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관님? 보좌관?
존댓말을 왜, 어떻게 사용하는지 정말 아는 걸까?
대한민국 국회의원은 보좌진을 국가의 돈으로 둘 수 있다. 그 단계는 보좌관, 비서관, 비서의 3단계 정도로 나뉜다.
이들의 면면을 보면, 국회의원의 사촌, 조카, 사돈의 팔촌부터 시작해서 지역 유지의 자식, 전 국회의원의 보좌관 출신 등등 다양하다.
공식적인 공모를 통해 모집하기도 하는데, 나름 정치에 뜻을 가지고 바닥부터 인턴을 지원하는 젊은이들부터,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로스쿨 출신에서 경찰출신까지 나름 자신의 스펙에 자부심을 가질만한 젊은이들은 물론, 나이가 지긋한 이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까지 정말 다양하다.
며칠 전, 한 의원실에 통화를 할 일이 있었다.
공공기관의 비리를 녹취까지 증거를 확보하여 민원형태의 제보를 한 참이었다.
전화응대를 하는 비서도 아니고 중간에 있는 비서관도 아니고 국회의원당 2명밖에 없다는 보좌관의 이름을 지명하고 찾았다.
그는 사안의 심각성을 듣고나서는 자기 의원실에 연락을 주어 감사하다며 제대로 살펴보려하니 자료를 보내달라고 요청까지 했다.
자료를 보내준지 두 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서운하기도 하고 괘씸하기도 한 마음에 전화를 걸어 어찌된 것이냐고 자초지종을 물었다.
그랬더니...
제가 이 건으로 꼭 교수님에게 보고 전화를 드려야 합니까?
조금 어안이 벙벙했다. 민원성 제보를 하고 자료까지 보냈는데 결과를 통보해주는 게 당연하다는 내 생각이 잘못된 것인가?
그래서 다시 물었다.
아니, B보좌관에게 내가 그걸 묻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요?
그랬더니 돌아온 답변은 더 어이가 없었다.
저는 교수님이라고 호칭해드리는데 왜 저를 하대하시는 거죠?
엉??
정말 어이가 없어 한 십초가량 말문을 잃었다가 바로 반문했다.
내가 B보좌관'님'이라고 안 불렀다고 지금 나에게 하대했다고 하는 건가요?
아, 됐구요. 더 말하기도 싫습니다.
보좌관이란 직업은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일을 하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엄연한 별정직 공무원이다.
일이 많고, 자기가 모시는 국회의원에게 맨날 혼나고 스트레스 받는 젊은이의 투정이라고 봐주고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제보를 한 민원인에게까지 이 따위 언행을 보이며 인성의 바닥을 보이는 녀석이, 과연 정말 힘없어서 도움을 청하러 오는 이들에게 얼마나 떠받들어졌길래 이렇게 구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정말 괘씸했다. 그래서 통화 말미에 말했다.
B보좌관이 모시는 의원에게 내가 직접 통화가 안되어서 전화한 게 아니요. 본의아니게 핸드폰에 자동 녹음 기능이 있어 지금 통화까지 녹음이 되었는데 의원에게 지금 B보좌관의 언행을 문제 삼아도 괜찮겠어요?
그의 태도가 긴급하고 간절하게 완곡해졌다.
국회의원도 그래선 안되는데 보좌관이 이 정도면 어느 국민이, 그들에게 제보를 하고 도움을 청할 것인가?
한심스럽고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녀석들이 모시는 국회의원이라는 자들은 뭐가 다를 것 같은가?
정의를 외치고, 기회가 있으면 TV에 얼굴을 내밀고 표밭이 될만한 곳에 가서 얼굴을 들이미는 그들이?
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