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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Apr 30. 2022

생산 지역에 따른 와인(Wine) 분류법

이탈리아 와인(Wine) - 1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1074


이탈리아 3대 와인

이탈리아는 세계 최대 와인 생산국들 중 하나이다. 프랑스 와인 못지않은 인지도를 가진 이탈리아 와인은 기원전 2000년경부터 포도를 재배했을 정도로 오래된 역사를 가졌다. 이탈리아는 지형상 산과 구릉이 많고 일조량이 풍부해 포도를 기르기에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추었으며, 강수량도 700~800 mm 정도로 포도가 당도를 유지하면서 일정한 양을 생산하기에 적절한 환경이다.


이탈리아인들이 자기 나라의 와인에 대해 가지고 있는 자부심은 결코 프랑스인의 그것보다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역사상으로 보면 프랑스에 와인을 전해준 것이 이탈리아를 통해서였다는 점에서 이탈리아 사람들은 프랑스 와인에 경쟁의식이 상당한 편이기도 하다. 이탈리아 와인은 이른바 이탈리아 와인의 3대장인 토스카나, 피에몬테, 베네토 와인 3대장을 필두로 각 지역의 개성 넘치는 와인의 라인업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이탈리아 와인의 역사

이탈리아 와인 3대장

기원전부터 에트루리아인들과 고대 로마인들, 남부 해안가의 그리스인들에 의해서 포도경작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리스인들이 처음 이탈리아의 대지를 봤을 때, 그 기상조건이며 토양이 너무나도 와인 제조에 적합하다고 감동하며 ‘와인의 땅(에노트리아 테르스)’이라고 했다.


이 ‘와인의 땅’에는 한때 400종류나 되는 토착 품종이 있었다고 한다. 로마 제국은 포도 수확과 와인 양조를 하는 날(Vendemmia)이 전 제국적인 행사일이었고, 포도 묘묙에 대한 경작과 이식, 양조에 대한 선진적인 기술을 습득해 제국 영토 곳곳에 전파시켰다.


476년 서로마 제국의 멸망과 함께 이탈리아 와인의 수난기가 시작되었다. 봉건 지도자들은 와인에 대한 과중한 세금을 부과하여 자신들의 배를 불리고자 했고, 각 도시를 거칠 때마다 부과되는 이동세까지도 덧붙여 부과되었다.


이민족이 여기저기서 이탈리아를 침략했고, 전염병이 창궐하여 포도농장이 망하는 일은 그야말로 다반사였다. 농촌의 농부들은 자의 반 타의 반 이농과 해체 등 수많은 시련을 겪었고, 고대 로마 시대에 자유인이었던 농민들은 어쩔 수 없이 등 떠밀리듯 농노로 전락하게 되었다. 북방 민족들이 많은 포도밭을 목초지로 개량했던 것도 쇠퇴의 원인이 되었다.


이런 와중에서도 수도원을 중심으로 와인의 재배는 이어지고는 있었다. 사유재산의 보호가 어려웠던 당시에 그나마 안전했던 수도원은 미 경작지의 개간을 수행했고, 미사 중 성체성사 때 쓰일 용도와 지역 자체의 수요로 와인 제조는 계속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침략과 약탈의 빈도가 줄어들고, 봉건 세력들 간의 싸움도 안정화되면서 이탈리아의 와인 생산은 다시금 활발해졌다. 13세기에 이르면 대부분 지역에서 농노 경작이 사라졌고, 르네상스와 상업 혁명이라는 부흥의 시기가 시작되었다. 이와 함께 포도 농업과 양조업에도 진전이 이뤄져 오늘날까지도 유명한 포도주들이 이때부터 생산되기 시작했다.

17세기 이후 19세기 중반까지 이탈리아는 외국 세력의 각축장이 됨으로써 포도주 생산도 타격을 입었다. 잇따른 전쟁과 외국 세력의 침략은 로마 제국 말기의 혼란을 연상시킬 정도로 농촌을 황폐화시켰는데, 특히 북부가 심각했다.


이탈리아의 내부 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이탈리아 포도주의 위상은 일찍이 중앙집권적 통일국가를 이룩한 프랑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이때 이탈리아 주요 와인들은 프랑스나 오스트리아 왕실의 하청이나 받아 생산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1800년대 들어서 북부 사르데냐 왕국과 중부 토스카나를 중심으로 질적인 향상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하필이면 마침 1850년 오이디푸스 균이 유행하면서 한 차례 더 타격을 받았다. 다만 사르데냐 왕국의 카보우르 수상은 철저한 예방 작업을 벌여 피에몬테 지역 와인의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공헌했고, 이탈리아 와인은 병충해 피해가 그나마 덜했던 피에몬테 지역과 이탈리아 남부를 중심으로 유럽 시장에 포도주를 공급하면서 다시 도약하기 시작한다.

이탈리아 와인은 1970년 이후 피에몬테와 토스카나를 필두로 해서 고급화가 이루어졌고, 슈퍼 토스카나 등의 외국 포도와의 블랜딩 한 와인이 등장했다.


이탈리아 와인 용어는 프랑스 와인 용어와는 또 다르니 배워야 한다?!


이탈리아어를 할 줄 알면 큰 도움이 되겠지만, 와인을 좋아한다면 이탈리아 와인에 나오는 용어 정도를 외워두는 것만으로도 언어를 익힐 수도 있고, 와인공부까지 되니 일석이조.


• 와인의 색에 따른 분류

레드와인을 표현하는 방식

◦ 비노 로쏘(vino rosso) : 레드 와인


◦ 비노 비앙코(vino Bianco) : 화이트 와인


◦ 키아레토(Chiaretto) : 로제 와인


◦ 께라수올로(Cherasuolo) : 짙은 로제 와인


• 발포성 와인류


◦ 스푸만테(spumante): 압력을 가해 거품을 녹인 방식으로 만든 발포성 와인.


◦ 프리잔테(Frizzante): 병에서 발효시켜 거품을 낸 반발포성 와인.


• 와인의 맛에 따른 분류

◦ 세코(seco): 드라이한


◦ 메디오 세코(medio seco) / 세미 세코(Semicecco): 보통, 중간의


◦ 아보카토(abboccato): 약간 달콤한


◦ 아마빌레(amabile): 중간 정도 달콤한


◦ 돌체(dolce): 달콤한


• 라벨 표기상에 나오는 각종 용어들 정리

◦ 비테(vite): 포도 품종


◦ 벤데미아(vendemmia): 수확 연도


◦ 테누타(tenuta): 포도원


◦ 칸티나(Cantina): 양조장


◦ 카사 비니콜라(Casa Vinicola): 와인 생산자


◦ 비노 노벨로(Vino Novello), 비노 지오바네(Vno Giovane): 햇 와인


◦ 비냐(vigna): 포도밭


◦ 임보틸리아토 달(imbottigliato dal): 포도원을 가진 공장에서 병입되었음.


◦ 클라시코(Classico): 어떤 와인이 생산되는 핵심지역, 전통 지역, 원조를 의미.


◦ 리제르바(Riserva): 일반 와인보다 추가로 숙성을 하여 알코올 함량이 1.5% 더 높은 와인.


◦ 리제르바 스페치알레(Riserva Spéciale): Riserva(리제르바)보다 더 숙성시킨 와인.


◦ 수페리오레(Superiore): 알코올이 약간 더 높고, 단위 면적당 수확량이 적으며 숙성을 좀 더 오래 한 와인에 붙는 용어.


◦ 아파시멘토(Appassimento) : 아마로네(Amarone)나 레씨오토(Recioto)와 같은 와인을 만들기 위해 수확한 포도를 대나무나 볏짚 위에서 몇 중서 몇 달간 건조시켜 당분과 풍미를 농축시키는 과정을 의미하는 이탈리아 용어이다.


이탈리아 와인에 사용하는 포도 품종은 어떤 건가요?

현대에 들어 카베르네 쇼비뇽 등 외국 품종과 블랜딩 하는 경우도 많지만 아래 설명하는 종들은 이탈리아에서 널리 재배되고 있는 토착 포도 품종들이다.


• 레드 와인에 사용되는 품종

- 산조베제(SanGiovese) : 이탈리아에서 가장 넓은 분포도를 보이는 레드 품종의 하나이다. 토스카나 주를 중심으로 이탈리아 중부에서 널리 재배된다. 약간 시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아 피자 등의 요리와 어울린다.


- 브루넬로(Brunello) : 위에서 서술한 산조베제의 아종이다.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로 유명하며, 일반 산조베제 와인보다 무겁고, 색도 더 짙다.


- 네비올로(Nebbiolo) : 피에몬테 지역의 토착 품종이다. 겨울 날씨에 잘 견디는 종으로, 수확이 늦고 포도가 늦게 익어 무거운 느낌의 와인이 대다수다. 주로 10년 이상의 장기 숙성 와인을 생산한다. 롬바르디아와 베네토에서는 키아벤나스카(Chiavennasca)라는 명칭으로 불린다.


- 바르베라(Barbera) : 피에몬테 주를 중심으로 이탈리아 북부에서 널리 재배되는 품종. 적은 타닌 함유량과 함께 산도가 높고 감칠맛 나는 레드 와인 생산에 쓰이며, 주로 테이블 와인으로 이용된다.


- 트레비아노(Trebbiano) : 베네토와 에밀리아 로마냐에서 생산되는 와인 품종. 레드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는데 쓰인다.


- 몬테풀치아노(Montepulciano) : 이탈리아 중동부에서 널리 재배되는 품종. 토스카나에서는 산조베제(SanGiovese), 카나이올로 네로(Canaiolo nero), 말바지아(Malvasia)와 블렌딩 하여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Vino Nobile di Montepulciano)를 생산한다. 아브루초 지방에서는 최대 15%의 산조베제와 블렌딩 하여 몬테풀치아노 다브루초(Montepulciano d'abruzzo)를 생산하며, 강하고 드라이한 맛을 낸다.


- 람부르스코(Lambursco) : 에밀리아 로마냐 주에서 생산되는 품종이다. 변이가 매우 잘 일어나는 종이며, 다양한 맛과 바디감을 가진 와인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주로 발포성 레드 와인으로 만들어진다.


• 화이트 와인에 사용되는 품종

- 모스카토(Moscato): 이탈리아 전역에서 생산되는 품종이며, 스위트 와인에서부터 스푸만테(거품 와인)까지 다양한 와인을 만드는 데 쓰인다. 피에몬테 주 아스티의 스푸만테(Asti Spumante)가 유명하다.


- 말바지아(Malvasia): 주로 블렌딩에 사용되는 품종이다.


- 프로세코(Prosecco): 베네토 주 트레비소(Treviso)와 프리울리 베네치아 줄리아(Friuli Venezia Giulia) 지역에서 재배되는 품종이다. 발포성 와인과 일반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 베르나차(Vernaccia): 토스카나 주 산 지미냐노 지역의 베르나차 디 산 지미냐노(Vernaccia di San Gimignano)가 유명하다. 맑은 황금색에 섬세하고 예리한 향이 느껴지며 약간 쓴맛이 느껴지는 조화로운 맛을 낸다


- 가르가네가(Garganega): 단순한 맛의 과즙이 풍부하다. 화이트 와인인 소아베(Soave)의 주품종이다.


- 알바나(Albana): 에밀리아로마냐 주에서 재배되는 화이트 와인 품종이다. 화이트 와인으로는 이탈리아에서 최초로 D.O.C.G 등급을 받은 종이다.


- 트레비아노(Trebbiano): 베네토와 에밀리아 로마냐에서 생산되는 와인 품종. 레드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는데 쓰인다.


이탈리아 와인의 품질인증체계에 대하여.

• D.O.C.G(Deno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 e Garantita)


약자로 ‘DOCG’로 부르며 포도 수확량과 생산 방법을 엄격하게 제한해 이탈리아 정통 와인에만 적용하는 등급이다. 생산 통제법에 따라 관리·보장되고 이탈리아 정부에서 보증하는 최고급 와인으로, 전체 와인 생산량 중 8~10퍼센트만이 이 등급으로 분류되고 있다. D.O.C와 같이 수확되는 포도 산지의 지역이 생산 통제법에 정해져 있고, 수확이 이루어지기 전에 정부기관의 품질 보증을 받아야 한다.


현재 15개 지역에서 생산되며, 이 등급에 해당되는 와인은 24개다. DOCG급 와인은 정부에서 보증하는 띠를 둘러 DOCG급임을 표시한다.


• D.O.C(Deno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


약자로 ‘DOC’는 프랑스의 AOC의 등급 제도를 모델로 삼은 것으로 포도 품종과 수확량, 생산 방법을 모두 규제한다. 생산 통제법에 따라 관리되는 고급 와인이다. D.O.C 원산지 통제 표시 와인 품질을 결정하는 위원회의 주기적인 점검을 받아야 하는 등 많은 규제를 통해 생산하며, 전체 와인 생산량 중 10~12퍼센트만이 이 등급으로 분류된다. DOC급 또한 DOCG와 마찬가지로 이를 보증하는 띠를 둘러 표시한다. 색깔은 갈색 계통의 DOCG와 달리 푸른색 띠를 쓴다.


• I.G.T(Indicazione Geografica Tipica)


그냥 붙여서 ‘IGT’로 부르며 최근에 도입된 등급이다. 프랑스의 뱅 드 페이를 모델로 삼아 일반화된 와인을 생산한다. 생산지를 표시한 중급 와인이다. 한 지방의 일상적인 서민 수준에서부터 국제적인 수준의 와인까지 다양한 레벨의 와인 품질을 보유하고 있으며, D.O.C.G나 D.O.C에 사용되는 지방이나 지역 이름을 사용할 수 없다.


• VdT(Vino da Tavola)


가장 규제가 없는 와인들로 이루어진 등급이다. 일반적인 테이블 와인으로 즉 최하위 등급으로 저렴하며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와인이다. 이탈리아의 와인 제조업자들 중 독창적인 와인을 만들어 내는 일부 업자들은 비니 다 타볼라 등급을 따르되, 저가가 아닌 고가 와인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고가의 슈퍼 토스카나 와인이 이 등급에 해당될 수 있다.

다음 편에 계속...



와인도 잘 모르면서 객쩍은 헛소리 댓글 몇 자, 달기보다는 와인공부를 하는 좋은 시간과 더불어 스스로가 얼마나 사회 부조리에 움직이는 지성이었는지 스스로의 양심에 묻고, 부끄러워진다면 행동으로 보여주세요.

https://brunch.co.kr/@ahura/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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