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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Oct 20. 2021

여섯 번째 차 - 군산은침차(君山銀針茶)

후난성의 동정호 군산도에서 나는 황차이자 모택동의 원픽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366


                군산은침차(君山銀針茶)

 

군산은침(중국어 간체자: 君山银针, 정체자: 君山銀針, 병음: jūnshān yínzhēn 쥔산인쩐)은 중국 후난성(湖南省) 악양(嶽陽)현의 둥팅호(洞庭湖) 가운데 있는 섬인 군산(君山)에서 생산되는 차이다.

 

이 차는 중국의 당나라 때에서 비롯하였고 청나라 때에는 본격적으로 알려져 황실에 바쳐지던 귀한 차이다. 군산에서는 원래 녹차를 생산하다가 후대로 가면서 황차(黃茶)로 바뀌어 현재는 황차(黃茶)가 주류를 차지하여 이 곳의 대표 명차로 자리 잡았다. ‘침형황아차(針形黃芽茶)’에 속한다.


이 차의 특징은 아첨(芽尖)이 두텁고, 솜털 같은 잔털로 가득 덮여 있다는 것이다. 색이 금황(金黃)색을 띠고, 향이 맑고 높다. 모양이 백차의 대표적인 차인 푸젠성 백호은침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맛이 달고도 상큼하며, 탕색(湯色)은 오렌지 빛을 띤다. 군산은침은 특히 마오쩌둥이 가장 즐겼던 차였다는 역사적 사실 때문에, 현재도 그가 했던 당시 호평 멘트를 광고문구로 그대로 사용할 정도로 유명하다.


10대 명차 중에서는 유일한 황차이다. 사실 차를 즐기는 이들 중에서도 황차를 잘 알고 있는 이들은 제법 드문 편이다. 무엇보다 매우 희소하고 귀한 차라서 그렇다.


앞서 이미 6대 차류에서 개론 격인 설명을 하였으나 황차에 대해 약간 설명하고 넘어갈 필요는 있겠다. 황차는 발효를 거친 차인데, 선(先) 발효차라고도 한다. 기본 가공방법을 완료한 녹차에 황차의 제다 과정 중 특유의 과정인 ‘민황(闷黄)’작업을 첨가한 차를 말한다. 여기서 ‘민황(闷黄)’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원래 ‘답답하다’는 뜻인데, 제다과정중의 민황(闷黄) 과정이란, 살청을 끝낸 찻잎을 우피지 등으로 덮어 산소와 빛을 차단하여 누렇게 뜨게 하는 과정이다.


예전에는 찻잎이 건조한 상태에서 민황을 진행하는 ‘건피 민황’으로 황차를 많이 만들었는데 민황 과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요새는 찻잎에 물을 뿌려서 하는 ‘습피 민황’이 많이 행해진다. 이 습피 민황이 보이차의 악퇴와 비슷하다고 헷갈려하는 이들이 있을 수도 있는데, 보이차의 악퇴와 달리 습피 민황은 3~4시간 정도로 그 과정과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간혹 황차 중 건엽의 색이 어두운 차들이 보이는 이유도 이 습피 민황의 영향 때문이다.


이러한 민황 과정에서 찻잎은 점차적으로 발효되고 황색으로 변하는데, 녹차의 쓰고 떫은 맛이 줄어들어 부담 없이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상태로 변하게 된다.


황차의 분류법은 다양한데, 그 중에서도 찻잎의 사이즈에 따라 3가지 정도로 분류하는 방법이 일반적인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황아차 - 가늘고 여린 '단아'또는 일아일엽

: 군산은침, 몽정황아, 곽산황아

2. 황소차 - 봄에 수확한 어린 찻잎으로 가공한 황차 (일아이엽)

: 후난 성의 북향모첨, 저장성의 온주황탕, 쓰촨 성의 야안 황차

3. 황대차 - 여름철에 수확한 찻잎(일아 삼엽에서 일아오엽)

: 안휘성의 곽산 황대차, 광둥 성의 광동 대엽청


자아, 그러면 본격적으로 군산은침차가 나오는 군산도로 들어가 보자.

군산(君山)은 악양시 서남쪽에 위치하고, 동정호 한가운데에 우뚝 솟아 악양루와 멀리 떨어져서 서로 바라보고 있다. 그 거리가 약 12㎞이다. 산의 형태는 타원형을 띠고 있고 크고 작은 72개의 봉우리가 있으며, 가장 높은 곳은 해발 63.3m, 면적은 약 0.96㎢이다. 제다법이 특별한 군산은침차의 다원은 옥띠처럼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군산은 고대에는 샹산, 동팅산, 유원산으로 불렸고, 일부는 ‘작은 봉래’라고 불렸는데 안개 때문에 동화의 나라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한다. 섬의 토양은 비옥하고 대부분 모래 토양이며 연평균 기온 16~17도의 온화한 기후를 가지고 있으며 연강수량은 약 1340미리, 상대 습도는 비교적 높으며 3~9월의 상대 습도는 약 80%, 기후는 매우 습하고 봄과 여름에는 호수의 물이 증발하고, 구름이 가득 차고, 섬이 무성하고, 자연환경이 차 나무가 자라기에 적합하며, 산에는 차정원이 가득하다. 군산도는 호수에 둘러싸여 모래 질의 비옥한 토양이 좋아서 그 영향으로 차의 품질이 좋다고 한다.

군산을 동정호 호반의 악양루에서 보면 사면이 푸른 물(碧色벽색)로 둘러싸여 푸른 비취빛(翠色취색)이 산을 에워싸듯이 주의를 끌어 ‘은쟁반 위에 놓인 푸른 조개’ 같다고 한다. 봉우리들이 얽혀 연이어져 있으며, 구불구불한 골짜기들이 수려한 색깔의 자태를 뽐낸다. 은어(銀魚), 금구(金龜), 반죽(斑竹), 은침차(銀針茶) 등 특산물도 유명하다.

군산도 안내도

군산은침은 수천년 전 순임금의 황비, 아황이 차 종자를 처음 심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황은 요임금의 장녀로서 동생 영영과 함께 순임금에게 시집보내졌다. 갑작스러운 순임금의 죽음을 비통해한 두 황비가 흘린 피눈물이 대나무에 적갈색 얼룩으로 남아 소상 반죽이 되었다 한다.

군산도에서 나오는 소상 반죽은 중국에서는 열녀의 상징이다. 군산도는 동정호에서 가장 큰 섬으로 원래는 동정산으로 불렸다. 중국 단오절의 기원이 된 굴원이 동정산에서 순제의 죽음을 애도하다 물에 빠져 자결한 두 명의 황비를 추모해 ‘군자의 덕을 갖춘 산’으로 칭송한 다음부터 ‘군산’이라고 불리면서 섬의 이름이 군산도로 격상되었다고 한다.

 

군산의 원래 이름은 동정산(洞庭山)으로, 즉 신선이 사는 곳이란 의미이며 호산(湖山)이라고도 한다. 순제(舜帝)의 왕비인 아황(娥皇)과 여영(女英)이, 순제가 남방을 순행하다가 창오(蒼梧)의 들판에서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서 이곳까지 찾아와 상수(湘水)에 투신해 죽었는데 사후 상수의 신(湘君상군)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그래서 동정산을 상산(湘山), 또는 군산(君山)이라고도 부른다. 왕비의 눈물이 핏자국의 흔적으로 남아 있다는 소상반죽은 여동빈(呂洞賓)이 낭송을 하고 승선을 했던 곳이기도 하고, 유의(柳毅)가 서신을 전달한 고사가 있어 신기하고 낭만적인 장소로 기억하게 한다.

비록 면적은 작지만 명승고적이 많이 분포해 있어, 수리하여 복원된 이비묘(二妃墓), 상비사(湘妃祠), 유의정(柳毅井), 전서정(傳書亭), 낭음정(朗吟亭), 망호정(望湖亭), 용연정(龍涎亭), 비래종(飛來鐘) 등 산 전체가 모두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곳곳에 기이한 전설이 전해진다. 그중에서도 유의정, 전서정, 동정묘(洞庭廟)는 모두 유의와 관련이 있다.

 

은침차(銀針茶)의 유래를 보면, 선인들이 살고 있다는 군산(君山)에서 생산되는 차로 당대(唐代)부터 왕에게 진상하던 귀한 물건이었다. 이 은침차는 금어, 은어와 함께 군산의 삼절(三絶)이다. 평소 ‘동정의 다도(茶道)’라는 칭호가 있을 만큼 유명한데, 한 승려가 독특한 방법으로 개발한 군산은침차는 하얀색의 잎이 마치 은빛 나는 바늘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생산량이 적어 희소가치가 있는 차이다. 오대(五代)시기에 공납차로 정해지기 시작해 청조 때는 매년 18근을 공납했다고 한다.

1954년에는 국제박람회에 참가해서 ‘금양옥(金鑲玉)’의 영예를 얻고서 금상장을 획득하기도 했다. 군산은침차는 뾰족한 싹이지만 끓는 물에 담가 놓으면 차 끝이 찻잔의 바닥으로부터 일어서서 마치 국화가 만개한 것 같이 떠 있다가 서서히 가라앉기를 세 번 되풀이 한다. 투명한 잔에 마셔야 제대로 서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고 마시면 맑은 향이 입안 가득히 퍼지며 기분이 상쾌해진다고 한다.

 

선풍신운(仙風神韻)의 군산(君山)은 옛날부터 신선들이 그 물과 바람을 노래할 정도로 푸른빛이 많은 섬이다. 수천 년간 무수한 문인들이 매료되어 시로 읊었던 장소이기도 했다. 당대의 유우석(劉禹錫)은 군산(君山)을 ‘멀리 동정 산수를 바라보면 백색 은반 위에 푸른 소라가 있는 듯하구나(遙望洞庭山水翠 白銀盤裏一靑螺)’ 라고 형용했다.

 

송대를 대표하는 문인 황정견(黃庭堅)은 “강남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먼저 웃음이 나오는구나, 악양루 위의 군산에 있으니,”라고 했다. 시선(詩仙)인 이백(李白)도 찬탄하며 “명호(明湖)를 닦아 옥경(玉鏡)으로 쓰고, 그림 속에서 나온 것이 군산이로다.”라고 읊었다. 이렇듯 군산(君山)의 아름다운 풍경은 각각 특색을 지니고 있으며 기품도 다르고 유적물마다 기묘한 전설을 가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번에 소개하는 군산은침에 얽힌 전설은 다음과 같다.

 

옛날 군산에 장순(張順)이라 불리는 젊은이가 살았는데 근데 이 젊은이는 맘이 너무 착해서 다른 사람 돕기를 좋아하였다. 그의 착한 맘에 강복한 용왕이 이 젊은이에게 밝은 빛이 나는 구슬을 주며 잘 살라고 하였다. 이 젊은이는 마을 사람 전체가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구슬을 청나봉(靑螺峰)에 묻었는데 어느 날 구슬을 묻은 자리에서 은침 모양의 차나무가 자랐다. 그래서 그 차나무를 ‘군산은침’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워낙 역사도 오래되어서 당나라 때는 ‘황령모’라고 불렸고, 찻잔 속에 피어난 연기가 백학처럼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고 해서 당나라 명종이 ‘백학차’로 명했었는데, 청나라 때는 그 모양 때문에 첨차(尖茶) 또는 용차(茸茶)라고도 불리다가 1957년부터 ‘군산은침’으로 명칭을 통일하였다.

1954년 독일 라이프치히 박물관에서 금상을 받은 차이며 당나라 문성공주가 티베트로 시집갈 때 보물로 가져간 차라고도 전해진다.

 

군산은침차(君山銀針茶)는 청명(淸明) 전후 3∼4일에 걸쳐 어린잎을 따서 먼저 솥에서 열처리를 한 뒤 1차 건조를 시키고 다시 수분함량이 50∼60% 정도에서 종이로 싼 뒤 나무상자나 철제 상자에 넣고 40∼48시간 저장시켜 만든다. 황차를 대표하는 차답게, 향기가 맑고 맛은 부드럽고 달고 상쾌하며 우려낸 차의 빛깔은 밝은 등황색이다.

차 싹은 백호가 많고 잎의 모양은 곧고 가지런한 것이 담황색을 띠고 있다. 뜨거운 물을 부으면 찻잎이 똑바로 서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그 모양이 마치 칼이나 창이 빽빽하게 세운 것과 같다고 해 ‘도창임립(刀槍林立)’이라고도 하고, 또는 비가 온 뒤의 죽순과 같다고 해서 ‘우후춘순(雨後春筍, 우후춘순)’으로, 꽃이 활짝 핀 금국(金菊)과 같다고 해 ‘금국노방(金菊怒放)’이라고도 한다. 차에 더운물을 부으면 차 싹이 곧게 뜨다가 천천히 가라앉는데 이런 모양을 보고 당대 사람들은 삼기삼락(三起三落 : 차 잎이 세 번 떴다가 세 번 가라앉는 모양을 보고 이른 말)이라 하였다고 한다.

 

제다방법

 

살청: 100도~120도에 살청을 시작하여 온도를 80도로 낮춘다. 차의 양 약 300그람이 살청 시간 약 5분 살청 후의 무게가 30% 정도 감소한다.

 

탄량 : 살청 후 골고루 얇게 펴서 널어놓는다. 4~5분 후 바로 초홍에 들어간다.

 

초홍 : 숯으로 홍배(건조)를 한다. 온도는 50도~60도, 20~30분 홍배하면 수분이 50%정도 빠진다.

 

초포(민황) 초홍한 찻잎을 살짝 탄량한 후에 종이에 싸서 40~48시간 둔다. 이것을 초포 민황이라고 한다. 민황은 군산은침 제조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차의 색상과 향을 결정짓는다.)

 

복홍(재홍배) 복홍의 목적은 수분을 더 빼고 차의 영양성분을 고정시키기 위해서이다. 복홍의 온도는 50도 정도에 약 1시간 정도 홍배하여 수분을 20%정도만 남긴다.

 

복포(재민황) 방법은 초포와 같다. 20시간 정도 발효를 시킨다. 이때 찻잎이 금황색으로 변하면서 향기가 짙어진다.

 

족화(홍건) 족화의 온도는 50도~55도 정도에서 1회에 0.5킬로그램의 양으로 완전히 건조한다.

군산은침은 마오저둥(毛澤東)의 소울 파트너였던 것으로 유명세를 더했다. 1959년 6월 25일 후난성 소산(韶山) 생가를 찾았던 마오저둥은 군산은침을 한 모금 마시고, “이 차는 맛있다. 정말 좋은 차다.”라며 칭찬을 멈추지 못하였다고 한다. 마오저둥의 감탄사는 지금도 군산은침을 홍보하는 카피로 계속 쓰이고 있다. 7년 후 정치적 생명을 걸어야 하는 중대 결단이 필요했을 때 마오쩌둥은 고향을 찾아 군산은침을 다시 마셨고 1966년 이후 더 이상 고향을 찾지 않았지만 수많은 중국 명차 중에서도 이 군산은침차를 평생 즐긴 것으로 유명하다.

 

70-80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 찻잎을 넣고 1분 정도 후에 마시면 된다. 서너 차례 반복해서 우려내어 마셔도 맛과 향이 여전히 좋다.

황차는 녹차나 홍차에도 들어있는 폴리페놀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특히나 혈관질환을 예방하는데 좋다고 이름이 나있어, 나이든 분들이 많이 찾는 약 같은 차로 통한다.


또한 황차는 이완, 즉 ‘풀림’의 작용을 하는 차이다. 말하자면 스트레스성으로 인한 불안감, 두려움, 긴장감 등 다양한 상태를 완화시켜 주는 역할을 많이 한다고 한다. 개인차가 있기는 하겠으나 피부에 좋은 폴리페놀과 아미노산과 이 이완의 작용으로 스트레스성 여드름이나 뾰루지가 생긴 여성들에게는 장복할 경우 바로 효과가 나타난다는 중의의 설명을 들은 바 있다.


또, 한방에서는 황차가 몸의 냉기를 빼고, 기혈을 풀어준다고 한다. 몸속 독소를 땀과 소변 등으로 배출시키고, 체내의 열을 고루 순환시켜주기 때문이다. 밤새 술자리를 가졌거나, 회식을 해서 다음날 아침 속이 쓰릴 경우, 중국의 차 전문가들은 해장용으로도 황차를 적극 추천하곤 한다.


다만, 카페인, 타닌산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비장과 위가 약한 사람, 임산부에게는 적합하지 않으며, 특히 차갑게 마시는 것은 설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일곱 번째 차 이야기는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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