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것을 스스로에게 더 많이 허락해주세요
학점을 잘 받아야 한다, 대외 활동을 잘 해야 한다, 인턴으로 사회생활 경험도 해봐야 한다…. 단지 ‘20대이기 때문에’ 수많은 것들을 요구받게 되는 요즘입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죠. 일도 잘 해야하고, 인간 관계도 좋아야 하고, 자기 계발도 해야하고.... 그런 우리 삶에 책, 그중에서도 소설은 참 구석진 곳으로 미뤄져있을 것 같아요.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소설을 읽는 것이 바로 실용적이거나 생산적인 일과 이어지기는 어려우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자고 소설을 읽자고 자꾸만 귀찮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저도 그런 사람 중 하나이지요). 심지어 “책은 읽어서 어디에 써먹나요?”하는 질문을 너무 많이 받은 나머지, 그 답변을 『세상을 바꾸는 책 읽기』라는 책 한권으로 엮어낸 정혜윤 작가 같은 사람들도 있죠. 그 책 속에 답이 있냐고요? 글쎄요. 그건 읽어보면 아실 수 있겠죠?
김영하 작가는 『읽다』라는 책에서 소설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가지 않아도 산이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어떤 소설은 우리가 읽든 말든 저 어딘가에 엄연히 존재합니다. 우리는 소설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접근하고, 그것으로부터 강력한 영향을 받고, 그것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입니다. 독자는 소설을 읽음으로써 그 어떤 분명한 유익도 얻지 못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소설을 읽은 사람으로 변할 뿐입니다. 강연 초반에 인용했던 오르한 파묵의 말을 다시 인용하면서 오늘의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소설은 두 번째 삶입니다.’
그렇습니다. 그게 전부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여러 권의 소설을 읽었다는 것은 여러 번의 삶을 살아보았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근사하지 않나요? 스펙도 될 수 없고 돈도 될 수 없지만, 20대들이 ‘읽는 즐거움’을 더 많이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사회가 자꾸만 우리를 괴롭히니, 그것도 쉽지 않겠죠. 그래도 반항하는 마음으로, 혹은 비밀스러운 즐거움으로, 책을 읽는 것을 스스로에게 더 많이 허락해주세요.
저 또한 오늘 저녁은 소설과의 데이트를 잡아두려 합니다. 가끔은 책 속에서 내 삶이 아닌 삶을 살아보는 것, 그게 우리를 더 충만하게 만들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