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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Oct 18. 2021

네 번째 차 - 동정벽라춘(洞庭碧螺春)

장쑤성 태호 부근 동정산에서 나는, 향기로 사람을 죽이는 녹차

지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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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정벽라춘(洞庭碧螺春)

벽라춘(중국어: 碧螺春, 병음: Bìluóchūn 비뤄춘)은, 장쑤성 쑤저우시 타이후 인근에 위치한 동정산(洞庭山)에서 생산하는 녹차이다. 채엽 시기는 춘분에서 곡우 사이이며 새싹을 이용해 만든다. 특히 청명 이전에 딴 찻잎으로 만든 벽라춘은 ‘동정 벽라춘(洞庭 碧螺春)’이라고 부르며 최고 등급으로 여긴다.

 

벽라춘을 논할 때 항상 먼저 언급되어야 할 차가 있다. 많은 서적에서 언급하지 않고 그저 동정벽라춘만을 말하는데, 일반인들에게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쑤저우에 가서 벽라춘 관계자들과 이야기할 때 이 차를 모르는 사람은 말 그대로 간첩 소리를 듣는다. 바로 벽라춘의 전신(前身)이라고 불리는 ‘수월차(水月茶)’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기록에도 전하기를, “북송 때에는 장쑤 성 동정산(洞庭山) 수월원(水月院)의 산승(山僧)이 직접 채다하여 제다한 ‘수월차(水月茶)’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벽라춘(碧螺春)’이다.”라고 한다.

 

서호용정차를 공부하면서 잠시 불교 사찰인 용정사에 대한 언급을 했었는데, 사실 중국의 역대 명차 중에서는 불교사원에서 최초로 심고 재배하고, 만들어 낸 차들이 아주 많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들은 각종 옛 문헌이나 중국의 민간 전설 중에서도 쉽게 발견된다.


특히, 중국 쓰촨 성 아안(雅安) 몽산(蒙頂山)에서 생산되는 ‘몽산차(蒙山茶)’는 ‘선차(仙茶)’라고도 하는데 전설에 의하면 한(漢) 나라 때 감로사(甘露寺)의 보혜선사(普慧禪師)가 직접 심었다고 전한다. 그 품질이 매우 우수하여 황제에게 바치는 공차(貢茶)의 반열에까지 오르게 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중국 최초의 공차인 ‘몽정차(蒙頂茶)’이다.

몽정차(蒙頂茶)

뒤에 다루게 될, 푸젠성의 무이산(武夷山)에서 생산되는 ‘무이암차(武夷岩茶)’역시 사찰에서 만든 것을 최고 정품으로 치고 있다. 특히, 무이암차는 승려들이 직접 찻잎을 땄는데, 찻잎을 따는 절기에 따라 각각 ‘수성미(壽星眉)’와 ‘연자심(蓮子心)’ 그리고 ‘봉미용수(鳳尾龍須)’ 등 세 종류의 명차로 구분된다.

연자심(蓮子心)

또한 명나라 융경(隆慶) 연간에는 승려 ‘대방(大方)’이 안후이성 남부의 흡현(歙縣) 노죽령(老竹嶺)에서 직접 차를 만들었는데, 그 맛이 지극히 정묘하여 세상에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사람들은 이 차를 가리켜 ‘대방차(大方茶)’라 불렀으며, 현재 환남차구(皖南茶區)에서 생산되고 있는 둔녹차(屯綠茶)의 전신이 된다.


이외에도 저장성 운화현(云和县) 혜명사(惠明寺)의 ‘혜명차(惠明茶)’, 보타산(普陀山)의 ‘불차(佛茶)’, 황산(黃山)의 ‘운무차(雲雾茶)’, 윈난 성 대리(大理) 감통사의 ‘감통차(感通茶)’, 저장성 천태산(天台山) 방광사(方廣寺)의 ‘나한공차(羅漢供茶)’, 항주 법경사(法鏡寺)의 ‘향림차(香林茶)’ 등은 모두 불교사원에서 최초로 생산한 중국의 명차들이다.


다시 벽라춘의 전신, 수월차의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태평청화(太平淸話)』에 보면, “동정(洞庭) 소청산(小靑山) 마을에는 차가 나는데 당・송(唐宋) 때에 공차로 바쳤다. 마을 아래에는 수월사(水月寺)가 있는데 곧 공다원(貢茶院)이다.”라고 하는 기록이 나온다. 즉, ‘수월차’라는 이름 자체가 ‘수월사’라는 절 이름에서 유래된 것을 알 수 있다. 소청산에서 나는 차라 하여 일명 ‘소청차(小靑茶)’라고도 불렸다.

그래서 쑤저우 차농들은, ‘수월차’를 가리켜, 벽라춘의 ‘노조종(老祖宗; 선조, 조상)’이라 한다.

수월관음상(水月觀音像)

수월사는 남북조 시기의 양(梁)나라 무제 대동(大同) 4년(538)에 창건되었으며, 중국 강남 제일의 명찰임과 동시에 ‘수월관음상(水月觀音像)’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수월사는 불사(佛事)뿐만이 아니라 역대로 공차를 바치고 관장하였기 때문에 일명 ‘수월공다원(水月貢茶院)’이라고도 한다.

 

옛 절 경내에는 적지 않은 유명 인사들의 비각이 있는데 당대 소주 자사를 지낸 백거이(白居易)의 시비, 북송 시인 소순흠(蘇舜欽)의 <소주동정산수월선원기사비(蘇州洞庭山水月禪院記事碑)>, 송대리평사(宋大理評事)였던 소자미(蘇子美)의 <수월선사중흥기비(水月禪寺中興記碑)>등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수월차가 일찍이 당・송 때에 얼마나 많은 문인아사와 고위관직의 귀족층들로부터 호감을 받았는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근거이기도 하다.

벽라춘 발견당시를 묘사한 그림

수월사의 차나무는 대부분 깊은 산골 마을과 산 계곡물 가에서 생장한다. 차나무 주변이 모두 배(梨)나무와 비파(枇杷)나무이다. 그래서 과실의 꽃이 필 때면 그 향기가 코를 찌르듯 온몸으로 확 끼쳐온다. 차나무는 바로 이러한 곳에서 진한 과실 꽃향기를 마시며 자라기 때문에 수월차의 맛은 여느 차와는 다르게 유달리 향기롭다.

 

용정차가 호포천(虎跑泉)과 항저우의 쌍절(雙絶)을 이루듯 좋은 차는 좋은 물과 함께 어울려야 진정한 제 향기를 낼 수가 있는 법. 수월차(水月茶) 역시 수월사 옆의 무애천(無碍泉)의 물로 다려야 제맛이 난다고 전한다.


수월사는 현재 폐사되었지만 동정서산(洞庭西山) 산중에는 아직도 그 당시 심어놓았던 고령의 오래된 차나무들이 적지 않게 남아있고, 당시 산승들이 수월차를 제다하던 기술도 여전히 민간에서 대대로 끊이지 않고 전승되어오고 있다.

원대(元代) 조맹부(趙孟頫)의 동정동산도(洞庭東山圖)

1699년 청나라 강희제가 남쪽을 순례하다가 소주에 이르러 태호를 유람하던 중 배 위에서 쑤저우의 순무(巡撫)였던 송락(宋犖)이 뽕나무 껍질로 만든 종이에 포장된 햇차를 꺼내 보이며 “이것이 동정산(洞庭山)의 명차입니다.”하며 강희제에게 바쳤다. 강희제는 즉시 시종에게 명하여 포장을 뜯게 하였다. 포장을 열자마자 차의 맑은 향기가 사방으로 퍼지는 것이 느껴졌다.


강희제가 자세히 보니 차의 굽은 모양이 마치 소라(螺) 모양을 하고 있었으며, 또 차를 우리니 찻물의 빛깔이 푸르기가 마치 녹옥(綠玉)을 보는 듯했다. 차를 품미(品味)한 황제는 크게 기뻐하여 연이어 감탄을 금치 못하고서 그 자리에서 바로 ‘벽라춘(碧螺春)’이라는 이름을 하사하였다. 원래 그 전에는 혁살인향차(哧煞人香茶, 사람을 죽이는 향기의 차)라고 불렀는데, 황제가 고상치 못하다며 이름을 고쳐준 것이다. 이때부터 벽라춘은 그 명성을 천하에 떨치게 되고, 급기야 중국 십대명차(十代名茶)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그럼, 벽라춘이 생산되는 지리적 배경에 대해 살펴보자.

벽라춘은 장쑤성 오현(吳縣) 태호(太湖) 동정산에서 생산된다. ‘원산지 상품 보호규정’에 의하여 장쑤 성 소주 태호 동정산(洞庭山)의 133제곱킬로미터 반경 내에서 자라는 찻잎만을 채취한다. 실제로 동정산은 육우 시대부터 차 재배지로 기록에 남아 있다. 동정산은 다시 동정동산(洞庭東山)과 동정서산(洞庭西山) 으로 나뉘어지는데 동정동산은 마치 하나의 큰 배가 태호(太湖)를 향해 몸을 내밀고 들어가는 형상을 띠고 있는 반도(半島)이며, 동정서산은 태호 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크고 작은 섬들이다. 이 두 산의 기후는 대체로 따뜻하다. 연평균기온이 15.5~16.5℃이고, 연강우량이 1300~1500㎜이다. 태호의 수면에는 물기가 피어올라 늘 운무가 그윽하다. 공기가 습윤하고 토양은 미세한 산성(酸性) 내지는 산성을 나타내고 있다. 게다가 토질이 푸석푸석하여 차나무가 자라는데 매우 적합하다.

 

위에서 먼저 설명했던 ‘수월차’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동정 벽라춘’은 다른 차들과는 달리, 차나무가 심어져 있는 환경이 과일나무가 공존하는 특이한 재배환경을 형성하고 있다. 현지에 가서 보면, 이곳의 차나무는 복숭아나무, 배나무, 살구나무, 감나무, 귤나무, 은행나무, 석류나무 등의 과일나무와 서로 교차하여 간작(間作, 사이짓기: 주가 되는 작물의 사이에 다른 종류의 작물을 심어 가꿈)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동정산 현지 차나무와 과일나무

이러한 과일나무들은 자연스럽게 차나무에 직접 내리쬐는 태양광선을 막아주는 양산의 역할을 하여 차의 맛을 부드럽게 하고, 과일나무 열매와 꽃의 향기가 차에 흡수되어 독특한 향기를 형성해주게 된다. 꽃이 피는 시기에 현지를 방문해 보면, 차나무를 감싸고 있는 과일나무에 눈꽃이 내려앉은 것처럼 꽃잎에 새하얗게 덮여있어 차나무와 과일나무가 서로 가리어져 보일 듯 말 듯 절경을 이룬 모습을 볼 수 있다.


차나무와 과일나무의 벌어진 가지 끝들은 서로 이어지고, 뿌리와 줄기는 서로 통하여 차는 과일 향을 흡수하고 그 꽃향기는 차 맛을 더해주니, 자연스레 꽃향기와 과일 맛이 깃들어진 벽라춘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벽라춘의 선엽

벽라춘의 채엽은 매년 춘분 전후에 따기 시작하며, 곡우 전후에 따는 일을 마쳐야 한다. 벽라춘의 품질에서는 춘분(春分)에서 청명 때까지 따서 만드는 ‘명전차’의 품질을 가장 으뜸으로 친다. 앞서 살펴보았던 녹차, 서호용정과 같이 ‘일아일엽(一芽一葉)’, ‘일창일기(一槍一旗)’으로 차를 만든다. 길이가 1.6~2.0㎝ 되는 찻싹을 원료로 사용하며 잎의 형태는 구부러져 마치 참새 혓바닥 같아서 앞서 서호용정차와 같이 ‘작설(雀舌)’이라고도 한다. 최고급의 벽라춘 500g을 제다하는 데는 대략 6만 8천~7만4천 개의 찻싹이 필요하다고 한다.

 

가늘고 부드러운 찻잎에는 녹차 특유의 아미노산(amino acid)과 폴리페놀(Tea polyphenols:茶多酚)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한 근의 찻싹과 찻잎을 선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2시간에서 4시간 정도이며, 이렇게 찻싹과 찻잎을 선별하는 과정은 신선한 찻잎을 펼쳐놓는 ‘탄방(攤放)과정’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때 찻싹과 찻잎 속의 함유물들이 가볍게 산화작용을 일으키게 되며, 벽라춘의 품질을 올리는 작용을 겸한다.

벽라춘은 찻잎을 따고 덖는(볶는) ‘채적(採摘)’과 ‘초다(炒茶)’ 과정이 통상 하루에 다 이루어진다. 새벽 5시에서 아침 9시까지 찻잎을 따고, 9시에서 오후 3시까지 부적합한 찻잎을 골라낸다. 이렇게 정성껏 선별된 찻잎은 오후 3시부터 저녁까지 계속 이어서 덖음(炒制) 과정을 통해 완성되게 되는데, 이때 주의할 점은 당일 채취한 차 싹과 찻잎은 당일 바로 덖어야하며, 절대 하루를 넘겨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있다.

 

벽라춘의 제다 공정의 특징은 손에서 차가 분리되지 않음과 동시에 차는 또한 솥에서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찻잎을 주무르고 비비는 ‘유념(揉捻)’과정 중에 덖어 내는 ‘초제(炒制)’과정이 이루어지고, 덖는 도중에 유념과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즉, 덖음과 유념이 함께 동시에 결합하여 이루어지도록 두 과정의 조작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진 뒤, 솥에서 바로 꺼낸다.

벽라춘의 주요 공정순서는 살청(殺靑), 유념(揉捻), 차단현호(搓團顯毫), 홍건(烘乾)의 순으로 이루어지는데 자세히 설명까지 하면 이 글을 읽는 초심자들이 머리 아파할 것이 우려되어 생략한다.

벽라춘의 차단현호(搓團顯毫)

벽라춘은 대략 7등급으로 나누는데, 찻싹과 잎이 1등급에서 7등급으로 점차 확대 분류됨과 동시에 오히려 벽라춘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용모(茸毛;은백색의 융모)’는 점차 감소하는 추세이다.


청나라 말기, 진균(震鈞)이 저술한 『차설(茶說)』에는 “차는 벽라춘을 최고로 치며,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 장쑤 성 천지(天池)의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다음이 용정차이며, 개차(岕茶)는 약간 거칠며……그다음은 육안(六安)의 청자(靑者)이다.”라고 기재되어 있어, 같은 녹차 중에서도, 동정벽라춘이 서호용정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음을 확인시켜준다.

벽라춘의 찻잎이 갖는 특징을 보면, 매 찻잎의 가닥의 꼬임새가 매우 가늘고 섬세하며, 찻잎의 형태는 소라모양으로 말려있고, 찻잎이 온통 백호로 뒤덮여 있다. 빛깔은 은백색에 비취색이 은은하게 나타나고, 향기는 진하고 맛은 신선하고 감미로우며 순후하다.


탕색은 투명한 벽록(碧綠)색을 띠며, 엽저를 보면 밝은 연녹색이 비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벽라춘을 가리켜 ‘하나의 찻싹 또는 한 찻잎에 색과 향과 맛의 세 가지 신선함을 지녔다.’는 뜻으로, ‘일눈삼선(一嫩三鮮)’ 또는 ‘일아엽삼선(一芽葉三鮮)’의 별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그럼 이제, 벽라춘을 제대로 음미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우선 깨끗하고 투명한 긴 유리잔에 70~80도 정도의 끓인 물을 채운 뒤, 찻잎을 넣는다. 유리찻잔 속에 들어간 벽라춘은 이내 곧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하고, 순식간에 찻잔 속에서 일어나는 찻잎의 움직임은 차를 마시기 전 눈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다. 중국인들은 이런 모습을 가리켜 “흰 구름이 소용돌이치고, 눈꽃이 춤추듯 날리는 듯하다.”고 묘사한다. 이때 벽라춘의 맑은 향기가 올라와 시각적 효과에 후각적 효과를 더해 마시기도 전에 흥취를 돋운다.

 

중국의 차 전문가들은, 이를 ‘3가지 신기한 볼거리(三種奇觀)’라 설명한다.

첫째는, 눈보라가 구슬을 뿌리는 듯한 모습을 감상하고, 둘째는 찻잔 바닥이 봄에 물들여진 듯한 모습을 감상하며, 셋째는 수정궁에 봄의 신록이 가득 찬 듯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맛을 볼 때는, 첫째 잔은 색이 옅고, 향기가 은은하며, 맛이 산뜻하고 고아하다. 둘째 잔은 취록(翠綠)색을 띠며 향기 그득하고, 맛은 순후하다. 셋째 잔은 푸르고 맑으며, 향기가 진하여 그 맛이 회감(回甘)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가 있다.


다만, 진한 향기와 맛이 회감하는 일반 우롱차에 입맛이 길들여진 이들은 벽라춘이 선사하는 미묘한 맛을 처음엔 느끼지 못할 수도 있으니 조금은  훈련이 필요하다.

오래 두고 마실 수 녹차의 특성상, 벽라춘의 저장방법은 대단히 정교하고 꼼꼼하다. 전통적인 저장방법은 찻잎을 종이에 싸서 석회 덩어리를 싼 포대와 함께 항아리에 저장한다.


저장할 때는 석회 덩어리의 포대를 밑에 깔고, 종이에 싼 차를 놓는다. 그리고 다시 그 위에 석회 포대를 얹고, 또 그 위에 차 봉지를 다시 포개 놓는 식으로 항아리에 채워 넣고 뚜껑을 닫고 밀봉하게 하는데, 이것이 중국에서 전통적으로 습기를 방지하기 위한 저장 방식이다.

 

현대에 오면서 그렇게 복잡한 전통방식은 사라져 가고, 공기 차단을 위해 세 겹으로 된 비닐봉지나 금박지로 된 봉지를 이용하여 진공의 상태로 단단히 묶어서 영상 10℃이하의 냉장고에 보관한다. 이렇게 저장하게 되면, 다른 녹차 종류와는 달리 오랫동안 보관하여도 그 색과 향과 맛을 유지할 수 있다.

차를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마시지 않더라도, 차의 온도를 맞추는 법만 알아도 차가 가지고 있는 본래의 맛을 끌어내는데 상당한 도움을 준다. 동정벽라춘처럼 섬세한 향을 특징으로 하는 차의 경우는 특히나 물 온도에 따라 상당한 맛의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하여, 사족이긴 하지만, 벽라춘을 제대로 즐기는 위해 간단한 물 온도 맞추기에 대한 조언을 남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벽라춘은 70~80도에 상투법으로 우리는 것이 권장된다.


온도계를 사용할 수 있으면 더욱 정확하겠지만, 통상 펄펄 끓는 물이 당연히 100도일 거라 생각하겠지만, 순수한 조금 비싼 물이 아닌 경우, 생수는 끓는점이 조금 낮다. 그래서 펄펄 끓어도 95도혹은 약간 그 아래 정도라고 보는 것이 맞다. 이것을 다른 주전자나 큰 차호로 옮길 때마다 이론상으로는 5도 정도 떨어진다고 계산하면 된다.


다섯 번째 차 이야기는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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