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이 마블 캐릭터로서 갖는 상징성 8

<스파이더맨>의 빌런들이 갖는 의미 분석

by 발검무적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2145


2대 그린 고블린(그린 고블린 주니어)은 노먼 오스본의 아들인 해리 오스본이다.

피터 파커와 친구였지만, 스파이더맨 때문에 아버지가 죽었다는 걸 알고 복수를 위해 고블린이 되었다. 하지만 코믹스에서는 노먼이 살아 돌아와 버리는 바람에 조금 존재감이 희석되는 어중간한 캐릭터가 되어버린다. 그래서 결국 고블린 혈청을 해독해서 일단은 일반인이 되고, 아버지와는 완전 결별하여 카페를 차리고 여자 친구 릴리 홀리스터와 행복하게 살았다...로 끝날 리가 있나?


여자 친구가 하필이면 자기 아버지를 시장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자신이 숨겨놓았던 고블린 혈청을 주사해 고블린 짝퉁인 ‘메나스(Menace)’라는 빌런이 되어버려, 해리 오스본은 결국 다시 혈청을 맞고 고블린이 되어 스파이더맨과 연합전선을 펼쳐서 제압. 감옥에 간 여자 친구에게 노먼 오스본이 와서 “너는 내 며느리감으로 충분하다.”라는 말을 하는 걸로 봐서, 아버지부터 아들, 심지어 예비 며느리까지 유유상종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여자 친구인 릴리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고 아버지와 화해했으나 해리가 아기의 안전을 위해 고블린 해독 혈청을 여자 친구에게 맞으라고 권하자 여자 친구가 하는 충격발언. “이건 네 아들이 아니라 네 동생이다.” 즉,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 여자 친구를 아버지에게 빼앗긴(?) 것이다. 그 말에 완전히 뚜껑이 열려서는 아버지가 자기를 위해 준비해놓은 ‘아메리칸 선’ 갑옷을 입고 아버지를 개박살 내준 후 의절해버리게 된다.

3대 고블린 가문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아이를 납치한 리저드가 ‘유전자적인 문제가 있다’라며 순순히 스파이더맨에게 돌려주자 이상함을 느낀 스파이더맨이 어벤저스 타워에서 유전자 검사를 해본 결과 해리의 아이가 맞았다는 게 드러난다.


사실 한국의 막장 성인 웹툰이나 성인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 상황의 설정은 1960년대 경제의 급성장으로 이어지는 미국의 포르노그라피에 풍자했던 당시 미국 중산층 사회의 모럴해저드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에 다름 아니다. 무엇보다 당시의 미국은 물론이고 지금까지 청교도적인 사회적 분위기가 강한 이면에는 썩어 들어가고 있던 미국의 도덕적 해이는 심각했고 특히나 섹스 스캔들과 관련한 상류층(노먼 오스본처럼 기업 총수에 해당하던 최상류 부유층)들이 사생아를 만든 것이 사회적 문제로 드러나기 시작하는 문제의 씨앗이 이 즈음에 이미 싹트기 시작한 사회문제여서, 당시 모럴해저드는 극에 달해가던 중이었다.


그런 막장 설정으로 태어난 ‘그레이 고블린’이라는 녀석도 있는데 이 녀석이 바로 노먼 오스본과 그웬 스테이시(피터 파커의 첫사랑) 사이의 아들이었다. 피터 파커에게 덤비다가 얻어터지고서는 기억상실 형태로 어느 해변가에서 발견되었다. 노먼이 한창 잘 나가던 다크 레인에 속해있을 때 해리 오스본에게 줄 ‘아메리카 선’이라는 아머를 만들지만 해리가 거부하자 바로 이 녀석에게 그 아머를 주는 설정으로 나온다. 이후 다크 영어벤저스에서 활동했다는데 인기가 없던 시리즈라 그대로 묻혀버렸다.

노먼 오스본의 특징이라면 스파이더맨에 대한 집착이 매우 강하다는 것이다. 오직 스파이더맨을 괴롭히기 위해 벌인 악행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단순히 피터를 괴롭히기 위해 메이 숙모의 죽음을 연출하고, 피터의 딸을 납치 후 살해하거나 플래시 톰슨을 납치 후 중태에 빠뜨리는 등, 오로지 피터를 불행하게 만들기 위한 순수한(?) 악행을 저지른다. 사실 고블린의 본래 특성이 순수한 아이 같은 장난기에서 시작되는 지라 본래 캐릭터에 충실한 모습을 부여한다.


스파이더맨에 대한 집착이 대단해서, 한 번은 ‘지루한 내 삶에 생기와 목표를 불어넣어줘서 고맙다.’라는 편지를 보내기까지 했다. 정신병적이긴 하지만 스파이더맨을 증오하면서도 적으로서 존경하고 있다. 그리고 피터에 대한 삐뚤어진 애증도 가지고 있어서 자신을 실망시키는 해리 대신 피터를 더 아들처럼 생각하기도 했다. 그래서 피터를 그린 고블린으로 만들려까지 하는 시도를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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