가 널 이해해. 누가 묻지 않아도 괜찮아.'


내 마음을 토닥토닥.

그랬더니 정말 마음속 우울이 사라짐을 느꼈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알아주는 것은 나를 사랑할 수 있는 다정한 방법인 것같아.


3가지 방법들 이외에도 다양하게 나는 나를 잘 사랑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나를 사랑하기 시작하니, 지난날 나를 사랑하지 않았던 시간들이 미안함으로 물밀듯 다가온다. 그때의 나에게 참 미안하다. 그래서 나는 미안한 만큼 앞으로 나를 더 잘 사랑하고, 아껴주기로 다짐한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내 곁에 머무는 사람들을 더, 잘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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