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때로는 정답보다 질문이 더 많은 것들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누구나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강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합니다. ‘강해져야겠다’는 다짐도요. 반대로 비춰 생각한다면, 아마 그것은 스스로 약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생기는 바람이겠지요.
무엇 때문에 스스로를 약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어떤 날에는 곰곰이 따져봤습니다. 뭐랄까. 나에게는 결단력 같은 게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어떤 상황이든 사람이든, 이성적으로든 감성적으로든, ‘이것은 OO이다’하고 판단하는 게 어렵습니다. 결론을 내리려고 하면 자꾸 ‘정말 그럴까?’ 의문도 들고, 내 시선이 편협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자주 갈팡질팡하는데 그게 저를 약하게 만드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읽다가, 반가운 얘길 만났습니다. 그 또한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그것에 대해 즉각 어떤 결론을 내리는 쪽으로는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그는 “결론을 내릴 필요에 몰릴 만한 일이라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게 아닌가 싶”다며 “오히려 ‘현재로서는 어느 쪽이라고도 할 수 없다’라는 항목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순간 어깨가 가벼워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고마워요, 하루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희망이 생겼거든요. 지금까지 사람들은 저에게 강해지라고 하거나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라고만 했으니까요.
사람들은 우유부단한 사람을 ‘선택 장애’라고 놀리기도 하지만, 이제 그런 걸 부끄러워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어떤 순간에는 판단을 보류하는 것이 더 많은 가능성에 대해 마음을 열어둔다는 뜻이 되기도 하니까요. 처음엔 ‘틀림없어!’하고 확고히 생각했던 것들도 시간이 지나고 많은 일을 겪으면서, 그렇지 않다는 걸 혹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되더라고요. 특히 20대에는 수많은 처음들을 겪기 때문에 섣부르게 결정해버리거나 마음을 닫아버리지 않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적어도 제 경우에는 그랬습니다. 마음속에 생기는 물음표는 물음표대로 두고, 지켜봐주세요. 때로는 정답보다 질문이 더 많은 것들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저는 그런 물음표를 끝까지 놓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제게 어울리는 길을 찾아 열심히 헤맬 게요. 함께 방황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