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맥주 기행 - 7
지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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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로겐비어(Roggenbier)
호밀(Roggen)의 맥아가 보리 맥아와 함께 주재료로 사용되어 만들어지는 맥주. 호밀 맥아 자체가 색이 짙은 갈색이라 외견상으로는 흑밀맥주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색과 농도가 비슷해 보인다. 다만 맛은 다른 밀맥주들과 달리 좀 알싸한 느낌을 준다.
독일이 호밀이 많이 나는 나라라서 로겐비어도 많이 생산할 것 같이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현재 생산되는 곳은 바이에른 중부의 레겐스부르크(Regensburg)를 중심으로 몇 군데의 양조장뿐이라 의외로 희귀한 레어템 맥주에 해당한다.
호밀이 많이 나는 지역에서는 자가 양조 혹은 크래프트 맥주 형태로 생산하는 경우가 많고, 비슷하게 호밀빵을 주재료로 만드는 저알코올 양조주 혹은 탄산음료 크바스의 제법을 응용해 허브나 과일 시럽 등을 넣은 제품도 간혹 눈에 띈다.
(9) 벨지언 에일(Belgian Ale)
A. 두벨(Dubbel)
벨기에식 발음으로는 ‘뒤벌’이라고 부른다. 역사적으로 수도자들과 양조사들에 의해 양조되어 왔다. 영어로 ‘더블(Double)’이라는 의미로, 보통 맥주보다 원료가 되는 몰트의 양을 2배로 늘렸다는 의미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몰트의 당이 알코올로 변하는 만큼 도수도 상당히 높은데 사실 이 정도 알코올 도수가 기본적인 벨기에의 맥주의 도수에 해당한다.
연한 적갈색 톤의 색상은 구운 몰트와 캔디 슈가에서 나왔으며 캔디 슈가에서 나온 초콜릿-카라멜, 흑설탕, 건과일류의 향과 미미한 허브, 자두, 바나나, 사과, 향신료 계열의 풍미가 다양하게 맥주 안에 감돈다. 홉을 적게 사용하기 때문에 몰트와 설탕에서 나온 단맛이 제법 강함에도 불구하고 점성이 강하지 않아 입에 엉기지 않고 깔끔하게 사라진다.
병입 숙성이 가능하며 상당한 탄산을 가지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알코올 도수는 기본 6%에서 7.5%까지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는데, 일반 맥주보다는 높은 도수에 해당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마실 때 그 부분이 거부감을 줄만큼 느끼지지는 않는다.
추천• 브뤼흐스 조트(Brugse Zot)
벨기에 서부 브뤼흐(Brugge) 시의 De Halve Maan 양조장의 대표 제품 중 하나로 ‘브뤼흐의 어릿광대’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광대가 춤추는 그림이 라벨에 그려져 있다. 7.5%의 알코올 도수를 가지고 있는데 달달하고 적절한 알싸함이 어우러진 맥주이다.
B. 트리펠(Tripel)
벨기에식 발음으로는 ‘트리펄’이라고 읽는다. 두벨과 비슷하나 역시 보통 맥주보다 3배의 몰트가 투입된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벨기에의 베스트 말레 수도원에서 1932년 처음으로 양조됐는데 1956년이 되어서야 하나의 스타일로 인정받았다.
두벨과는 달리 진한 노랗고 진한 황금색의 색깔과 진한 하얀 거품을 하고 있으며 알싸하고 향수 같은 향이 나며 에스테르는 주로 오렌지와 바나나와 닮아있다. 차분하게 가라앉은 몰트 맛이 화사한 향기와 과일향과 어우러져 꿀, 과일맛이라고 착각할 수 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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