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녀 : 제가 시간은 잘 기억하지 못하구요. 하지만 첫 번째 수업 중에 제 옆에 판판이라는 학우가 있었습니다.
검찰관 : 이 의견서도 증인이 제출한 거지요?
A녀 : 저하고 다른 학생들이 함께 제출한 겁니다.
검찰관 : 같이 써요?
그제서야 박 교수는 새로 투입된 여자 검사가 아무것도 모르고 사전 설명으로 분명히 이 건은 유죄가 분명하다는 지시만 받고 들어왔지 제대로 사안을 파악하지 않고 서류만을 믿고 들어온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질문들이 틀에 박힌 것이었는데, 정상적이라면 피해자가 직접 자술서를 쓰지 않는다는 사실도 그렇고, 다른 학생들의 의견서를 같이 썼다는 말을 버젓이 증인석에 앉아 악어의 눈물을 흘리며 연기하는 악녀의 지능이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검찰관: 그러면 그 일을 당한 학생이 어떤 상황이었는지 설명할 수 있나요?
A녀 : 아니요. 저는 현재 구체적으로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검찰관: 피고가 그런 행동을 한 시간과 장소를 왜 기억하지 못하는 거죠?
이런 바보 같은 질문이 나온다는 것은 그녀는 아직 진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박 교수에게 강하게 갖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A녀 : 저는 매일 피고를 매일 만난 것도 아니었고, 고정적으로 월요일과 수요일 저녁에만 찾아갔고, 정확히 몇 번을 갔었는지도 잘 기억이 안 납니다.
검찰관: 피고가 마지막으로 성희롱을 한 것은 언제였나요?
A녀 : 5월 24일 저녁, 제 다리를 만졌고, 5월 말 연휴기간에 라인 대화로 언어 성폭력을 한 것이 다입니다.
검찰관: 그러니까 4월 10일부터 5월 24일까지 두 번 얼굴과 허벅지를 만졌다고 진술되어 있는데 이 기간이 맞는 것입니까?
여자 검사가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공소장에는 구체적으로 장소와 성희롱 행위까지 표로 작성하여 기소하였는데, 그 시작이 4월 10일로 되어 있는데, 3월 말부터 시작했다는 증언에서부터 뭐 하나 제대로 아귀가 맞는 것이 없었던 것이다. 성희롱 재판의 경우, 현행범이 아니고 증거가 없는 고소일 경우에는 타이완뿐만 아니라 한국과 전 세계적으로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을 상당히 중요시하는데 그것부터가 모두 깨지고 뒤죽박죽이라는 것을 눈치챈 것이다. 그녀는 애써 자신이 혼란스러워한다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고 능숙하게 연기한다고 생각했지만, 장 변호사는 그녀의 변화 자체에 관심이 없었고, 여자 판사는 오로지 모니터에 얼굴을 박은 채 어떻게 하면 A녀를 더 비운의 주인공처럼 보이게 할지 연구하는 듯 보였다.
A녀 : 제가 제 자술서를 충분하고 정확하게 보질 못해서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겠습니다.
검찰관: 그 말은 자술서 안의 내용에 대해서 확신할 수 없다는 겁니까?
약간 짜증이 났는지 여자 검사의 말소리가 날카로워졌다. 하지만 악녀가 한 톤 더 높은 소리로 그녀의 말에 부정하고 나섰다.
A녀 : 아닙니다. 제가 왜 4월 10일이라고 했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 기간 동안에도 성희롱은 계속 발생했다는 겁니다.
검찰관: 그러니까 확실하게 4월 10일부터 5월 24일의 기간이 맞습니까?
A녀 : 죄송합니다. 기억이 정확하게 나질 않습니다.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었다. 검찰에서는 공소장의 내용과 상관없는 내용으로 다시 피고를 공격하거나 유죄를 다툴 수 없다. 그것은 전 세계 형사법의 기본이다. 특히나 독일을 뿌리로 한 일본의 법률 골자를 토대로 만들어진 한국이나 타이완의 형사법에서는 공소장의 내용과 다른 내용이 나오는 순간, 검찰의 모순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되어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검찰관은 짜증이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검찰관: 그러니까 4월 10일부터 5월 24일 사이에 피고가 갑자기 등을 만지고 허벅지를 두 번 만지고 이 두 차례의 상황에서 증인은 어떤 반응을 보였고, 피고는 어떤 반응을 보였죠?
검찰관은 자신이 당황한 것을 숨기는 것과 동시에 어떻게 해서는 이 사건을 유죄로 만들기 위해 이제 공소장의 내용으로 갈아타서 새로 프레임을 만드는 듯이 증언을 유도하기 시작했다.
A녀 : 피고가 저의 허벅지를 만졌을 때 저는 상당히 충격적인 반응을 보였고 펄쩍 뛰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리고 얼굴을 돌려 피고를 보자 피고는 저의 행동을 보며 비웃고 있었습니다. 그는 저를 자신의 딸처럼 여긴다고 하면서 엉덩이를 만졌고 한국에서는 어른들이 아이들의 엉덩이를 두들기는 식으로 격려를 한다고 그가 설명했습니다. 이상입니다.
검찰관: 그렇게 엉덩이를 만질 때 증인은 그 의견에 동의를 했습니까?
A녀 : 저는 싫다고 하지는 않았지만 좋아한다는 표현도 하지 않았습니다.
검찰관: 공소장에 보면, 증인이 106년(2017년) 4월 10일 오전 8시에서 11시 반경에 성희롱을 당했다고 되어 있는데요.
A녀 : 자술서에 쓰여 있는 것이 다 맞을 겁니다. 저는 지금 아무 생각도 안 납니다. 그리고 다시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증언이 나올수록 증언과 자신이 만들어낸 자술서의 내용, 그리고 공소장의 내용이 다 다르다는 것을 검찰관이 지적하자, 다시 악녀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며 대답을 회피했다. 검찰관은 꿋꿋하게 공소장의 내용만이라도 확인을 받으려고 우겨댔는데, 악녀는 자신이 말하는 것들이 점차 모순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어렴풋이 깨달을 듯했다.
검찰관: 4월 17일 오전 8시에서 11시 반 사이에 성희롱을 어떤 것을 당했습니까?
A녀 : 제가 적은 자술서의 내용 그대로입니다.
검찰관: 4월 19일 8시에서 11시 반 사이 피고가 어떤 성희롱을 했습니까?
A녀 : 자술서에 쓴 내용 그대로입니다.
실수를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으로 악녀가 내세운 것이 자술서의 내용을 참고해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다면 피해자의 본인 증인 심문은 할 필요도 없을뿐더러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 되기 때문에 악녀의 증인 심문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으로 가기 시작했다.
검찰관: 5월 24일 6시 반부터 새벽 1시 반 전후에 피고가 어떤 성희롱을 하였나요?
5월 24일이 다음날 새벽으로 갈 시간까지 연구실에 있었던 것은 악녀가 박 교수와의 머리싸움 끝에 자기가 박 교수를 사랑한다고 고백한 바로 그날 밤이었다.
A녀 : 그날은, 피고가 지속적으로 저를 겁박하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느냐고 마치 칼을 들고 저를 압박하는 것처럼 계속 강요했습니다. 저에게 자신의 손을 잡게 했고, 심박수를 느낀다고 하질 않나, 저의 허벅지와 등 쪽을 더듬었고, 그다음 연구실에서 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하지만 연구실에서 나와 피고가 손가락을 내밀며 손가락을 잡겠느냐고 해서 저는 너무 이상한 느낌에 불편해서 거절했습니다. 그 밖의 일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대개 성희롱 재판에서 피해자가 명확하게 자신이 입은 피해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할 경우, 검찰은 공소를 유지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인 심문은 계속 그런 식으로 흘러갔다.
검찰관: 판판(목사 딸)이라는 학생을 알고 있습니까?
A녀 : 누구인지는 알고 있지만, 친하지는 않습니다.
검찰관: 같은 학생입니까? 교수입니까?
A녀 : 그녀는 학생입니다.
검찰관: 그녀가 106년(2017년) 5월 24일 저녁에 당신과 피고가 함께 523 연구실에 있었죠?
A녀 : 네. 6시부터 9시까지 연구실에 있었습니다. 아마 9시 반경에 그녀는 먼저 갔습니다.
검찰관: 판판이 떠나고 연구실에 계속 남은 거군요?
A녀 : 네.
검찰관: 왜 혼자서 연구실에 남게 된 거죠?
A녀 : 저는 원래 9시에 나가려고 했는데 피고가 뭐 가르쳐줄 게 있다고 하면서 이야기할 게 있다고 했고. 그래서 남았습니다.
검찰관: 피고의 성희롱 행위에 대해서 동의한 적은 없구요.
A녀 : 없습니다.
검찰관: 피고가 증인에게 했던 성희롱 행위를 모두 기억합니까?
A녀 : 5월 24일에 벌어진 것 말인가요?
검찰관: 아니요 전체다 기억합니까?
A녀 : 시간까지 말입니까?
검찰관: 네. 시간까지 기억한다면 더 정확하겠지요.
A녀 : 저는 자술서에 모두 다 적었습니다. 두 번씩 말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검찰관: 그래서 이 성희롱 사건에 대해 이후에 어떻게 처리했나요?
A녀 : 6월 초에 학교 성평회에 피고를 고발했습니다.
검찰관: 증인이 성평회에 피고를 고소한 원인은 뭐였습니까?
A녀 : 5월 24일 새벽에 벌어진 그 일이 너무도 겁이 나서 저는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날까 봐 너무 겁이 났고 그래서 학교 성평회에 고소했습니다.
여기서 자신도 모르게 박 교수가 발끈하고 일어나며 손을 들었다. 물론 중간에 반대심문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일반인이었던 박 교수가 알 리가 없었지만, 5월 24일 사랑하네 뭐하네 악녀가 고백을 하고 나서 그 이틀이 지나서 그녀는 박 교수의 집에서 열리는 파티에 초대받지도 않고서 꼭 참석하고 싶다며 찾아온 것의 완전 모순된 증언을 한 것이었다. 그녀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5월 24일 그 끔찍한 일을 당하고서 26일에 버젓이 그 사람의 집에 놀러 가고 싶다고 찾아와 희희낙락하며 식사하고 놀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이 모순은 반드시 알려야 하겠다고 박 교수는 생각한 것이었다. 여자 판사가 차가운 눈빛으로 박 교수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제지했다.
“피고, 앉으세요. 지금은 피고가 발언할 수 없는 시간입니다.”
어이가 없었지만, 장 변호사마저 박 교수의 옷을 잡아당기며 앉으라는 시늉을 해 보였다.
검찰관: 성평회에 고발할 당시의 내용들은 모두 사실이지요?
A녀 : 완전 사실입니다.
검찰관: 그런데 5월 24일 이후의 라인 대화에서도 지속적으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했다고 피고가 주장하고 있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