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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미 Aug 17. 2020

영국 워홀 사무직 키워드 검색

잡 서칭 키워드는 무엇으로 해야 하는가?

 고민이 생겼다. 사무직을 지원해야 하는데... 마케팅 3년, 무역 2년 등 이렇다 하고 내세울 경력이 내게는 없었다. 


 어릴 적 나는 사회의 관습이 정해놓은 규율에 쉽게 순응하지 않고 항상 왜 그래야 하는데?를 달고 사는 반항심이 가득한 사람이었다. 순화해서 표현하면... 굳이 곧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매사에 호기심과 궁금중을 발휘하는 사람이라고 해두자.  

 초, 중, 고등학교에서부터 우리는 국, 영, 수, 과, 사회라는 과목들의 다선형 질문들에 한 가지 정해진 단답형만을 고르는 훈련을 해왔었다. 우리는 사회에서 사람들과 실제로 부딪히면서 겪는 다양한 상황에서 행동과 말을 어떤 식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운 적이 없었다. 어떠한 것도 정해진 답이 없었다. 하지만, 실제로 사회에 내던져지고 나니 제일 힘겹게 극복해야 했던 부분은 직장생활에서 사람들과의 관계였다. 물론 업무적인 부분도 있었다. 조금 더 패기와 일에 대한 궁금한 점이 많았던 어렸을 적의 나는, '어떤 일을 해야 재밌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었다. 하루의 3분의 2를 새장에 갇힌 새처럼 햇볕도 들어오지 않는 콘크리트 건물 안에서 하루를 보내야 하는데 뭔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었던 것 같다. 시간을 허투루 쓰고 싶지 않다는 것에 대한 강한 강박관념 같은 게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일이 100% 재밌어서 하는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로 많이 없다는 사실을, 이제는 그것이 애석하게도 살아가는데 밥벌이의 수단이 되는 초석이기 때문에 드럽고 치사해도 참고한다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을 뿐이었다. 사설이 길었는데 각설하자면, 어렸을 적에는 사회적인 관습으로 나를 압박하고 업무적인 게 마음에 안 들면 쉽게 그만두고 그랬다. 그래서 길게 남길만한 커리어적 경력이 없었다. 인내심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조금 많이 길게 했다. 


 그래도 경험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니까 어떠한 키워드로 영국 시장에서 나를 어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봤다. 온라인 잡서칭 사이트는 전 편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https://brunch.co.kr/@ahreumlee8657/7


1) Korean

 제일 만만하게 사용할 수 있는 키워드는 '코리안'이다. 한국어와 관련된 일은 아무래도 모국어이다 보니 접근성도 다른 직업군에 비해서 쉽고 심적으로 위안이 되는 부분이 있다. 대게 '코리안'을 쳤을 때 나타나는 업무의 범위는 한국 마켓을 관리하는 수출입 업무, 한국 마켓의 트렌드를 분석해서 포텐셜 바이어를 넓힐 수 있는 마케팅 포지션, 한영/영한 통·번역 업무, 한국 본사에서 영국으로 나와있는 지사의 PM(프로젝트 매니저) 경우로 나눠지는 것 같다. 


2) Trading / Importing / Exporting  Procurement 

 국내 이모티콘의 양대산맥 중 한 회사의 해외 비즈니스 사업부서에서 일한 적이 있었다. PM의 일을 보조하면서 무역, 물류, 동남아시아의 오프라인 매장을 관리하는 지사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업무였다. 어떤 파트를 딱 정해서 하는 것이 아니었다 보니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서 산업군을 어떠한 키워드로 정리하기에는 애매한 포지션이었다. 


 그래도 가장 근접하게 생각할 수 있는 키워드가 무역이었기 때문에, 취업 포털 사이트에서 'Trading'을 쳐봤다. 한국과 해외에서 정의하는 무역의 키워드가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았었는지, 내가 생각하고 있던 무역의 수출입 업무와 관련된 전반적인 Job Description (직무 분석)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전문적인 지식으로 여의도에서 근무할 것 같은 느낌의 직업들과 관련된 자산(asset) 또는 신용(credit) 업계를 관리하는 무역 JD가 많이 뜨거나 아니면 아예 다른 느낌으로 공사판에서 몸을 쓰는 느낌의 JD를 볼 수가 있었다. 'Trading' 키워드를 이용해서 검색해보면 검색해볼수록 이건 내가 생각했던 느낌의 일이 아니었다. 


 무역업을 하는 사람, 'Trader'는 어떨까? 'Trader' 키워드를 검색해보니 역시나 내가 생각지 못했던 JD가 나온다. 자차 소유 혹은 영국 운전 면허증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요건이 필수적으로 쓰여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Roof, Floor, Carpet 등의 단어가 계속해서 보이는 것에서, 이 분야는 내가 찾고 있는 느낌의 분야는 아니겠구나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Trader를 치면 대부분 나오는 공고의 내용

 Trade가 키워드로 나오는 잡 공고에는 Multi가 거의 항상 끼어서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때는 지레짐작 건설·노동과 관련된 일이겠구나 하고 제대로 찾아보지 않았었다. 이제 와서 찾아보니 'Multi Trade'는 집 안·밖의 자질구레한 일을 처리하는 핸디맨(Handyman)을 일컫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내가 생각하는 수출입 업무 등을 할 수 있는 통상적으로 일컫어지는 무역이라는 키워드는 잡 시장에서 어떤 키워드로 쓰인단 말인가? 에 대한 의문점이 생겼다. 이 키워드를 급선무로 찾는 것이 나의 첫 번째 과제가 된 것이다. 


 큰 맥락 안에 들어가는 비슷한 결을 가진 키워드로는 '포워딩(Forwarding)'이 있다. 하지만, 엄연히 따지고 보면 물류 회사에서 선박 및 항공의 스케줄을 체크해서 무역 회사에 전달하는 업무가 주이기 때문에 결이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포워딩 회사에서 업무를 한 적은 없기 때문에 이것이 맞다고 할 순 없지만 대체적으론 이런 업무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다음 생각해 본 키워드는 '장부관리(ledger)'였다. 매달 월말 정산 관리 업무를 했었기 때문에 회계 업무에 포함되는 키워드를 생각해보다가 나온 것이다. accounting은 너무 전문적인 느낌이고, 내가 했던 업무와 비슷한 느낌의 JD를 리서치하다 보니, 해외에서는 ledger를 사용하는 것 같아서 사용해봤는데 비교적 얼추 맞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것 역시 내가 생각했던 느낌의 무역은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다른 키워드를 찾아내기 위해 잡 공고를 이렇게도 검색해보고 저렇게도 검색해봤다. 


Procurement

 제품의 조달, 구매, 단가 관리 업무를 도맡아서 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이 키워드 역시 내가 했던 업무랑 완벽하게 일치한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그나마 비슷한 것 같아서 이 키워드를 이용한 사무직 구직 활동을 이어갔다.  


실제로 지원했던 Procurement Assistant  모집공고(Job Description)


 공급자에게서 물건을 받아 계약자에게 제품이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도록 스케줄 관리하고 물량이 부족하면, 물량을 오더 하는 등의 모든 업무를 총괄하는 것이다. 물건을 직접 제조하는 경우에는 제조업과 계약자 사이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진행하여 물량을 맞춰 정해진 시간에 내보낼 수 있도록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조업이 아닌 경우엔, 생산을 해주는 회사와 계약자 사이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조절을 빠른 시간 내에 물량을 빼내는 것이 중요하다. 어쨌든 이런 일을 중간에서 잘 조절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또한... 내가 국내 이모티콘 회사에서 했던 일이랑 100% 매칭 되는 정도로 똑같은 JD는 아니었다. 본사에서 재고를 가지고 자사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에 물건이 부족하지 않도록 물량을 공급해준다는 큰 맥락이 비슷해서 이런 일을 찾기 위해 'Procurement' 키워드를 찾아서 지원했다는 정도로 보면 좋을 것 같다. 


 갖추고 있으면 좋은 조건으로는 엑셀, 퀵북, SAP 같은 구매 프로그램을 잘 다루면 좋고 상업적인 부분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면 좋다고 나와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회계 경험도 있는 사람을 두루 좋아하는 것 같다. Procurement와 비슷하게 쓰이는 직무 키워드로는 '구매(Purchasing)'가 있다. 같이 참고해서 찾아보면 좋을 분야인 것 같다. 


3) Marketing 

 마케팅은 내가 처음부터 목표하고 지원했더라면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야이다. 미국에서 해외인턴으로 마케팅 쪽을 하면서 모국어가 아닌 타국어로 전문적인 홍보글을 쓰고,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한다는 것에 너무나 큰 스트레스를 받았어서 별로 지원하고 싶지 않았던 분야여서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았다. 초반에 마케팅이라는 경우의 수를 제외하고, 이도 저도 아닌 경력으로 사무직을 지원하려 보니 지원할 수 있는 분야도 적고 보이는 공고가 맨날 그 공고 같아 보였다. 어차피 면접은 보면 볼수록 좋으니까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보자는 차원으로 마케팅 분야도 지원하기 시작했다. 나 혼자 김칫국 마시기였는지 마케팅 쪽에서는 면접의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다음 두 가지 키워드는 영국에서 사무직을 통해 순수하게 해외 회사 생활의 경험을 원한다면 도전해볼 만해서 준비해봤다. 한국에서도 출산휴가, 계약직, 비정규직 등 고용의 형태가 다양하게 있듯이 영국에도 고용의 형태는 정규직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영국에서 정착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면 전략적으로 단기 고용을 노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4) 출산휴가 (Maternity Leave)

키워드를 'Maternity leave'로 쳐서 나오는 업무와 기간이 맞는 것 중에 자기 입맛에 맞게 지원하면 된다. 말 그대로 출산 휴가로 공석이 난 기간을 채워서 일을 하는 것이다. 영국 워홀 비자, 2년의 특권을 누려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5) 계약 (Contract)

실제로 지원했던 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던 공고 (Project Support Officer)

 계약 기간이 정해져서 일을 하는 것이다. 내가 영국에 있는 2년의 기간에 딱 맞는 계약 기간의 잡 공고를 찾는 게 오히려 골치 아플 수도 있다. 계약 공고라고 해도 괜찮은 사무직의 경우에는 못해도 2년부터 시작이거나 아니면 아예 단기로 끝나는 6개월의 경우부터 기간의 범위가 다양하다. 따라서 단기로 직업을 구하게 되면, 다른 직업을 정해진 시간 내에 또 구해야 하니까 안정화되지 못했다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가 생길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미디어에 나오는 것 처럼, 해외에서 이런 고층 빌딩에서 일하면서 맑은 하늘과 구름을 본다면 기분은 좋겠지?

 영국 워홀 중에 사무직을 지원하면서 내가 실제로 사용했던 메인 키워드 몇 가지를 추려봤다.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나이 때가 많이 오는 만큼 한국에서 일을 하다가 오는 사람들도 있어 자신의 경력을 살려서 영국에서 도전을 하려는 사람들도 많은 걸로 알고 있다. 나는 경력이라고 말하기도 애매한 한국에서의 경험(?!)으로 정말 맨 땅에 헤딩한다는 심정으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느라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어떤 키워드로  검색을 해야 내가 원하는 잡 공고가 나올까를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 혹시라도 무역이나 마케팅 쪽에 도전을 해보려는 사람들에게 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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