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목사 아동학대 사건 – 연재 중단 공고
더 기록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하여...
하루에 A4 4장씩 113회까지 달려왔습니다.
분량만으로 보면, 단행본 3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장편소설을 기준으로 4권을 넘어 5권의 5분의 1까지 연재했습니다.
2020년 4월 7일에 발생한 사건에 대한 기록을 기반으로 하여 쓰기 시작한 것이 이렇게 많은 분량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생각은 처음 시작할 때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연초에 시작했던 함께하는 캠페인에 조금이라도 뜻을 함께 하고자 했던 분들이나 함께하고 싶은데 도대체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인지, 명확한 근거에 의거한 이야기를 이해하기 쉬운 소설의 형태로 전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는 제안에 시작한 논픽션 소설이었습니다.
화자인 케이블 TV 기자의 눈과 입을 통해 전달해나가는 방식으로 객관성을 다시 한번 담보하고자 했습니다.
그저 장편소설 한 권이면 다 담기지 않을까 싶었던 가벼운 생각이 무려 100일을 넘어 단행본 4권을 훌쩍 넘어 5권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사실은 고통스러웠습니다.
캠페인이 불발로 끝나버리고 몇 명 안 되는 도움을 주고 싶다고 함께 하려던 이들마저 자연스럽게 스크럼이 와해되고, 국회의원실, 기자 등등 수많은 연락과 시도가 있었지만 선뜻 나서서 진실이라도 밝혀보겠다며 힘을 더해주는 이들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하루에 100명도 안 되는 이들일 보며 이 기록을 100여 일이 넘도록 연재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자조 섞인 한탄이 하루에도 몇 번씩 새어 나왔습니다.
신명 나서 쓰는 글이 아닌 고통과 피를 토하는 느낌으로 한줄한줄 기록들을 옮겼습니다.
브런치를 통해 알게 된 지인이 그러더군요.
실화라는 딱지를 떼고, 시원하게 해결하는 사이다 픽션으로 소설을 마무리하면 안 되는 것이냐구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정의를 구현하는 경찰이나 열혈 검사가 없는 현실이니 영화나 드라마에 그런 인물을 그리는 것처럼, 현실이 이렇듯 경찰 조직이 아무렇지도 않게 현역 목사의 아동학대사건을 덮으려는 상황이니 시원하게 그들을 혼쭐 내는 결말도 대리만족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그리하지 못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그 결과를 기록하는 편에 낫겠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꾸며 쓸 수 없기에 결말이 될 새로운 상황이 나오기 전까지 휴재를 결정하였습니다.
현재 중앙지검에 항소장이 제출되었습니다.
이전에 언급한 바가 있지만 검찰 항고가 받아들여지는 확률은 굉장히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해보지도 않고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요.
길고 긴 항소이유서가 아직 제출되기 전이지만 초안을 다듬고 있는 중입니다.
새로운 결말의 그림이 나오는 대로 글로 엮어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지루하고 재미없고 속상하기만 한 고구마 같은 글을 이제까지 100여 일 넘게 함께 해주신 독자 여러분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인사, 전합니다.
한가위 연휴를 코 앞에 두고 있네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큼 모두가 바라는 소망이 이루어지길 바라봅니다.
지금까지 발검 무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