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동안 땅만 팠는데 보물은커녕 아무것도 안 나오면?

단 1년에 그의 모든 것을 걸고 도박을 하다.

by 발검무적

1873년 영국의 켄징턴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제도공이었고 귀족들에게 주문을 받아 동물 수채화를 그렸다.

그는 아버지에게서 수채화를 배웠고, 이집트 문자를 필사하는 히에로글리프 일을 하였다.

제대로 된 고고학 교육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는 대영박물관에서 3개월가량 고고학에 관한 속성과정을 마친 후 17살의 나이로 혈혈단신 이집트로 떠난다.

지금, 그의 사진을 보더라도 그가 누구인지 알아보는 이는 드물다.

하지만 다음 사진을 보고 사진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몰라보는 이는 단 한 명도 없다.

맞다. 바로 이집트의 파라오 투탕카멘이다.

이 투탕카멘이 누구인지, 그가 실존인물이었는지조차 의구심을 가졌던 사람들에게, 그의 무덤을 발견하고 세계에 소개한 인물이 바로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

하워드 카터(Howard Carter)이다.

그가 17살에 이집트로 가는 배에 몸을 실은 것은 일종의 모든 것을 건 인생의 도박이었다.

그는 고고학을 제대로 배운 적도 없으면서 그저 이쪽 일을 제대로 배워보겠다며 3개월간의 대영박물관 속성 교육을 밑천으로 이집트로 떠났다.

17살의 고고학의 기본도 모르는 신출내기를 중용할 학자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계획이 있었다.

당대 최고의 고고학자로 인정받던 윌리엄 피트리 경 밑에서 일하겠다고 자원한 것이었다.

물론 잡일을 하는 수준이었지만, 그는 그의 곁에서 일거수일투족을 보좌하며 배우고 익혔다.

이후 그의 성실함이 알려지자 이집트 고고국의 국장인 가스통 마스페로(프랑스인) 밑에서

일하게 되었고, 잡일을 하던 차원에서 아버지에게 배운 그림솜씨를 어필하여,

이집트 왕가의 무덤에 있던 벽화를 수채화로 옮겨 그리는 일을 하였다.

그 일을 하면서도 대가들의 고고학적인 지식과 일하는 방식에 대해 습득하는 일만큼은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그렇게 국장의 추천으로 1899년 상(上) 이집트 지구 유적 조사관이 된 후, 그의 후원을 받아 1902년부터 왕가의 계곡에서 투트모세 4세 · 아멘호테프 1세 등의 묘를 발견했다.

그리고 마침내 영국 귀족 카너 본(LordHerbert, 5 th Earl of Carnarbon)의 후원을 얻어

1922년 투탕카멘 왕묘를 발견, 큰 반향을 일으켰다.

발굴 이후 그는 학계의 주목을 받으며『The Tomb of TutAnkhAmen』(3권,1923~1933)을

출간하면서 투탕카멘의 발굴자이자 전문 연구자로 학계에 우뚝 서게 된다.

투탕카멘의 관에는 '왕의 이름을 알리는 자에게 복이 있으라'라는 말이 쓰여 있다.

그가 제대로 된 고고학 교육을 받지 못한 심부름꾼 소년에서 입지전적인 과정을 거쳐 투탕카멘의 무덤을 발굴한 전설적인 고고학자가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물론 우리에게 교육을 줄 수는 있겠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을 움직일만한 감동을 줄 이야기는 그런 뻔한 이야기가 아니다.


위의 이야기처럼 고대 유적이나 파라오의 무덤이 그냥 포클레인으로 판다고 뿅 하고 나와주는 것이라면 누구나 인디애나 존스가 되고 금광을 발견한 광부처럼 부자가 되었을 것이다.

고대 유적이나 파라오의 무덤이 어디에 있는 줄 알고 무턱대로 땅을 팔 것인가?

투탕카멘의 수수께끼에 대해서는 발굴 이전까지 고고학계의 화두였고 전설이었다.

막상 그 전설을 발굴하겠다고 나선 카터에게 막대한 자금을 지원해준 이는 카너 본 경이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의기투합해서 어마어마한 자금이 투여되고 삽질을 시작한 것까지는 좋았다.

그 삽질을 시작한 지, 5년이 지나도록 카터는 말 그대로 '삽질'만 했다.


어디를 파도 투탕카멘의 무덤은 나오지 않았다.

5년 동안 실패를 거듭하면서 발견한 것은 흰 항아리 13개뿐,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지원받았던 연구자금은 모두 바닥났다.

스폰서였던 카너 본 경 역시 채근하기 시작했다.

이에 카터는 승부수를 던진다.

"딱 1년만, 1년만 더 시간을 주시면 반드시 성공해 보이겠습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그는 그 이듬해 투탕카멘의 무덤을 발견해낸다.

그가 무덤이 어디인지 알면서 돈을 더 받아내기 위해 시간을 끈 것이 아니라면, 그가 신이 아닌 다음에야 1년 안에 발견할 수 있다는 확언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회고에 의하면, 그는 계산이 있었고, 계획이 있었다.

예상했던 스폿의 발굴 시간을 계산해보면 1년 안에 나올 확률이 높다는 확신이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반 사람이라면 그렇게 호언장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아니, 투탕카멘의 존재 자체가 전설일 뿐이라고 비웃는 고고학자들도 당시엔 많았다.


그는 17살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져 이집트를 향하는 배에 몸을 실었던 것처럼 그렇게 자신의 이제까지의 모든 경력을 걸고 1년 안에 성공해 보였다.

성공을 했기 때문에 그가 대단한 것이 결코 아니다.


그는 성공할 수밖에 없는 궤도 위에 있었을 뿐이다.

그 궤도는 어려서부터 그가 차곡차곡 쌓아 올린 그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것이었고,

그것은 그가 숙련되고 더 높이 올라가고 그의 수양이 깊어질수록 정확도가 높아진 것뿐이다.


아무리 확신하고 아무리 실패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해도 실패와 변수는 언제 어디서나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그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아니, 무엇보다 그 변수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수양을 한다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러한 노력과 수양이 없었다면

궤도는 만들어지지 못했을 것이고

변수와 실패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함은

너무도 당연하다.

즉, 어느 것이 먼저랄 것이 없는 맞물려 있는 구조라는 뜻이다.

그것이 이른바, '성공의 공식'이다.


당신은 지금 당신이 준비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으며 얼마나 준비해왔는가?

혹여 당신이 지금 실패했다고 하는 일에 대해

얼마나 많은 피와 땀을 들이부었다고 자부하는가?

평생의 공을 들이고서도 5년이나 땅만 파면서

조바심을 냈을 카터의 입장을 생각해보라.


당신이 지금 겪고 있는 혹은 앞으로 겪을

변화는 그의 삶에 궤적에 대보면

정말 작디작다고 느껴지지 않는가?


당신은 아직 바다를 보지 못한 개구리일 뿐이다.

당신을 더 넓은 세상으로 끌어다 줄 존재는,

당신을 더 단단하게 깨지지 않도록 다져줄 존재는,

결국 당신밖에 없다.


바다를 본 자는 함부로 물에 대해 논하지 않는다.
觀海難水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