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손가락의 모양에 이어 지난 시간 엄지손가락에 이르기까지 손가락으로 알아보는 성격분석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번엔 집게손가락입니다. 물론 집게손가락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무언가를 가리키거나 ‘한 번만~’을 애교 있게 말할 때 사용하는, 아! 물론 코를 후빌 때도 유용하게 사용되는 집게손가락은 전체 손가락의 형태를 대표할 수 있는 손가락이기 때문이죠.
장년을 지난 사람의 손을 관찰하면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막노동판에서 평생을 육체노동으로 먹고살았던 사람이라면 당연히 손에 굳은살이 박혀 있고 거칠기 그지없을 것이고, 평생 다른 사람의 인생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판검사 일을 했던 사람의 손은 펜만 잡았으니 곱기 그지없겠지요.
하도 서류용 엄지 고무를 껴서 엄지만 하얗게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그렇게 손은 직립보행을 하며 양손을 사용하는 인간에게 있어서는 그가 어떤 존재인지를 보여주는 숨기기 어려운 증거이기도 하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세월에 의해 각각의 환경에 의한 것은 외재적인 변화이죠. 심리분석에서는 타고난 성향을 분석하는 부분이니 당신의 손가락이 본래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해 관찰하여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손가락의 전체적인 모양을 통해서 당신의 타고난 본성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번엔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었지만, 설마 전 인류의 성향이 세 가지 형태만 있을 리는 없겠지요. 이제까지의 다양한 변이 요인과 분석 요소들을 조합하게 되면 전 인류의 한 명 한 명이 가진 세밀한 성격까지도 분석하는 것이 어렵지 않답니다.
물론 그러려면 당신이 상당한 수학 실력과 통찰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겠지만 말이죠. 당신의 머리가 복잡해져서 폭발하기 전에 얼른 집게손가락을 들어 ‘한 번만’을 외치며 살펴볼까요?
분석, 들어갑니다.
A. 손가락이 바르게 곧은 편이면서 끝이 사각형을 이룬 유형
이 손가락은 생김새가 비교적 곧아 가지런한 손가락으로 섬섬옥수까지는 아니지만 손가락을 모으고 있으면 균형을 갖춘 듯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유형의 손가락을 가진 사람들은 항상 그들 내면의 감정과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또 그런 방식에 상당히 익숙한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크다.
이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받는 것에 본능적인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데, 자신의 삶이 언제나 잘 정돈된 책상 같아야 한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는 탓이다. 그래서인지 평상시 표정이 굳어 있고 경직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많이 주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들과 대화를 해보거나 심리상담을 통해 분석해보면, 그들의 마음속에는 아주 강하게 소용돌이치는 감정의 토네이도가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겉으로 보이게, 그들이 매우 침착하고 냉정해 보이고, 강하고 독립적으로 보인다는 것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의 속에 있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언제 쓰나미를 만들어 밖으로 터져 나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인생에 있어 아주 작은 실수나 잘못에 대해서도 쉽게 용납하고 넘기지 못한다. 자신이 감정의 골들을 가두고 감추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상대에게는 호의, 기만, 거짓말보다 진실과 정의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인다. 가급적이면 자연스러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느끼고 싶어 가볍게 농담하는 것을 좋아하고 상대에게 진심으로 웃어주려고 노력한다.
주변에서는 이 유형의 사람들이 괴팍하고 거만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오해하기도 하지만, 사실 그들이 누구보다 마음이 여리고 착하다는 점을 인지하면 이 유형의 사람들을 대하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첫인상에서 언제나 차갑고 거리를 둔다는 느낌을 주지만, 시간을 두고 가까워지고 속내를 알게 되면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당신을 챙기고 보살펴주려 한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B. 약간 삐뚤어진 듯 굽어 있고, 끝이 뾰족한 유형
위에 살펴본 손가락 유형과는 달리 약간 삐뚤어진 것 같기도 하면서 끝이 뾰족하기까지 해서 다소 공격적으로까지 비출 수 있는 모양의 손가락, 되시겠다. 이러한 손가락 유형을 가진 사람들의 특징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 수동적으로 접근한다는 묘한 공통점을 보이는 경향이 강하다.
수동적인 접근이란, 자신이 먼저 다가서거나 그러기 위해 무언가를 시도하지 않고 상대방이 첫발을 내딛고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형태를 말한다.
그런 성향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이 상처받았던 일종의 트라우마 때문이다. 정말로 그런 유년의 상처가 있기 때문에 트라우마가 있어 그러는 경우도 있겠지만, 본능적으로 자신이 먼저 다가섰다가 상처를 받을 것에 대해 두려워하는 성향이 강한 탓이 더 크다.
때문에 혹시라도 말다툼 중이라도 감정을 상하게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그들은 다시는 돌이킬 수없는 심연으로 들어가 머리를 모래 속에 처박도 다시는 빛이 드는 당신의 앞에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들은 자신만의 상상 속에서 편안하고 안락하게 지내는 것을 자꾸 꿈꾸는데 현실이 그것과 많은 격차를 보일 경우 그 현상은 심해진다.
물론 그들은 자신이 멀쩡하고 정상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연기에 상당히 능숙하기 때문에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못 읽을 수도 있다.
한편, 이 유형의 사람들이 갖는 또 다른 특징은 고집이 엄청 세다는 것이다. 고집이라고 표현했지만, 그것은 집중력으로도 표현되고, 불도저 같은 추진력으로도 환치된다.
만약 그들이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에 매진하게 된다면, 보통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집중력과 추진력을 가지고 그것만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할 정도의 무서운 집념을 보여주며 성공할 때까지 절대 고개를 곁으로 돌리지 않을 성격을 보여준다.
C. 손가락 마디 부분이 불룩하게 튀어나온 유형
마치 잘 자란 대나무를 보는 듯 손가락의 마디(중간부) 주위가 약간 불룩하게 도드라진 유형, 되시겠다. 이렇게 생긴 손가락을 가진 사람들의 특성은,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자체에 엄청난 거부감과 두려움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자신이 늘 하던 결정과 그 흐름에서 벗어나는 상황이 생기는 것 자체에 두려움을 느낄 정도로 낯선 것을 경계하고 싫어하는 모습을 보인다.
심지어, 이 유형의 사람들은 앞서 살펴본 B 유형의 사람들처럼 그러한 자신의 성향을 감추기 위한 연기 따위도 하지 않는다. 즉, 이 유형의 사람들은 자신이 불편해지면 바로바로 그것을 표현하는 거친(?) 모습으로 자신들이 괜찮은 척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사회성이 없을 정도로 막무가내라는 의미는 아니다.
이 유형의 사람들도 상대의 견해와 생각을 존중하긴 하지만, 그것이 자신이 동의할 수 없는 것이라고 판단한 순간 그것을 확실하게 표현하고 넘어가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유형의 사람들이 보이는 삶에 대한 호불호는 너무도 명확하다. 그러한 그들의 성향이 약간 고압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자세히 보면 그것은 상대에게 표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자신에게 각인하는 방식임을 알게 된다.
그렇기 때문이 이 유형의 사람들에게 의견의 다툼은, 상대에 대한 화가 났다거나 상대를 공격하기 위한 형태가 아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싸움이 지속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자신이 그것을 동의하지 않는다는 생각과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랄 뿐이었던 것이다.
이런 표현방식 때문에 겉으로는 강해 보이는 듯 하지만, 이 유형의 사람들이야말로 유리 멘털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상처받기 쉬운 예민한 심장을 가지고 있으니 다루는데(?) 주의를 요한다.
재미있으셨나요?
이 나라로 떠나오기 일주일 전인 2021년 9월 4일에 시작했던 심리분석 시리즈는 첫 연재에서 밝혔다시피 30여 년 전 한국의 모든 여성지에 연재했던 저의 캐캐 묵은(?) 원고를 요즘 세대에 맞춰 리모델링하는 작업을 통해 한국 달력의 빨간 날(주말, 국경일)에 고정 연재 시리즈를 대신하여 여유 있고 재미있는 글 읽기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되었던 시리즈였습니다.
본래 브런치에 글을 쓰는 의도가 우리 사회의 잘못된 것들에 대해 바르게 인식하고 함께 바꿔나가는 노력을 하자는 것이었는데, 정작 그 딱딱한 주제를 표방한 글들이 어렵고 부담스러운 분들에게 쉬어가는, 하지만 제대로 된 공부를 통한 사람 공부를 해보자는 의도였지요.
그런데 정작 캠페인을 시작하고, 함께 바꿔나가는 작은 노력부터 하자고 했더니, 호응하는 자들은 1%도 되지 않더군요.
4권까지 연재하다가 연재를 중단했던 판타지 소설 <방상씨의 탈>을 매일같이 곶감 빼먹듯 읽던 장성한 딸을 두 명이나 둔 오십을 훌쩍 넘긴 자가 이런 댓글을 남긴 것을 보았더랬습니다.
작가님이 연재하시는 훌륭하신 여러 글 중에서도 제가 탐독하는 글은 이 소설입니다. 그렇게 훌륭한 글들이 많은데도 말이죠.
아주 가끔 <논어 읽기>에 댓글을 통해, 혹은 자신의 글에서 나름 자신이 생각이라는 것이 조금이나마 있는 척하던 그는 판타지 소설의 연재가 중단되자마자 그리고 캠페인이 시작되자마자 구독을 끊고 도망가버렸습니다.
초보자의 피아노 레슨을 할 때 하농, 체르니, 소나티네와 함께 명곡집을 넣는 것은 귀에 익은 명곡집을 위주로 그것만 치라는 뜻이 아닙니다. 발전을 위해 공부하는 앞선 세 책이 지루하고 힘겹다 느낄 때 그것을 열심히 하면 이런 재미난 곡들을 자유롭고 편하게 칠 수 있다는 즐거움을 일깨워주려 함이지요.
그런데 어린 나이라고 하기엔 제법 나이도 지긋한 작가 놀이를 하는 이들이 이 주말 연재 시리즈나 <술 이야기>의 달짝지근한 꿀 냄새만 맡고는 그것만 탐닉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이곳의 수준을 읽고 한심함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술 이야기> 연재를 중단하였고, 판타지 소설 연재를 중단하였습니다.
심한 경우엔, 브런치 작가도 아닌 10대 20대 개념 없는 어린 꼬마들이 이 콘텐츠를 버젓이 퍼가서는 자신들의 수익을 창출하겠다며 자신의 카카오 뷰에 무단게재까지 하더군요.
양심 없는 쾌락만을 누리려는 철딱서니와 개념이 없는 자들에게 양질의 재미있는 무료 콘텐츠를 갖다 바치려고 매일같이 노트북 앞에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단행본 3권 분량이 조금 넘은 시점에서 남은 연재 아이템이 훨씬 많음에도 불구하고 주말 연재 시리즈는 중단하고자 합니다. 이 콘텐츠들이 여전히 이 공간에 남아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로 ‘천천히 읽으면 되지.’라며 아직도 술 이야기와 심리분석시리즈 매거진만 구독을 누르는 자들도 있더군요.
콘텐츠는 조만간 삭제할 예정입니다. 순차적 삭제 일지 브런치를 폭파하면 모든 콘텐츠를 날릴지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 중입니다.
이 나라에서 보내는 마지막 일요일이 지나가고 있네요.
글을 읽는 이들 중에서 1%도 안되지만,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나도 조금이나마 힘을 싣기 위해 노력하고, 부족한 글이지만 응원하고 함께 즐겨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