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변호인의 반대 심문이 시작되었다. 장 변호사에게 큰 기대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장 변호사의 바로 뒤에 양해를 구하고 직접 심문을 할 준비를 하던 박 교수는, 질문이 겹치거나 여자 판사에게 지적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귀를 쫑긋 기울여 메모할 준비를 마쳤다.
변호인: 증인은 당시 왜 피고의 조교가 되겠다고 했죠?
A녀 : 저는 원래 피고의 조교가 아니었습니다. 피고가 이전에 사정이 있어 뽑았던 조교가 그만두었다고 했고 제가 월요일과 수요일 저녁에 피고의 연구실에서 피고의 아이들과 사모님과 언어교환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피고가 먼저 제안을 했고, 저는 그냥 수락한 것뿐입니다.
변호인: 피고의 조교가 증인 말고 몇 명이나 더 있었나요?
A녀 : 저 한 명이었습니다.
변호인: 증인이 작성한 자술서를 작성한 시간이 정확히 언제이죠?
A녀 : 5월 말에서 6월 초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변호인: 성평회에 적은 문건들이 다 그 시기인 거죠?
A녀 : 네.
변호인: 증인은 일기를 씁니까?
A녀 : 아니요.
변호인: 증인이 작성한 자술서를 보면, 106년(2017년) 3월 말부터 5월 말까지 시간과 피고가 성희롱을 했다고 하는 행위들에 대해 굉장히 상세하고 자세히 기술하였습니다. 당시에 어떻게 이렇게 자세히 기술할 수가 있었죠? 근거가 뭐였죠?
A녀 : 저는 일기는 안 쓰지만, 스마트폰에 있는 캘린더에 메모를 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메일 뭘 했는지 행사 같은 것이나 그날의 일을 적죠. 이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저는 그 기록들을 찾았고 그 기록들이 적혀 있는 것에 따라 적은 것뿐입니다. 그리고 자술서에 적은 것은 그렇게 정확하고 상세하게 적지도 않았습니다. 성희롱과 관련되어 자세히 그렇게 많이 적는다는 것에 대해 생각도 하기 싫었으니까요. 그래서 적을 수 없었던 겁니다.
변호인: 지금 말한 그 캘린더 상의 기록이라는 것에 피고가 그날마다 한 성희롱이 적혀 있었다는 건가요?
A녀 : 그건 아닙니다.
변호인: 방금 검찰관(검사)이 3월 28일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피고가 허벅지를 만지고 등 쪽을 만졌다고 했는데 증인이 작성했다는 자술서에는 피고가 등 쪽을 만졌다고만 적혀 있습니다. 기억의 착오인가요?
A녀 : 자술서에 적혀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날 실제로 제 등을 만지고 했던 일은 있었던 일입니다. 포옹하자고 하고 포옹하는 과정에서 등을 만졌던 것이니까요. 사실 저는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변호인: 증인이 방금 검찰관에게 말한 내용을 정리하면 피고가 증인에게 한 성희롱 행위는 자술서에 이미 기록되어 있는데, 3월 28일에 한 성희롱 행위가 당신의 증언과 다릅니다. 왜 그렇죠?
A녀 : 이건 확실하게 발생했던 상황이 맞습니다. 자술서를 적을 때 시간이 굉장히 촉박했고 상세히 작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일이 터지고 끊임없이 다시 생각해냈고 그래서 말한 거니까 지금 말한 것도 다 사실입니다.
변호인: 방금 증인은 피고가 106년 4월 10일부터 5월 24일까지 손바닥으로 당신의 어깨에 댔다고 했는데, 자술서에 보면 피고가 손바닥을 당신의 어깨에 댔다느니 그런 표현은 전혀 없습니다. 그것도 기억 착오입니까?
A녀 : 제 기억의 착오가 아닙니다. 피고는 두 번에 걸쳐 손바닥을 제 어깨에 댔고 그 점에 대해서는 자술서에 뒷부분에 적혀 있을 겁니다.
변호인: 방금 말한 피고가 손바닥으로 어깨를 두 번이나 댔다라고 하는 부분이 자술서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고 말해주겠습니까?
A녀 : 제가 자술서라고 말한 것은 성평회에 붙여서 낸 또 다른 서류도 모두 포함하는 것입니다. 그중에 어디엔가 있을 겁니다. 아, 성평회 보고서 첨부자료 51페이지입니다.
변호인: 피고가 두 번이나 증인의 엉덩이를 만졌다고 한 것도 모두 연구실 안입니다. 당시에 피고는 왜 증인의 엉덩이를 만졌나요?
A녀 : 두 번 모두 연구실이 맞습니다. 저는 한 번은 서류를 제가 정리할 때였다고 기억하는데 갑자기 저의 엉덩이를 만졌고, 또 한 번은 연구실에서 책꽂이 앞에서 막 정리하고 있는데 제 엉덩이를 만졌습니다.
변호인: 피고가 3월 28일에 허벅지를 만져서 굉장히 불쾌했다고 증언했는데, 3월 29일 라인 대화를 보면 피고에게 아주 농담을 먼저 던지고 말하는데요?
A녀 : 제가 성희롱을 당한 시간은 굉장히 길었습니다. 저는 어떻게 그 사안에 대해서 고발을 해야 할지 어떻게 처리할지를 몰랐습니다. 그래서 그 시간 동안에는 정상적인 교수와 학생 간의 관계를 유지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제가 라인의 대화에 자연스럽게 응대하지 않을 경우 피고는 저에게 직접 만났을 때 질문을 했습니다. 왜 그렇게 대답을 제대로 안 하느냐고요. 그래서 제가 굉장히 예의를 갖추고 한다면 오히려 오해를 받고 저를 조롱하고 비웃었습니다. 심지어 저를 비난하면서 ‘너 나 좋아하지 않냐?’라고까지 하였습니다. 그 시간 동안 잘못된 것을 알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냥 가볍고 친한 척 그렇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 갑자기 대답을 멈추고 악녀가 노골적인 성우 같은 ‘흑흑’ 소리를 냈다. 여자 판사는 여지없이 장 변호사에게 잠시 멈추라는 듯이 손가락을 내밀며 질문을 제지했다.
변호인: 피고에 대한 문제에 대해 뭐가 잘못되었는지 모른다고 느낀 것 말고 피고를 무서워했습니까?
A녀 : 네.
변호인: 4월 11일 피고와 나눈 라인 대화를 보면, 한국어로 ‘ㅋㅋ’이라고 하는 것이 많이 나오는데요. 중국어로 이걸 어떻게 번역합니까? 여긴 번역하지 않고 그대로 표시만 했던데요.
A녀 : 중국어로 ‘킥킥킥’ 하고 웃는 것을 표시합니다.
변호인: 한국어를 중국어로 사용해서 그런 건데, 이 표시는 원래 나이가 어린 사람이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자주 사용하는 것인가요?
A녀 : 기본적으로 그래서는 안 되는 겁니다. 하지만 굉장히 오래 알고 지낸 친한 사이라서 윗사람이 그러는 것을 용납해주는 사이에는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변호인: 그러니까 증인의 말은 피고가 증인에게 아주 오래 알고 지낸 친한 사이의 윗사람이었다는 거네요?
A녀 : 아, 꼭 그런 의미만은 아니구요. 이 달은 피고가 갑자기 저에게 아프다고 들었는데 열이 없냐고 물어봤고, 저는 왜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는지 몰랐고 이상한 질문으로 대화를 시작하니까 저는 몸이 아프지 않았고 열도 내렸기 때문에 그냥 그 분위기를 무마하려고 그렇게 썼던 것입니다.
변호인: 그런데, 그날 하루만 ‘ㅋㅋ’을 쓴 게 아니에요. 여기 보면 327페이지, 329페이지, 330페이지 증거로 제출된 라인 대화에 수시로 그 단어를 쓰고 있습니다. 피고와 이야기할 때면 늘 섰다고 밖에 볼 수 없는데요. 그냥 오래 알고 지낸 친한 나이 든 친구라고 생각한 겁니까? 아니면 교수님이라고 생각한 겁니까?
A녀 : 그런 거 아닙니다. 제가 방금 이야기했지만, 만약 제가 예의를 갖춰 정식으로 대답하면 피고가 그 이후에 저를 만났을 때 저를 비웃고 조롱했기 때문에 우리 친한데 왜 그런 식으로 정색을 하고 딱딱하게 말해?라는 식으로 말해서 저는 그 조롱받는 상황을 면하기 위해서 그렇게 했던 것뿐입니다. 게다가 저는 당시 한국어학과 2학년생이었기 때문에 한국어를 사용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정확하게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잘 몰랐습니다. 그냥 윗사람에게도 써도 된다고 생각해서 가볍게 쓴 게 다입니다.
악녀는 자기 입으로 기본적으로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써도 되지 않는다는 정확한 사전적인 설명을 한지 5분도 되지 않아 다시 거짓말로 자신이 한국어가 서툴렀다는 둥, 특히 증명할 수 없게끔 박 교수가 자신이 깍듯한 존댓말을 하면 조롱했다는 식의 거짓 증언을 계속해나갔다. 박 교수가 그 말을 들으며 더 어이가 없었던 것은 증거로 제출된 라인 대화에서 “교수에게 예의를 갖춰야지.”라던가 “너보다 나이가 훨씬 많았던 조교도 그런 식으로 예의가 없진 않았어.”라고 대화가 기록되어 있음에도 너무도 당당하게 이리저리 거짓말을 쏟아내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을 조목조목 장 변호사에게 바통을 받자마자 추궁하겠다고 메모에 더해 적었다.
변호인: 증인이 검찰에 제출한 기소의 근거가 된 자료를 보면, 4월 17일에 했다는 행위가 발생했다고 기술하고 있는데, 4월 18일의 라인 대화를 보면 증인이 친구에게 하는 말투로 피고에게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좀 마세요.”라고 말하면서 농담을 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마약 정말로 그 전날 성희롱 행위가 있었다면 어떻게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게다가 밝은 투로 친구에게 말하듯이 농담 식으로 충고까지 합니까?
A녀 : 왜냐하면 그 당시에는 피고가 다른 학생들이 계속해서 자기 뒤에서 없는 험담을 만들어내서 한다고 하여 학과의 행정조교도 그의 요구를 전혀 들어주지 않고 심지어 피고와 사모님이 싸워서 안 좋은 상황이었는데 그가 그런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니까 저는 사실 아무 관심도 없었고, 실제로 고민할 상황 거리도 안 되는 것이라고 여겨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도 몰라서 다시 이야기하기 싫어서 그렇게 대답한 겁니다.
변호인: 334페이지에 나오는 ‘쯧쯧’은 한국어의 사용상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한심하다고 할 때 사용하는 표현 아닙니까?
A녀 : 잘 모르겠습니다.
변호인: 증인이 이 용법을 정확하게 알고서 이런 식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A녀 : 제가 인지했다는 것을 이 하나의 상황만으로 전체적으로 제가 그랬다는 식으로 보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데요.
변호인: 증인이 작성한 자술서를 살펴보면, 3월부터 5월까지 이미 지속적인 성희롱 행위를 해왔다고 적혀 있는데요. 하지만, 5월 24일의 라인 대화를 보면, 피고가 증인에게 “오늘은 집사람이 연구실에 오지 않을 건데, 쉴 거니? 아니면 와서 공부할 거니?”라고 묻습니다. 그런데 그 말을 듣고 다시 확인까지 한 증인은 굳이 연구실에 꼭 가겠다고 하고, 심지어 그날 새벽까지 머물렀습니다. 왜죠?
A녀 : 그날 저녁에는 다른 친구 한 명도 또 연구실에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새벽까지 있었던 것은 제 의지가 아니었습니다. 그날 원래 9시에 같이 있던 학생이 먼저 연구실을 떠났는데, 피고가 저에게 다른 일로 상의할 것이 있다면서 저를 남게 한 겁니다.
변호인: 제 질문의 명확한 의도는 증인이 명백하게 가지 않겠다고 하면 되는데 굳이 다른 친구가 오는 것을 알았다는 것은 아무 상관없지 않습니까? 증인이 가지 않겠다고 하면 되는 거 아니었나요?
A녀 : 5월 24일 전에, 제가 아는 다른 학생이 먼저 교수님의 연구실에 가지 않겠다고 했었는데, 그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피고가 굉장히 화를 냈고, 그 학생을 위협했다고 들었습니다. 이후 수업에서도 그 학생에 대해 백안시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학생이 저와 친한 친구였는데 이 일을 보니, 이런 상황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저는 연구실에 갈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저 역시 연구실에 가지 않으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만, 나중에 이전에 그 학생과 같은 꼴을 당하지 않으려면 연구실에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변호인: 그날 말고도 피고와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있지 않나요?
A녀 : 네. 있습니다.
변호인: 증인은 방금 9시 이후에 나오려고 했는데 피고가 붙잡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머물 수밖에 없었다고 했는데요. 피고가 그 말을 당시 9시에 떠나기 전의 판판이라는 학생의 앞에서 했던가요?
A녀 : 그건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납니다.
변호인: 증인이 방금 새벽에 얘기가 다 끝나고 연구실에서 나왔을 때, 피고가 손가락을 잡을 거냐고 했다고 하는데, 그건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랬다는 겁니까?
A녀 : 아닙니다.
변호인: 그럼 어디에서 그랬습니까?
A녀 : 제 기숙사를 올라가는 언덕배기쯤에서 그랬습니다.
변호인: 다음날 피고의 집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했지요?
A녀 : 네.
변호인: 증인은 방금 진술을 통해서 5월 24일 새벽까지 일이 너무 무서웠고 그래서 성평회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했습니다. 이미 5월 24일에 그런 일이 생겨서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는데 왜 피고의 집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을 했습니까?
A녀 : 5월 24일 그날 새벽까지 그런 일이 발생하고 나서 다음날인 목요일 오후에 전공 수업이 있어서 피고의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당시는 학기말이었기 때문에 성적이 걱정되어 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수업에는 굉장히 많은 학생들이 있었는데, 피고가 저와 임 우문이라는 학생에게 파티에 초대를 했습니다. 피고는 저와 임우문에게 두 시간을 제시했는데, 임우문에 목요일 저녁과 금요일 저녁 중에서 저는 임우문에게 같이 갈 거냐고 물었고, 임우문은 목요일에 약속이 있어 못 간다고 해서 금요일에 간다고 했고, 저는 생각해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쉬는 시간에 갑자기 피고가 저에게 다가와서는, 낮은 목소리로 “너 그냥 올래, 아니면 맞고 나한테 끌려갈래?”라고 협박하였습니다. 저는 너무너무 겁이 났고 그래서 목요일에 다른 학생들도 많이 간다고 하니까 그냥 간 것뿐입니다. 금요일은 그냥 없어진 것이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다만 학기말이었기 때문에 필수과목에 제 성적을 받으려면 가는 것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