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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Jul 24. 2023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그런 말씀을 하세요~

그들은 항상 이렇게 자신들의 비리를 물 타곤 한다.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1653


제대로 직무를 행하지 않고 엄한 일에서는 공권력자라며 거들먹거리는 경찰에게, '너희들이 어떤 식으로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아 이러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렇게 사실을 왜곡하고 은폐해서는 안된다'라고 지적하면 그들이 여지없이 하는 말이 있다.


"아니, 교수님.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그런 큰일 날 소리를 하세요. 그런 시대 아니에요. 요새 어떤 경찰이 금품향응을 제공받고 수사를 조작하고 그럽니까?"


그들이 하는, 정말로 그 새빨간 거짓말을 국민들이 믿을 거라 생각해서 그런 너스레를 떠는지 모르겠으나 아직도 버젓이 경찰들은 뒷돈을 챙겨 먹고 사건을 덮는 기본적인 일에서부터 기타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사건을 덮거나 조작하거나 사건이 되지 않는 일을 사건화하여 상대를 겁박하여 문제를 일으키곤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얼마 전 한동훈이 국회에서 파란당의 돈봉투 사건으로 의원의 불체포특권을 박살 내달라며 했던 말과 맥락이 닿아있다는 점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rhI96a_7Rcg

"여기 오늘 문제가 되어 불체포 특권을 사용하겠다고 하는 의원들의 범죄사항은 역시 이 자리에 앉아 있는 20여 명의 국회의원들에게 돈봉투를 제공하였다는 혐의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투표로 불체포가 결정되는 이들의 이후 처리 여부를 같은 범죄를 저지른 공범에 해당하는 이들이 투표로 결정하는 묘한 상황이 됩니다."


맥락이 닿아있는 정도가 아니라 실제로 경찰과 검찰은 범죄를 수사하는 곳이고 그들 내부에서 어떤 이유에서건 그들이 범법행위를 저질렀을 때 그들을 수사해야 하는 일도 역시 그들의 일이라는 딜레마가 발생한다. 원칙적으로라면 죄를 저지른 사람들에 대해서 수사하고 기소하는 것은 같이 밥 먹고 술 먹고 떡 치고 뒹굴던 동지라 하더라도 제대로 처리해야 하는데 그들은 '우리도 사람인데 어떻게 그렇게....'라며 적당히 적당히 넘어가려 든다.


접촉사고를 일으키고 도주하려는 차량을 붙잡아 뻉소니로 신고했더니, 그가 직진차선이었고 내가 끼어들려는 2차선이었다는 이유로 내가 가해차량이라고 결론을 내린 순경 녀석에게 조사 중에 새로이 발견된 범죄사실 두 가지를 일러주었다.


"만약 뺑소니범이 뺑소니가 아닌 것으로 특가법 혐의를 벗으려면 그가 일관되게 '나는 접촉했는지도 모르고 그냥 운전했을 뿐이다.'라고 주장하면 나 역시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가 사고가 난 지 5일 후에, 내가 신고하지도 않은 우리 보험사를 경찰을 통해 알아내서는 당시 동승하지도 않은 자기 부모 2명까지 얹어서 인피접수를 했다면, 그건 명백한 보험사기이자 그가 사고를 인지했다는 증거일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사람도 자신이 인지하지 못했던 사고로 갑자기 동승자까지 사고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병원을 찾아갈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랬더니 그 순경 녀석은 뒷등으로도 내 말을 듣지 않고 나를 가해자로 결론 내리고 상대방의 뻉소니 혐의에 대해서는 특가법을 적용할 수 없으며, 보험사기에 대해서는 보험사가 고소하지 않는 이상 자신은 별건으로 수사하지 않겠다고 당당히 밝혔다. 그러면서 넌지시 보험사기로 추가된 2명까지 포함하여 나에게 벌점을 무려 47점이나 때려부었다가 4달이 지나서야 걸렸다.


국제운전면허증을 신청하러 갔다가 47점 벌점 대상자로 데이터베이스에 올라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나는 뚜껑이 열려 해당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넘어 내가 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해당 경찰서 청문감사관실에 이 직무유기와 사건은폐에 대해 지적했음에도 당당하게 사건을 덮은 점에 직무유기죄로 고소하겠다고 경기남부경찰청에 민원을 넣었다.


민원담당자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직무유기죄로 고소하게 되면 일이 정말 커지고 해당 경찰관들에게는 너무 가혹하니 이번 한 번만 기회를 주신다 생각하고 그냥 청문감사관실에 맡기시고, 정작 원하시는 해당 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저희 경기남부경찰청 교통조사계에 배당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설명에 맘이 약해진 나는 또 그러마하고 넘어가주고 말았다.

그랬더니 4월 초 한번 민원을 담당했던 청문감사관실의 경감이 연락이 와서는 자신들의 범죄사실을 은폐하진 못하겠고 적당히 덮겠다고 더 황당한 변명을 내지르고 말았다.


"우리 교통조사계장에게 다시 확인했더니, 고순대에서 우리 서로 넘어올 때 뺑소니 운전자의 동승자가 2명이 아니라 4명이라고 보고가 있었다는데요."


나는 정말로 뚜껑이 열려서 소리를 빽하고 지르고야 말았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누군가 서류까지 위조한 것이니 공문서 위조로 넘어갑니다. 제대로 확인하고 알려주세요."


그랬더니 수일이 지나서야 그가 말장난하듯이 이렇게 말을 바꿨다.


"그러니까 고순대에서 우리 서로 넘어올 때 해당 운전자가 피해자의 진단서라면서 4명을 첨부해서 왔더라구요. 그리고 그 사람이 조사를 받을 때도 동승자가 총 3명 그러니까 본인까지 4명이라고 진술을 했구요."

"이봐요, 경감. 나랑 지금 장난합니까? 그러면 보험사기로 동승하지도 않은 부모님 2명을 인피접수한 자가 진술하러 와서 바보같이 원래 딸과 2명만 타고 있었습니다.라고 하겠어요?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합니까?"

"아니. 뭐 꼭 말씀을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야...."


이번에 오송지하차도 참사에 대한 원인분석을 하던 국무조정실에서 뜬금없이 충북경찰이 거짓 해명을 했다면서 6명이나 되는 파출소에서부터 충북경찰청의 담당자까지 모두 수사의뢰를 하는 코미디가 일어났다. 억울하다면서 기자회견까지 자처했던 충북경찰은 기자들 앞에서 정작 지적받은 상황에 대해서는 논리적인 설명을 하지도 못하고 인원이 턱없이 부족했네 어쩌네 볼멘소리만 해대서 자충수라는 핀잔만 들었다.


이태원 참사 당시에도 경찰에 신고를 받고서도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고, 한 술 더 떠서 해당 신고에 대해서 제대로 대응하지 않은 사안을 없었던 것으로 기록을 없애는 짓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관계자들이 대거 기소되었다.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그런 일이 일어나겠느냐고?


공금으로 마을회관의 등유 기름보일러 통을 채운다면서 정작 마을회관의 보일러 통 용량이 80인데, 140짜리 등유 영수증이 나와서 어떻게 된 일인지를 조사하니 자기 친척 집에 60을 채운 사건이 발생했었다. 너무도 명백한 공금횡령, 불쌍한 생활형 범죄도 아니고 버젓이 그런 일을 몇 차례나 벌인 상습범의 일이었다.


내게 자문을 구한 이를 도와 고소장을 작성해 줬더랬다. 그리고 당연히 크지는 않지만 따끔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일러주었다.


문제의 범인은 경찰서 앞에 사무실을 가진 변호사를 고용했고, 경찰출신 사무장을 끼고 있던 그 변호사의 활약 탓인지 해당 범죄사실은 증거불충분으로 종결되었다.


그래서는 안 되는 거라는 걸 그들 역시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정말로 그것이 문제가 되어 다시 상위 경찰청이나 검찰에서 문제를 삼으면 그 사건을 덮어준 경찰들과 결제라인의 경찰들이 징계를 받거나 더 심한 경우 형사처벌을 받아 경찰옷을 벗을 수 있다는 것을 모를 리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과감히 그런 짓을 한다.


공공기관에서 채용공고를 내면서 조건으로 제시한 공고내용이 필수조건이 아니라 일반적인 조건이었다고 버젓이 말하며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했다면 그게 요즘 세상에 도대체 일어날 수나 있는 말이던가?


대선을 치르면서 부하직원을 알면서도 모른다고 했다는 혐의로 파란당의 당대표가 법정에 끌려다니고 있다. 물론 나는, 그가 청렴결백하다거나 그만이 이 난국을 헤쳐 나갈 영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내가 거슬리는 것은 똑같이 대선을 치르면서 카메라에 대고 자신의 장모는 남에게 10원도 피해를 주지 않았다고 했던 현 대통령은 왜 똑같은 잣대로 검찰에 소환되어 법원에 끌려다니지 않는지 도무지 알지 못하겠다.


불과 그가 대통령이 되기 전, 검찰총장 후보자가 되어 청문회를 치를 때, 나름 빨간당의 고인 물에 해당하는 현 강원도 도지사이자 전직 검사인 카우보이 모자가 뭐라고 했는지는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jCodboF0d8


증거가 명명백백하여도 사건을 덮어주는 경찰이 있고, 검찰이 있기에 그런 범죄를 저지른 자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자신들의 무죄를 입증할 수 있다는 둥, 정정당당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는 둥 개소를 내뱉는 것이다.


사기업에서 채용공고를 그따위로 내놓고 그 조건은 필수조건이 아니라 일반적인 조건이라고 말해도 욕을 바가지로 먹을 세상에 공공기관에서 국민혈세 100%를 퍼주는 사업을 하면서 무자격자를 뽑아놓고 자신들은 잘못이 없고 '무자격자'라는 표현에 동의할 수 없다고 하는 세상이다.


뺑소니범이 뺑소니 특가법에서 빠져나가겠다고 '나는 사고를 인지하지 못해서 그냥 운전하고 갔을 뿐이다.'라라고 해놓고 동승하지도 않은 자기 부모까지 인피접수를 하고 '해당사고로 몸이 다쳤다'라고 주장하다가, 정작 상대방이 그 사고 직전 급정차로 다쳐 병원에 갔다니까 갑자기 소송을 걸어 '도저히 병원에 갈만한 사고가 아니다'라고 덤 앤 더머 코미디의 정점을 찍는 일이 벌어져도 신고자를 가해자로 만들고 보험사기는 조사도 하지 않으며 뻉소니범은 무혐의로 처분해 주는 세상이다.


그들이 말하는 요즘 세상이라는 것이 이런 세상을 말하는 것이라면 나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늘 강조하고 또 강조하지만,

그들 몇몇이 사회를 좀먹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른바 소시민이라며 선량한 국민 코스프레를 하는 그 경찰이,

정의를 위해 일할 뿐이라며 룸살롱에서 폭탄주를 말아재끼는 그 검찰이,

그저 쥐꼬리만 한 월급 받는 공무원이라며 복지부동하는 그 공무원들이,

우리 이웃이고, 친구이며, 형제이고, 부모이며 바로 당신임을 생각하면...


그 모든 이들의 방조와 공조가 있지 않고서

사회가 이렇게 썩어문들어들어가지는 않는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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