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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Mar 22. 2024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뭐가 어쩌고 어째?

경찰이 썩어가는 이유가 검찰이 시켜서였던가?

어제 한국에서 연락이 왔다.

채용비리를 덮기 위해 시간을 끌던 제주지방경찰청 반부패수사대에서 수사결과 통보를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무혐의 처분...


https://brunch.co.kr/@ahura/1699

https://brunch.co.kr/@ahura/1681


  수많은 증거들이 있어도 대통령의 아내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튕겨내고 제대로 수사조차 받지 않는 사태가 버젓이 이어져온 것과 똑같이 딸을 부정한 방법으로 대학에 입학시켰어도, 지금 권력을 갖고 있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에 대한 조사와 처벌이 달라지는 것을 우리는 버젓이 목도해 왔다.

 

  누군가의 말처럼 하지도 않은 범죄 때문에 감옥까지 끌려들어 가 평생을 감옥에 갇혀 살았던 사람들이 있는 나라에서 새삼스럽게 지금 언급하는 사건 정도(?)로 억울하다는 말을 하는 것은 조족지혈이라 비웃을지도 모르겠다.


  경찰에서 수사를 하기도 전에 감사원에서 정식 보고서에 해당 범죄사실에 대해서 모두 조사한 기록이 언론에 배포되었음에도, 그리고 그 사실이 언론에 보도를 통해 몇 차례나 보도되었음에도, 심지어 한국어를 읽을 줄 아는 사람들이라면 저들이 하는 짓이 얼마나 말이 안 되는 짓인지 바로 판가름할 수 있는 일임에도, 국회의 국정감사장에서 한마디의 지적조차 나오지 않았더랬다.


그래서였을까?

두 달에 걸쳐 이게 범죄라고 이건 자신의 팀원들이 모두 매달려 1년이 넘게 수사를 해도 마무리를 못 짓는 규모라며 사건을 상위 부서로 옮겨달라고 했던 서귀포경찰서의 지능범죄 팀장의 울먹임은 제주경찰청의 반부패 수사대로 가닿았다.


  해당 사건에 대해 이미 해당 재단이 위치한 제주도에서 맡게 될 것 같아서 미리 연락했더니 이리저리 잔대가리를 굴리다가 제주경찰청 내의 로스쿨 출신 새내기에게 자문까지 구했는데 이건 범죄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미리 냈던 자가 팀장으로 있는 바로 그 반부패수사대로 사건이 배당된 것이다.


  9월에 사건이 그의 팀에 배당되고 담당수사관이 경감은 고사하고 경위도 아닌 경사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그저 계급이 높다고 수사를 잘하는 것은 아니라고 몇 번이고 스스로 자위하고 또 자위하였더랬다. 그런데 그들은 4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수사도 하지 않고 사건파일을 캐비닛에 넣어두는 전통적인 수법으로 묵히려 들었다. 여기저기 압력을 넣기 시작하자 마지못해 그 문제의 팀장이라는 자가 전화를 걸어와 하소연하듯 말했다.


  "차라리 저희 팀이 아닌 다른 팀이 수사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배재신청을 넣으세요."


  정말로 말도 안 되는 개소리였지만 그냥 묵과하고 어떻게 하는지를 보려고 했다. 경찰청 본청의 감사과, 아는 간부가 상황을 전해 듣고는 어이가 없다면서도 한 마디 보탰다.


  "교수님. 제주 경찰청, 수사 잘하는 곳입니다. 믿고 기다려보시죠."

https://www.mediajeju.com/news/articleView.html?idxno=323769


  그렇게 재단의 담당자 딸랑 한 명을 한 번 불러놓고서 사건은 모든 언론이나 상황이 잠잠해진 것을 확인하고서 '무혐의'라는 이름으로 끝을 냈다. '끝'이라는 표현을 쓰니 정말로 끝났다고 그들은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이 사건을 터트리기 시작한 지 벌써 2년이 다 되어가는데 내가 그리도 만만해 보였던가보다.

  아니다. 이렇게 끝낼 거면 그렇게 시작하지도 않았다.

 

  대학에서 강의할 교수를 뽑는데, 나이에 대한 연령제한과 전공에 대한 제한을 명시했는데, 그것을 어기고 버젓이 100% 혈세로 운영되는 외교부 산하 재단이라는 곳에서 지들 홈페이지에 당당하게 해명이랍시고 쓴 글에 '그것은 필수요건이 아니라 10가지 항목의 설명 중에 하나일 뿐입니다.'라고 쓰는 것이 과연 그들의 입으로 "교수님 저희들도 다 서울대 출신이고 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입니다."의 증빙이란 말인가?


  그들의 수장이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법고시도 패스하지 못하고 외교부 언저리를 배회하다가 사고를 쳐서 수사를 받을 뻔한 사실이 밝혀져 불명예스럽게 외교관에서 배제되었음에도 어퍼컷이 대통령이 되면서 외교부 재산 공개 1위의 인물로 화려하게 재단의 수장으로 낙하산이 되었으니 그의 힘으로 이런 말도 안 되는 범죄행위를 덮을 수 있다고 하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나라에서 벌어질 수 있는 말인가?  


  버젓이 남의 귀한 아들을 죽이는 일이 발생했는데 그 수장이라는 국방부 장관이라는 자가 외압을 행사하여 멀쩡한 사람을 항명했다고 진실을 덮겠다고 했다가 범죄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외교관으로 임명되어 나가는 게 가능한 나라라서 이 정도는 당연히(?) 아무렇지도 않은 것인가?


  도대체 그렇게 수사를 잘한다던 제주지방경찰청의 반부패수사대에서는 한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수사능력이 너무 대단해서 채용비리와 관련된 심사위원들을 비롯해서 그 수많은 범죄피의자들을 조사하지도 않고 바로 무혐의를 때릴 정도로 이 사안이 대단치 않다는 것인가?


  경찰이 그런 식으로 무혐의 처분을 하게 되면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바로 검찰에 고발을 할 수 있으며, 이의신청은 담당 검사의 수사판단을 다시 받게 된다.


  검찰이 경찰과 무에 그리 다르겠는가마는, 가장 먼저 사건을 접하게 되는 경찰을 보면서 그리고 그간 그들의 말도 안 되는 행태를 보면서 정말 치가 떨릴 정도의 분노를 느끼곤 한다.


  해당 경찰청장이 나서서 경찰이 수사정보를 언론에 흘릴 리가 없다고 단언했던 사실은 막상 옆 동네 경찰들이 수사하는 과정에서 마약수사와도 관계없는 간부가 수사정보를 흘렸다며 전격 체포가 이루어졌다.


https://www.seoul.co.kr/news/society/accident/2024/03/22/20240322009008&wlog_tag3=naver


  대한민국 짭새들의 수준이 파출소부터 간부라고 하는 자들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썩어 문드러졌는지 국민들이 모르지 않는다. 짭새출신들도 버젓이 국회의원이 되고 정치인 입네 하면서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닌 지 오래되었다. 검찰이 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도 왜 그렇게 하면 안 되느냐고 하던 버릇 그래도 그들은 먹고살고 있다.


  검찰이 권력을 칼처럼 휘두르는 가장 큰 원동력에는 기소의 독점권에 있지 않다.

  기소를 하지 않을 수 있는 권력에 있다.

  그래서 "검찰은 기소로 명예를 얻고, 불기소처분으로 치부를 한다."라는 말이 법조계에서는 몇 대에 걸쳐 전해 내려 오는 것이다. 경찰이 수사종결권이라는 것을 콩고물이라며 혀를 헥헥거리며 얻어낸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 칼춤의 코스프레를 하고 싶은 아랫것들만의 콤플렉스가 작동했기 때문이다.


  이제 곧 있을 선거판에 대한민국의 모든 이들은 또 난리가 났다.

  4년간 제대로 한 일도 없는 이들은 버젓이 다시 그 후안무치한 면상을 들이밀며 또 한 번 그 자리를 존속시켜 달라며 나섰고, 국회의원 배지가 인생의 최종 목표인 양 모든 것을 다 걸고 생전 하지도 않은 짓을 하고 있고, 심지어 빨간당의 국회의원일 때는 버젓이 벌거벗은 임금님에 동조하던 자들이 막상 국민의 표를 받을 때가 되자 자신은 삐딱하게 서서 양심적인 자인 척을 한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4031809003626084

  결국 자기가 잘못한 일 때문에 멸문지화를 당했음에도 그것이 자신의 잘못 때문이라고 사죄를 구하지 않는 자의 신당이 돌풍을 일으키는 것도 어찌 보면 정말로 정의의 사도라고 이를만한 이들이 대한민국에서 멸종했기 때문일지도 모를 일이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혈세를 제멋대로 쓰고 그것이 법에 위배될 정도의 부정행위라고 감사원에서 증거와 사례까지 세세히 지적하며 지적된 문건이 언론에 퍼져고, 국민의 민의를 대신한다는 국회의원이나  정치인이라는 것들이, 그리고 감찰직 공무원이라는 것들이 서로 간의 이익을 눈감아주겠다며 서로 함함하는 동안 대한민국은 대놓고 몰락의 길을 갈 것이다.


  이 나라를 말아먹는 것은 어퍼컷을 휘두르며 공정과 상식을 입에 담아 대통령이 된 자나 그의 곁에서 헥헥거리며 혀를 뽑아 들고 꼬리를 흔드는 자들만이 아니다. 박봉에 시달리는 찌질한 짭새라고 하면서 용돈을 챙기겠다고 혹은 자신이 사건을 맘대로 종결할 수 있다고 명백한 범죄를 눈감아주는 그런 '서민'이라는 것들이 여기저기 곰팡이처럼 피어 자생하기 때문이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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