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관 : 이 사직서에 나오는, 피고에게 했다는 이 조교를 시작할 때부터 시작되었다는 육체적 성희롱과 언어 성희롱에 대한 부분도 다 증인이 쓴 건가요? 이건 원래 중국어로 쓴 건가요?
A녀 : 네. 그렇습니다. 모두 사실입니다.
대본을 누가 썼는지, 번역한 것인지를 묻는데, 모두 사실이라는 말을 매번 악녀는 강조했다.
검찰관 : 그리고 그다음에 라인 대화는 누구와 무슨 내용으로 왜 한 건가요?
박 교수는 알지 못했던 편입 하여 나이가 많은 악녀가 편입과 휴학으로 2학년이었기에 당시 악녀를 쫓아다니며 옆에 늘 앉던 임우문과의 대화였다. 이미 5월 말일에 작성된 것이었는데, 그것조차도 악녀가 증거를 만들기 위해 주도적으로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임우문에게 하소연하는 듯한 어투를 취하고 있었다. 문제는 그 대화 일시가 그녀가 눈이 돌아간 연휴 이후에 작성되었다는 것이 급조된 증거물의 일환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A녀 : 5월 말의 임 우문이라는 친구와 대화를 한 것인데, 제가 성희롱을 당했다는 경험에 대해서 너무 힘들다는 내용을 적고 몇 번이나 피고에게 그러지 말라고 했는데, 그가 듣지 않아 힘들다는 내용을 하소연한 것입니다.
검찰관 : 임우문과의 라인 대화를 넣은 것은 무엇을 증명하기 위한 것인가요?
이때 뜬금없이 장 변호사가 손을 들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의 있습니다. 본 사안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질문입니다.”
검찰관 : 이건 증인이 쓴 거니까 이 사안과 관련이 있습니다. 증인이 쓴 거 아닙니까?
여자 판사가 입술을 앙다문 표정으로 있다가 바로 장 변호사를 쏘아보며 말했다.
“증인이 말하고 쓴 건 모두 증거가 됩니다. 계속해도 좋습니다.”
A녀 : 임우문도 피고의 연구실에 공부를 배우러 과외를 갔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성희롱에 대한 아무런 인지도 없었고 자신은 그런 느낌도 받은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계속해서 교수님의 연구실을 가지 말라고 경고했는데, 그녀는 자신은 그런 일이 없다면서 연구실에 계속 갔습니다. 그런데 임우문이 언젠가 갑자기 저에게 자신의 라인 대화를 보여줬습니다. 그 라인 대화에는 피고가 ‘교수가 학생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학생들에게 이렇게 무료로 과외를 해줄 필요가 뭐가 있겠니?’라고 적혀 있는데, 그 ‘애정’이라는 말이 이상하다며 저에게 물어온 것입니다. 그래서 임우문은 중국어에서 ‘애정’은 남녀 사이에서만 쓰는 단어라고 피고에게 답변한 것이고 그것을 증거로 제가 받아서 제출한 것입니다.
성평회에서 원용한 결정적인 증거랍시고 냈던 그 대화 내용이었다. 추측컨대, 악녀는 B녀를 비롯해서 박 교수의 연구실에 들락거렸던 여학생들 모두를 들쑤셔서 자신의 연기를 통해 자기편을 만들려 했고, 실제로 중문과에 있던 동성애자 운함을 설득했으나 형사고소까지 가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발을 뺀 것이고, 가장 자신과 붙어 다녔던 2학년 임우문에게도 계속 충돌질을 하였으니 실패하고 그나마 유사하게 엮을 수 있는 내용이라고 여겨지는 그 대화를 증거랍시고 내고 ‘애정’이라는 표현을 학생들에게 사용했으니 명백한 성희롱이라고 우길 셈이었다.
검찰관 : 그리고 이 구글의 메모장은 뭡니까?
A녀 : 그건 제가 3월 말에 그런 일을 당했기 때문에 라인 대화를 통해서 피고에게 경고했던 것인데, 피고가 4월 초였나 다시 만났을 때, 그 내용이 문제가 된다면 저에게 강제로 지우라고 했고, 그래서 지웠기 때문에 증거가 없어서 제가 그걸 라인에 쓰려고 했던 것을 미리 준비했던 것이라 구글 드라이브 메모에 남아 있어 증거로 제출한 것입니다.
라인 대화에 쓰려고 중국어로 미리 메모장에 써둔 내용을 라인 대화에 복사해서 넣었다는 것 자체가 자신이 미리 준비한 협박용이라는 설명이 박 교수는 더욱 명백해졌지만, 여자 판사와 여자 검사의 얼굴은 전혀 그런 생각이 아닌 듯, 쾌조를 달리고 있는 듯 보였다.
검찰관 : 그래서 이 메모를 라인 대화에 보낸 게 언제라구요?
A녀 : 3월 말입니다.
검찰관 : 그걸 계속 보내려고 메모에 준비하고 있었다는 겁니까?
여자 검사도 사실은 알고 있었을 터였다. 그 메모 내용이라는 것에는 교수님이 지속적으로 저의 몸을 만지고 성희롱을 했으면 ‘지속적으로’라는 표현이 강조되어 계속 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3월 말은 그녀가 조교를 시작했다고 언급한 시기였다. 그러면 ‘지속적으로’라는 말자체가 거슬릴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리허설까지는 안 했는지 여자 검사도 본능적으로 그 시기를 묻는 시점에서 미묘하게 움찔하고 거슬려하는 것이 박 교수에게 느껴졌다. 여자 판사는 지루한 표정을 지으며 모니터에 머리를 박고 있을 뿐이었다. 악녀는 그 미묘한 의아심을 느끼지도 못한 채 신나서 떠들고 있었다.
A녀 : 당시 저는 제 몸을 만지고 하는 것을 확실하게 느꼈고, 연구실에 가기 시작했을 때부터 바로 그런 행위는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성희롱이라고 확실하게 인지했기 때문에 거부의 의사를 밝혔지만, 피고는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는 저의 반응이 과장되었다고 지적했고, 저는 그냥 저의 과외를 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고, 수업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어서 수업에 들어갔고, 연구실을 매번 찾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메모를 적었고 라인으로 보내서 그렇게 하면 내가 당신의 인생을 끝낼 수도 있고, 타이완에서는 그러면 안된다고 보낸 것입니다.
그럴싸해 보이는 그녀의 증언을 들으면서 박 교수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새삼 그 상황을 정리해보니 5월 말에 없는 증거까지 만들어서 수업에 안 나오고 고소를 감행한 그녀가 3월말 공부를 시작하고 조교를 시작한 그 시점에 이미 폭발해서 그런 글까지 보냈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었다. 그 보냈다는 내용이 완곡한 표현이 아니라 협박에 가까운 것이었고, ‘지속적’이라는 모순된 표현이 쭉 들어가 있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어쩔 수가 없어서 수업에 들어가고 연구실에 왔다는 모순된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검찰관 : 성희롱에 대해서 명백하게 거절하는 의사를 표현했다고 방금 증언했는데요, 어떻게 했다는 거죠?
준비된 대본이었음에도 악녀가 움찔했는지, 아니면 그것도 의도된 것이었는지 여자 판사가 호들갑을 떨며 손을 앞으로 내밀며 휘저었다.
“지금 증인이 양손으로 눈을 감싸고 우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서기 모니터를 못 보니까 지금 내가 묘사한 내용을 속기록에 그대로 적어 넣어주세요.”
‘뭐지? 지금 이 코미디는?’
박 교수는 형사 법정은 고사하고 민사 법정에도 서본 적이 없었던 터라 기준이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았을 때의 경험을 살려보면, 판사가 속기록을 적는 속기사에게 증인이 지금 울고 있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고 그것을 중계하며 속기록에 반드시 넣으라고 하는 것은 블랙코미디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곤란했던 것인지 아니면 극적 연출을 원하는 것이었는지 몰라도 악녀의 행동과는 상관없이 여자 판사의 오버는 그야말로 역겨움의 극치였다. 여자 판사의 싸인이었는지 악녀가 눈물을 훌쩍거리는 듯 콧물을 들이마시는 소리를 내며 증언을 이어갔다.
A녀 : 저의 몸을 만지는 것이 항상 급작스러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저는 매우 친밀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힘이 세서, 제가 교수님에게 경어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에게 이러지 마세요.라고 정도밖에 말할 수 없었습니다.
검찰관 : 증인이 그렇게 말했을 때 피고는 어떻게 반응하던가요?
A녀 : 피고는 어떤 경우에는 웃는 얼굴을 보이며 저의 거절 의사를 매번 무시했습니다. 또 어떤 경우에는 갑자기 숙연한 분위기가 되어 저를 혼내기까지 하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원래 그렇게 하는 것이 정상적인 것이라고 생각했고, 제가 그렇게 거절의 반응을 보였을 때는 하루 정도 그렇지 않은가 싶다가도 저를 조롱했고, 저를 놀리는 듯한 말투를 썼습니다.
검찰관 : 그렇다면 이 구글의 메모장의 내용을 적기 전에 피고의 성희롱이 어떤 것이 있었나요?
A녀 : 가만있어보자. 좀 생각해볼게요. 3월 24일(박 교수 부인의 병원 수술일) 저녁에 피고가 수업을 마치고 토론을 하면서 제 기억에는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요. 저녁을 먹고 와서 연구실에 돌아와 또 저를 건들려는 행동을 보여서 제가 거절을 했고, 그다음 날에도 제가 얼굴이 잘 붉어지는 편인데, 제가 얼굴이 붉어졌다고 자신을 좋아하느냐고 했습니다.
박 교수 부인의 수술이 있던 날의 정황이 박 교수의 머릿속을 헤집었다. 속이 메스껍기 시작했다. 실제로 그날 저녁의 일도 일이지만, 그다음 날 아무렇지도 않게 연구실에 와서 “교수님. 제가 왜 이렇게 교수님 연구실에 오는 것이 좋죠? 왜 제가 이렇게 연구실에 오는 게 좋은 걸까요? 제 얼굴이 빨개진 거 보이시나요?”하던 역겨운 대사와 상황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것을 그녀는 저렇게 바꿔나갔다. 거기까지 말하다가 갑자기 마이크가 끊기고 다시 여자 판사가 손사래를 치며 오버 연기를 이어나갔다.
“다시 증인이 우는 것 같은 표정을 짓습니다. 속기사 증인의 발언 중에 이런 행동이 있었다는 것을 반드시 기록해두세요.”
박 교수는 이젠 어이가 없을 기운도 없어졌다. 눈물을 흐른다고 하지 않고 막 우는 듯한 행동을 보인다는 표현을 하는 것 자체가 너무 코미디스러울 뿐이었다.
A녀 : 이후에, 제가 진술한 컴퓨터에서 수영복 입은 여자를 보여주면서 성희롱한 것이라던가 저의 허벅지나 어깨를 만진 것 등도 모두 사실입니다.
검찰관 : 그날 또 어떤 일이 있었나요?
그때 다시 짜증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던 장 변호사가 이의를 제기했다.
“이의 있습니다. 검찰의 공소내용에 3월 24일의 상황은 들어있지도 않습니다.”
검찰관 : 이전의 검찰관의 의견이 어떠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저는 같은 여성으로서 3월 24일의 상황이 피고가 지속적인 성희롱을 하였고, A녀가 지속적으로 거절하는 상황이 연출되었음을 증명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자 판사는 너무도 불쌍하게 공감하는 표정으로 그녀의 말을 받았다.
“이의를 기각합니다. 중요한 질문이니까 계속하세요.”
A녀 : 3월 28일 오전 9시경에 연구실에 일하러 갔을 때, 저는 피고가 불렀길래 저에게 정식으로 사과를 할 생각인가 보다 하고 갔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피고는 제 구글 드라이브의 메모에 들어있던 그 내용을 보며 저를 꾸짖었고, 자신이 언제 허벅지를 만지고 어깨를 만졌냐며 저를 혼냈습니다. 그리고 전혀 성희롱과 관련된 행동이 없었는데 왜 자기를 모함하냐며 오히려 저에게 화를 냈습니다. 그러면서 등을 잘 가라고 두들긴 적은 있지만 이런 식으로 마치 성희롱을 한 것처럼 적어서 왜 자신을 공격하냐며 오히려 저에게 뭐라고 했습니다. 피고가 갑자기 화를 내고 테이블을 치며 언성을 높이는데 저는 너무너무 무서웠고 그저 연구실을 빠져나오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이상입니다.
박 교수는 헛웃음이 나왔다. 거짓말을 완벽하게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아주 약간의 진실이라도 스포이드로 찍어 넣어야 한다는 글귀가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그녀는 아주 교묘하게 당시에 거짓말을 했던 자신을 추궁하던 박 교수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묘사했다. 다만 그 정황을 진실 그대로 아닌, 사실을 왜곡하며 화를 내는 모습으로 약간 틀어서 자신에게 유리한 것으로 바꾼 것뿐이었다.
검찰관 : 지금 얘기했던 여러 단계에 거쳐했다는 성희롱 동작은 어떤 것들이었습니까?
A녀 : 손으로 저의 허벅지 위에 놓고 10초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었습니다.
검찰관 : 3월 28일 아침에 이런 행동을 누가 본 사람은 없습니까?
A녀 : 죄송합니다만, 통역의 마이크를 꺼주시겠습니까? 통역이 한국어로 통역하는 말이 다 들리기 때문에 굉장히 마음이 불편합니다. 성희롱을 당했던 기억이 다 나기 때문에 인상이 너무 강하게 박혀 있기 때문에요. 다른 방법으로 기억을 되새기게 하는 방법을 반복하지 말아 주시겠습니까?
완벽한 연기에 가까웠다. 자신이 한 말을 법원 통역이 박 교수의 옆에서 엉성한 한국어로 더듬거리며 말하는 것조차 거슬리다는 표현도 우습긴 했지만, 자기에게 그 기억을 다시 회상시키지 말아 달라는 피해자 코스프레는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검찰관 : 그러면 직접 적은 자술서에 내용에 기반해서 모두 사실이라고 보면 됩니까?
A녀 : 네.
검찰관 : 이건 누가 제출한 겁니까?
A녀 : 제가 제출한 겁니다.
박 교수는 그 심각한 상황에서 갑자기 어이가 없어 웃음이 튀어나올 뻔했다. 말로 묻는 것이 고통스럽다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악녀가 자신이 직접 찬찬히 기억을 떠올리며 모두 자술서를 썼다는 것이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질문으로 이해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법 논리상 흐름은 그랬지만, 악녀는 그런 것과 상관없이 준비한 대답을 연이어 술술 뱉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