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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Nov 20. 2024

지금 헤어짐을 생각하고 있는 당신에게

당신이 생각했던 사랑이, 당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함부로 단정 짓지 마라.

불과 십수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사회에서 '이혼'은 아주 큰 흠집으로 생각되었었습니다.


멀쩡하게(?)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틈에서 '법적으로' 헤어지고 혼자가 되는 것, 게다가 두 부부 사이에 아이라도 있다면 그 아이는 '한부모 가정'이라는 딱지 아닌 딱지를 붙이고 평생을 지낼지도 모른다는 비밀 아닌 비밀을 품에 안고 조마조마 지내야만 했습니다.

이혼 전문 변호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한국 사회에 급증한 이혼은 변호사들의 밥벌이 지도를 바꿔버렸습니다. 실제로 현직 변호사가 집필했던 <굿파트너>만 보더라도 작금의 대한민국에서 이혼이 얼마나 다양한 형태로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주문하는 것 이상으로 쉽고 간단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이행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혼한 연예인들이 대놓고 방송에 나와서 그것을 희화화하고 다시 결혼하고 싶다며 자신의 희망(?)을 말하며 웃는 현재의 상황은 어찌 보면 그것을 보고 웃는 시청자들에게 이혼이 얼마나 일반적인 것이며 이제 흉이라고 말한 것도 아닌, 정말로 그냥 내가 잘못 선택한 것에 대해 화이트로 찍 지워버리고 마는 행위로 인식하게 만들기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연애를 하면서도 사귀던 사람과 헤어지면 가슴 아파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밥도 제대로 못 먹을 정도의 힘겨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당당히 모든 가족과 친지들 앞에서 성혼선언문을 낭독하고 결혼하고 새살림을 들여 살 부비며 살다가 헤어지고서 아무렇지 않을 리가 있을까요?

저 개인적으로는 이혼이 부정적인 것이라고만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불가피하게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아야만 할 때가 있지요.


도저히 같이 살아보지 않고서는 확인할 수 없었던 가정폭력.

연애를 수 십 년 해도 알 수 없었던 괴팍하기 그지없는 시집 사람들이나 처가 사람들.

그리고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결혼을 하고 나서도 다른 이성과 바람이 난 짐승 같은 행위들.


그 모든 것을 사전에 파악하고 예비할 수는 없기에 이혼이라는 절차를 통해 지옥 같은 과거와 단절하고 남아있는 더 긴 인생을 위해 서둘러 재출발을 결정해야 할 때도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매거진을 새롭게 시작하는 이유를 이제 밝혀야 할 듯합니다.


브런치북에 연재하기에는 이미 발행한 브런치북의 한계치를 넘어서 매거진밖에 발행하지 못하는데 수개월간 뜸했던 그 매거진 발행을 하게 된 이유에는 도저히 이대로는 안될 것 같다는 갑갑함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서로가 사랑한다고, 죽고 못 산다고 결혼해 놓고 버젓이 성격차이가 어쩌네 하면서 이혼하는 커플들을 수도 없이 보게 됩니다.


삶이, 현실이 사랑만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은 사랑이 아는 '의리'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적지 않은 전우(?)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직도 서로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남아 있는데, 그것이 삐뚤어지고, 수임료와 성공보수 더 챙기겠다는 이혼 전문 변호사라는 똥파리가 끼어들어 부추기고 자신의 일이 아니라면서 아무말대잔치를 통해 한 가정을, 한 사람의 인생을 콩 놔라 팥 놔라 하면서 망쳐버리는 꼴이 너무도 부지기수인지라 그런 가슴 아픈 실수를 더 이상 없기를 바라는 아저씨의 마음이 동하고 말았습니다.

결혼하고서도 다른 이성을 탐하고 짐승처럼 살 거라면 굳이 결혼해서 아이를 싸지르고 살지 말 것은 왜 그런 번거로운 짓을 하는지 그런 짐승들에게도 일침이 필요할 것이겠지만, 짐승에게 말이 통하지 않으니 저는 이 매거진의 연재를 통해, 단 한 경우, 하지만 생각보다 대다수의 사랑에 서툴고 상처받은 이들이 헤어짐을 생각하는 기로에서 한 번쯤 깊이 생각해 보길 바라는 마음에 옆집 아저씨의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합니다.


분명히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도 모르게 상대방을 할퀴는 말로 바꿔져 나와 일을 돌이킬 수 없게 만들어 버리거나 혼란스럽고 분노에 차 제대로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을 때 제대로 된 상황파악을 하지도 못하고 오지랖을 펼친 멋대로의 조언에 휘둘려 평생 후회할지도 모르는 칼을 휘둘러 인연의 끈을 잘라버리는 실수를 하고 후회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펜을 들어 봅니다.

MZ세대라고 하더군요.

세대는 언제나 시대를 대표하며 등장했었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시대에 어른이라고 누군가 그들이 잘못 걸어가는 길을 보고서도 꼰대라는 말을 듣기가 거북하다고 고개를 홱 돌려버리는 경우가 많아 작금의 콩가루 대한민국이 되어버렸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시대의 어른이라고 할 자들이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보이지 않고,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쉽사리 인생의 중대한 결정을 내려버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그것을 게임처럼 번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황금 같은 인생을 낭비하고 어떻게 해야 할 바를 모르는 이들에게 부족하나마 며칠 더 살아본 선배의 입장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한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여지를 주고자 합니다.


잘난 누군가의 꼰대질이 아니라 우리가, 우리 사회가 이렇게까지 엉망진창이 되어버릴 지경까지 오면서 왜 단 한 번도 어른이라고 하는 분과 머리를 맞대고 가슴을 열고 이야기를 나눠보지 않았는가 하는 아쉬움에 그 대화의 장을, 생각의 여지를 열어보고자 합니다.


지금, 처음 자신이 생각했던 것이 이것이 아니라며 혼란스러워 헤어짐을 생각하는 이가 수임료와 성공보수를 더 챙겨주겠다며 인터넷 광고를 때리는 법비, 이혼변호사 따위에게 가기 전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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