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목사 아동학대 사건을 대하는 태도를 중심으로
"기사가 킬 당해서 나가지 않더라도, 최소한 관계자들을
전화 취재해도 좋으니 사실관계는 끝까지 확실하게 밝히는 취재를 완료해주세요."
"그건 약속할 거리도 안됩니다. 기사를 내기 위해 당연히 취재를 하는 거고, 취재를 제대로 하지 않고 킬 당했으니 뭐 어쩌고 그런 이유로 취재를 접지 않습니다. 그게 저희가 케이블이나 허접한 일간지 기자와 다른 거죠. 필요하다면 카메라 기자와 대동하여 제보자분의 취재도 하고 싶은데, 괜찮으실까요?"
"어떻게 된 거죠? 연락이 없어서 확인차 전화했습니다.
사실관계 확인은 다 끝나셨나요?"
"취재를 좀 해봤는데요.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해당 경찰서에 전화를 했더니 그 초동 수사관이 연락을 피하다가 해당 서 수사과장이 전화를 해오셨어요. 자기 방에 스피커폰으로 켜고 옆에 초동 수사관을 불러서 세워놨으니까 얘기하자고요. 그런데 결론은, 이미 녹취 파일을 다 받아서 분석했다는데요? 게다가, 아이를 던지려고 한 행위는 어차피 cctv 같은 게 없어서 정확히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판단했다고 하더라고요."
"내가 해당 녹취를 준 적이 없다는 메일도 다 보내줬잖아요? 정작 당사자가 준 적이 없는 걸 어디서 받아서 분석까지 했다는 거죠? 그리고 감찰을 맡은 서울 경찰청의 헛소리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조사를 하셨나요? 끝까지 사실관계를 파악하기로 약속한 게 있잖아요?"
"그냥 통화에서 수사과장이랑 초동 수사관한테 물어보니까, 자기네들이 확보했다고 그러면서 어디서 어떻게 얻었는지는 말해줄 수 없다고 해서 알겠다고 하고 접었어요. 저도 중간보고했는데, 위에서 그만하라고 해서 그냥 접는 거고요."
"약속이 다르잖아요? 사회부 기자가 경찰이 그렇게 말한다고 사실관계 크로스 체크도 하지 않고 '그렇습니까?'라고 말하고 취재를 접나요? 요즘 사회부 기자는 그래요? 제가 사회부 데스크에 직접 물어볼게요."
"저는 사회부 데스크라고 말씀드린 적 없고요. 그냥 제 위에 사수가 저한테 이런 제보 한번 알아보라고 던져준 거 확인하고 별거 아니니 접으라고 해서 접은 게 답니다."
"이거 동영상이 있으면 대박 특종인데요. 혹시 cctv 없으신가요?"
"기사라는 게 킬 될 수도 있다고 들었어요. 그렇다 하더라도 이 사건 관계자들이 식겁할 수 있게 사실관계 체크를 끝까지 취재해주신다고 약속해주시면 자료를 모두 정리한 거 보내드릴게요."
"그거야 당연히 말씀하시지 않아도 기자가 해야 될 몫이고요.
제가 책임지고 약속드리죠."
"저는 확실히 이 목사도 목사지만 이런 진실을 눈감아주고 말장난하고 자신들의 잘못을 덮으려는 경찰들이 정말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저희 회사 내부 분위기 가요. 이게 어쨌든 원인 관계가 선생님과 그 목사의 적대적 관계잖아요. 만약 선생님이 제삼자라서 아이를 던지려고 한 걸 목격한 거면, 100% 나가는데, 선생님과 고소고발로 엮여 있어서 공익성이 떨어진다고 비판받아 잘릴 가능성이 있어서요. 그게 좀 우려가 됩니다."
"다 그렇다고 칩시다. 지금 해당 경찰서는 물론이고 경찰청의 관계자들을 찾아가서, 아니, 최소한 전화로라도 취재를 하고 나서 그런 말을 하는 건가요? 약속했잖아요?"
"그렇군요. 뭘 말씀하시려는지 알겠습니다. 제가 다시 한번 검토해보고 연락드릴게요."
"사실 요즘 얘들이 그래.
선배라고 말해도 듣지도 않고 뭐라고 하면 지들 엄마한테 전화해서 일러서 윗선 통해서 전화 오게 만들고.
근데 더 심각한 건 요즘 애들로 꽉 찬 여의도가, 그리고 언론사가 이상하게 흐르고 있어.
똑같은 뉴스인데도 그저 큰 뉴스만 다루려고 하고. 예컨대 지금 그 일도 그래. 얘기만 들어도, 녹취만 들어봐도 목사란 놈이 똘아이에, 사이비라는 게 다 티가 나지. 그리고 지 애기를 던지려고 했는데, 문제가 안된다고 덮은 경찰 놈들도 그렇지. 그런데 '요즘' 언론이 그래. 그게 동영상이 있었으면 돈 주고서라도 사겠다고 케이블 방송사까지 뛰어들었을 거야. 시청률이 되거든. 그런데 좀 심하게 말하자면, 실제로 던진 것도 아니고, 애가 그래서 죽거나 혼수상태가 된 것도 아니잖아. 그게 '요즘' 기레기들 눈에는 '거리'가 안 되는 거야."
기자가 기자답지 못한 것, 그것을 통칭 '기레기'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