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사는 악녀 - 77

최종 증인의 결정적 증언 3

by 발검무적

지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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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이 이메일 안에 쓴 내용은 모두 사실입니까?

판판 : 물론입니다. 모두 사실입니다.

변호인: 이 이메일에 보면, 가장 가까이에서 계속 지켜본 증인으로서 피고가 결코 교수로서 성적으로 학생들을 위협했다거나 성희롱 같은 행동은 결코 하지 않았다고 적혀 있고, 심지어 피해자를 자칭하는 학생을 피고의 연구실에서 계속 같이 보았을 때 그녀의 표정이나 미세한 동작에서조차 어떤 협박을 느꼈다거나 싫어하는 내색이라던가 하는 것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교수님을 바라보는 눈에 하트가 튀어나올 정도로 노골적으로 애정을 표시했다고 적고 있습니다. 이렇게 적은 근거가 뭡니까?

판판 : 그것은 5월 24일 함께 연구실에서 2시간이나 같이 있으면서 관찰한 내용에 근거한 겁니다. 제가 그날 앉아서 공부한 자리와 조교가 앉아 있던 자리는 정확하게 서로 마주 보는 위치였기 때문에 그녀의 표정부터 동작까지 모두 적나라하게 볼 수 있는 위치였습니다. 저는 교수님의 자녀들과 언어교환을 하고 있었는데, 조교가 교수님에게 뭔가 물어볼 때마다 그녀의 얼굴은 너무도 사랑에 가득한 기쁜 얼굴로 계속 미소를 멈추지 못할 정도였고, 심지어 제가 중간에 잠깐 교수님에게 뭔가 물어볼 일이 있었을 때, 그녀의 눈초리가 갑자기 매섭게 변하면서 저를 추궁하는 듯한 눈빛으로 째려보기까지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누가 보더라도 당시 조교인 그녀가 교수님을 굉장히 좋아하다 못해 제가 질문하는 것조차도 용납하지 않을 정도로 질투를 하는구나,라는 것을 느끼기에 충분했었습니다. 솔직히 조금 무서울 정도의 기분 나쁜 표정이었습니다.

변호인: 5월 18일에 고궁박물원에서의 야외수업을 마치고 식사를 하러 가지고 먼저 주동적으로 이야기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판판 : 저를 제외한 세 학생이었습니다. 한 학생은 병선이라는 남학생이었고, 다른 두 학생은 여학생이었는데, 이번 성평회 사건에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했던 A녀를 제외한 여학생 두 사람입니다. 그나마 한 여학생은 자신이 양심에 찔렸는지 형사 고소까지는 참여하지 않았는데, 그 여학생과 B녀가 교수님과 함께 식사하러 가고 싶다고 나섰던 것을 명확하게 기억합니다.

변호인: 그렇다면 B녀는 잠시 논외로 하고, 그 성평회에서 피고를 고소하고 자신이 피해자라고 했다가 형사고소에서는 빠졌다는 그 여학생은, 증인이 평소 옆에서 보기에 피고와의 평상시 관계가 어땠습니까?

판판 : 그녀 역시 교수님을 굉장히 좋아하고, 따랐습니다. 그녀는 원래 한국어학과가 아닌 중국어학과 전공자였는데, 선택 교양수업 중에 처음에는 교수님의 수업을 선택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전공수업을 듣고 나서는 너무 교수님이 좋다면서 다른 수업을 변경하여 교수님의 선택 교양수업을 듣겠다고 변경까지 하면서 찾아온 학생이었습니다. A녀의 선동에 동참하여 성평회에 교수님을 고소하고, 이 사건이 벌어지기 직전까지도 그녀는 교수님이 너무도 학생들에게 열심히 해주는 교수님이라며, 하도 난리를 쳐서 누가 보더라도 그 학생이 교수님을 너무 좋아한다는 사실은 명확하다고 인정할 정도였습니다.

변호인: 그 여학생이 교수님을 좋아하는 정도가 이성적인 감정까지 들어있다고 하던가요?

판판: 그녀와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없었기 때문에 그 정도의 이야기를 나눌 사이는 아니어서 그 점까지는 확실하게 잘 모르겠습니다.

변호인: 피고의 조교나 그 여학생이 증인에게 피고가 그녀들을 신체적으로 접촉했다거나 그래서 기분이 불쾌했다더거나 하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나요?

판판: 저는 6월 3일 토요일 그 문제의 여학생이 단체 LINE상에, 교수님이 어떤 학생을 성희롱했다는 내용이 인터넷에 공개되었다며 직접 링크를 올린 것을 보고 그 안에 들어가 이번 일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페이스북상에 남학생이 올린 글에는 노골적으로 교수님이 여학생을 성희롱한 행위가 여럿 있다고 묘사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당시 이름 같은 것이 쓰여있지는 않았지만, 한국어학과 단체 LINE방에 버젓이 그 링크를 그 여학생이 올린 것을 보고, 그 여학생이 자기가 마치 피해를 당한 학생인 것처럼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여학생과 A녀가 합작하여 남학생에게 그 내용을 올리도록 했다는 사실을 다른 친구를 통해 듣게 되었습니다.

변호인: 주심문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여자 검사가 반대심문 순서를 기다리다 못해 급한 마음에 증인석 앞으로까지 나오는 바람에 바로 검찰 측 반대심문이 시작되었다.

검찰관: 지금 방금까지 증인이 한 증언에 따르면 피고는 굉장히 훌륭한 평가를 받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외교대 성평회에서는 이미 피고의 성희롱 정황이 너무도 엄중하고 심각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증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인의 평가가 정확하다고 자부합니까?

판판 : 네.

검찰관: 무슨 근거에서 증인의 판단이 성평회의 조사 결과보다 정확하다고 하는 거죠?

판판 : 피고는 저에게 성평회의 조사를 받고 나와 어이가 없다면서 그 조사과정 녹취파일을 저에게 직접 보내주었습니다. 그 첫 번째 조사 내용을 들어본 저는 성평회가 굉장한 선입견을 가지고 사건을 끼워 맞추려고 한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의 답변만을 끼워 맞추기 위해 교수님의 이야기나 명확하게 제시된 반증의 객관적인 증거 등은 모두 무시하였습니다. 게다가 가장 심각했던 것은 성평회에서 조사가 시작하기 전부터 이 모든 것이 날조이고 조작이라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객관적인 증인인 제가 증언하겠다고 수차례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저에게 이메일 받은 것으로 충분하는 말로 저의 증언을 듣지도 않고 조사 결과에 반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평상시에 있었던 일에 대한 증언도 증언이지만, 사건이 확대되고 나서 A녀가 강조한 5월 24일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현장에 함께 있었던 저의 증언은 듣지도 않고 그냥 덮었다는 것은 성평회의 조사가 전혀 공정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성평회가 낸 결론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검찰관: 피고가 언제 성평회의 조사 내용을 증인에게 들려주었나요?

판판 : 성평회의 1차 조사가 끝난 직후였습니다.

검찰관: 증인이 생각하기에 피고가 왜 성평회의 1차 조사 녹음파일을 증인에게 들려주었다고 생각합니까?

판판 : 왜냐하면 이 사건이 터지고 나서 모두 A녀의 선동에 넘어가 아까 말했던 여학생처럼 모두를 선동하고 나서 교수님이 어떤 분이셨는지 진실을 말해줄 학생은 거의 없었습니다. 저와 아까 말했던 남학생 병선이라는 학생 둘만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해서 양심에 따라 교수님의 누명을 벗겨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뭔가 도울 것이 없는지 교수님을 찾았고, 교수님은 외국인 신분으로 이런 황당한 일을 당한 것도 처음이었지만, 성평회에서 이루어지는 조사가 도저히 공정한 것이 아닌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저희들의 의견을 물은 것입니다.

검찰관: 그러니까 증인은 이 사건 이후로 계속 피고를 지지하고 응원했다는 거군요.

판판 : 그렇습니다.

검찰관: 증인은 당시 왜 피고에게 그런 지지를 보였나요?

판판 : 저는 당시에도 교수님에게 달려가 말했지만, 저는 교수님이 그런 분이 아니라는 것을 곁에서 보고, 듣고, 모든 정황을 확인했기 때문에 모든 학생들이 교수님을 믿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저만큼은 교수님을 믿고 진실을 믿습니다. 왜냐하면 저의 엄마 아빠고 그런 류의 말도 안 되는 모함과 음해 공격을 교회에서 받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렸었습니다.

검찰관: 아까 말한 성평회의 1차 조사 녹음파일은 어디에서 들었나요?

판판 : 교수님의 연구실에서 들었습니다.

검찰관: 당시 연구실에 또 누가 같이 있었나요?

판판 : 남학생 병선이 있었습니다.

검찰관: 증인이 들은 내용의 대개 내용이 어떤 것이었는지 기억하나요?

판판 : 상대편인 성평회의 위원이라는 사람이 피고를 향해 학생들의 신체에 접촉한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물었고, 피고가 그런 사실이 있다고 대답하자마자, 그다음 설명을 막아버리면서 언성을 높이며 “맞네. 있었다고 인정하네.”라는 식으로 몰아붙였습니다. 당시 피고가 여러 가지 그들이 누명을 씌우려 드는 상황이라는 설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성평회 위원의 말투나 예의 없음은 정도를 넘어섰고, 게다가 교수님이 어떤 설명을 하고 증거를 내놓더라도 성평회 위원들은 교수님의 설명이나 증거를 받아들이기는커녕 들어보려고 하지도 않는 것이 명백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저 모함을 선동한 학생들이 이런 류의 성희롱에 대해서 싫어했다 그러니 학생들이 싫어했다고 하면 그것으로 성립이다라는 식의 억지를 부리고, 심지어 한 위원은 여러 학생들의 조사 내용을 읽어주다 말고, 어떤 학생이 신체의 접촉이 있었지만 아무런 이상할 것이 없는 정도였고 성희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읽으면서도 다른 학생들 중에서 그 행동이 싫다고 한 학생이 있었기 때문에 이것은 성희롱으로 성립된다는 궤변을 늘어놓았습니다. 대략 그런 내용들이었습니다. 나머지는 상세하게 기억나지 않습니다.

검찰관: 그 녹음은 대략 어느 정도 길이였나요?

판판 : 아마도 제 생각에 5분에서 10분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검찰관: 가장 길었던 녹음은 몇 분정도였나요?

판판 :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습니다.

검찰관: 피고가 그 녹음을 들려주고 난 뒤, 증인에게 성평회에 증언을 해달라고 하던가요?

판판 : 아니요. 그전부터 성평회의 조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제가 증언하기를 원한다고 이메일을 보냈었다고 아까 말했는데요.

검찰관: 그것과 상관없이 이 녹음을 들려준 이유가 이걸 듣고 성평회에 증언을 해달라고 한 거 아니었나요?

판판 : 다시 말씀드리지만, 녹음은 상관없이 조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해서 제가 자발적으로 성평회에 이메일을 보냈고 심지어 몇 번이나 직접 조사를 받게 해달라고 찾아가기까지 했습니다.

검찰관: 그 녹음을 듣고 나서 무슨 일이 있어도 증언을 하겠다고 결정하게 된 건가요?

판판 : 아니라고 하잖아요. 아는 이미 이 사건이 터졌을 당시부터 증언을 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전에 교수님에게 그 어떤 부탁을 받거나 한 일 없습니다.

검찰관: 피고가 증인에게 준 성적이 좋았나요, 나빴나요?

판판 : 지금 질문의 요지가 다른 학생들과 비교해서를 묻는 건가요? 정확히 뭘 묻는 겁니까?

검찰관: 증인은 한국어학과에서 어떤 식으로 성적을 책정하는지 알 거 아닙니까? 피고의 수업 성적이 좋았냐구요?

판판 : 보통이었던 것 같습니다.

검찰관: 몇 점인데요?

판판 : 중간고사만 보고 이 사건이 터졌기 때문에 성적은 알 수가 없습니다. 성적 자체가 나오지 못하고 교수님은 수업에서 배제되셨습니다.

검찰관: 90점 이상 아닙니까?

판판 : 아닙니다.

검찰관: 85점 이상?

판판 : 알 수 없습니다.

검찰관: 최고점이 몇 점이었습니까?

판판 : 점수가 안 나왔는데 어떻게 점수를 압니까?

검찰관: 최소 85점은 받았겠지요?

바보 같은 질문이 계속되자, 특유의 여성적 짜증이 발동한 장 변호사가 손을 들고 외쳤다.

“이의 있습니다. 본 사안과 아무런 관계없는 질문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여자 판사가 마치 중재하듯이 나서서 말했다.

“증인이 이미 기억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니까 중복해서 질문할 필요 없습니다.”


여자 검사는 박 교수가 성적을 미끼로 판판에게 반대 심문을 시켰다고 주장하는 그림을 만들고 싶어 했으나 아무리 1년이 넘게 지났다고 해도, 사건 기록에도 나와 있고, 무엇보다 방금 그녀가 말했던 것처럼 사건이 일어나 6월 초는 종강 이전이었기 때문에 강의 자체에서 배제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적으로 판판을 유도할 수 없다는 것이 명백했지만, 검사가 머리가 나쁜 것인지 아니면 여러 번 물어서 기록에 그것을 남겨 머리가 나쁜 여자 판사에게 그러한 인상을 주려는 것인지 도통 알 길이 없는 슬랙스틱 코미디 같은 상황이 이어졌다.

검찰관: 5월 24일 9시에 실제로 피고가 A녀에게 연구실에 남으라고 요구했던 것은 사실이죠?

판판 : 아니요. A녀가 피고에게 자기만 따로 남아서 물어볼 것이 있으니 제가 먼저 연구실을 떠나라는 식으로 쳐다보고 말했고 그래서 연구실에 남게 된 겁니다.

검찰관: 피고가 연구실에 남으라고 요구한 게 아니라구요?

판판 : 네. 피고는 그런 요구를 한 적이 없습니다.

검찰관: 만약 그렇다면, 변호인이 아까 물어봤을 때 왜 대답을 조금 늦게 했습니까?

판판 : 제가 대답을 늦게 했나요?

검찰관: 아까 증인의 부모님이 그런 상황에 처한 적이 있다고 하면서 그러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부모의 감정을 피고에게 투영하면서 이런 증언을 하게 된 건가요?

또 짜증스러워진 장 변호사가 소리를 질렀다.

“이의 있습니다. 이건 가정성 질문입니다. 게다가 본 사건과 아무런 관계도 없습니다.”

이번에는 여자 검사도 물러서지 않고 대들었다.

“이건 증인 자신이 말한 겁니다. 게다가 본안에서는 증인이 왜 피고의 중대 관련된 사건의 증언을 서게 되었는지 성평회의 진술이 왜 증거능력이 없는지 증인이 말하는 것과 성평회의 조사가 정반대 됩니다. 그래서 명확하게 그 의도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자 여자 판사는 여지없이 다시 여자 검사에게 온화한 미소를 보내며 말했다.

“이의를 기각합니다. 증인은 질문에 대답하세요.”

판판 : 제가 부모님에 대해 느끼는 감정과 피고를 도와야겠다고 하는 감정은 같은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만약 교수님이 성희롱을 한 적도 없다는 증거가 없다고 하더라도 하지 않은 행위를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그 곁에서 객관적인 입장에서 모든 상황을 보고 듣고 느낀 제가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저는 단순히 감정을 투영해서 법원까지 나와 교수님을 돕겠다는 증언을 하는 것이 아님을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판판의 단호한 표정과 똑 부러지는 발언에 더 이상 후벼 팔 곳이 없다고 느낀 여자 검사가 단념하듯 말했다.

“검찰 측 반대 심문 마치겠습니다."


다음 편은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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