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괘씸죄> - 11

위증죄 - 2

by 발검무적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2011


나도 모르게 다시 피고를 외치며 목소리가 갈라질 정도로 언성이 높아졌다. 심드렁하던 여검사까지 내 눈치를 살피며 움찔해하는 걸 보니 내가 어지간히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싶어 역시 움찔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며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는 피고를 바라보았다.


“아니,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해서....”

“피고! 물론 자신의 입장에서 억울할 수 있고, 정말로 그게 사실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법정에서 자신의 무죄를 다툼에 있어서 감정이 앞서서 그런 식으로 증인을 몰아세우거나 신경질을 내는 것은 결국 싸우자는 것밖에 안 되는 거고, 결국 그러면 법정이 시장바닥의 아줌마들 싸움이 벌어지는 곳이 되어버리지 않겠습니까?”


속을 억누르며 피고를 타이르듯 말했다.


“아무래도 이대로는 어려울 것 같으니까 본 재판부에서 불가피하게 필요한 부분을 짚는 방식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나 피고가 더 할 말이 있거나 묻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본 판사에게 묻고 경유하는 방식을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이해하셨습니까?”

“네? 아, 네, 알겠습니다.”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그야말로 이례적인 방식이기는 했지만 내가 중재하며 빨리 이 증인심문을 마무리하는 편이 가장 무난할 것이라 결정 내리는 것에 나는 조금의 고민도 없었다.


“증인! 재판부에서 묻습니다.”

“네?”


매번 놀란 토끼처럼 경찰관 제복을 입은 경사라는 나이가 제법 지긋한 남자는 그제서야 내 쪽을 어렵게 바라보았다.


“아까 증인선서 하셨으니 절대 거짓말을 하시면 안 됩니다.”

“아, 네.”

“증인이 피고에게 팔이 잡혀 꺾였다고 했는데, 지금 보기에도 경찰관인 증인이 피고보다 체구가 작다거나 힘으로 제압당할만한 사람이 아닌데, 게다가 현역 경찰관인데 그렇게 쉽게 몸이 홱 돌아갈 정도로 제압당했다는 게 사실인가요?”

“사실입니다. 제가 굳이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그가 뭔가에 발끈하듯 내 질문에 토를 달았다. 거슬렸다.


“증인. 본 재판부의 질문에 대해서는 그저 예, 아니오. 정도로 명확하게 답변하되, 그런 식으로 토를 달거나 항변하는 태도는 옳지 못한 방식입니다. 주의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계속 묻겠습니다. 지금 피고는 계속해서 단 한 번도 증인의 팔을 잡은 사실조차 없다고 합니다. 앞서 물은 것처럼 통상적으로 음주단속을 하는 현장의 경찰관이 단속 대상자에게 힘으로 제압당하거나 이렇게 팔이 비틀어질 정도의 폭력을 당하는 일이 자주 있습니까?”

“네? 그건....”

“자주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자주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없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정확하게 무슨 대답인지 모를 애매모호하기 그지없는 설명이 대답으로 튀어나왔다.


“마지막으로 묻겠습니다. 당시 제출된 진단서에는 전치 3주라고 되어 있는데, 입원도 하지 않고 병가도 내지 않았던데, 그러면 부상정도가 그리 심하지 않았던 겁니까?”

“아니요. 많이 아팠죠. 그런데, 그렇다고 병가를 내고 쉬게 되면 결국 같은 팀으로 일하는 동료들에게 민폐를 끼치게 되니까 그런 일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아픈 걸 참고서 계속 근무를 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피고. 증인에게 뭐 더 묻고 싶은 내용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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