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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Jan 08. 2022

중국 바이주[白酒]는 어떻게 구분하나요?

중국 명주 기행 3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660


바이주[白酒]는 어떻게 구분하나요?

백주를 구분하는 방법은 산지, 향의 종류 등으로 구분할 수도 있으나 이런 특징은 주로 사용된 누룩에 의해서 결정되는 경향이 크므로 기본적으로는 술밥을 만들 때 사용하는 누룩으로 그 종류를 구분한다.

 

사용되는 누룩의 종류에 따라 대곡주(大曲酒), 소곡주(小曲酒) 부곡주(麩曲酒), 혼곡주(混曲酒) 등으로 구분한다. ‘대곡(大曲)’은 사용된 누룩의 덩어리가 크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이에 함유되어있는 균류는 곰팡이와 효모이며 ‘소곡(小曲)’은 상대적으로 누룩의 덩어리가 작은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러한 구분은 형식적인 것일 뿐 실제 각 양조장마다 사용하는 누룩이 다르기 때문에, 마오타이처럼 800년이 넘도록 계속 한 가지를 오랫동안 사용하는 양조장도 있고, 현대적인 개량을 거듭하여 향과 맛을 조절해온 곳도 있기 때문에 같은 대곡이라고 하더라도 결과물은 완전히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술의 맛이 누룩의 종류에 따라 같다고 할 수는 없다.

 

백주를 제조하는 방법에 따른 분류

• 고상법 

  : 술밥을 만들 때 고슬밥 형태로 발효하여 만드는 방법

 

전통적인 백주 제조방법이다. 고상으로 당화, 발효시킨 후 증류하여 등급을 나누고 그대로 병입한다. 주정이나 기타 향료 따위는 첨가하지 않으며 각각의 양조장 고유의 향과 맛을 갖는다. 생산량이 적고 맛과 향이 생산될 때마다 조금씩 달라져 일관성이 떨어질 수 있다.


우량예(五粮液), 마오타이(茅台), 동주(董酒) 젠난춘(劍南春, 검남춘), 루저우라오자오(瀘州老窖, 노주로교) 등이 이에 속한다. 이 중 우량예(五粮液, 오량액)가 농향형(濃香型)으로 가장 향이 강한 편이며 젠난춘(劍南春, 검남춘)이 가장 부드럽다.

 

  ◦ 대곡(大曲)

대곡주는 대곡을 당화 발효제로 사용한다. 대곡의 주요 원료로는 밀, 보리에 일정량의 완두를 첨가한다. 대곡은 온곡(溫曲, 따뜻한 정도의 온도에서 발효)과 고온곡(高溫曲, 조금 더 높은 온도에서 발효)으로 나뉜다.

 

  ◦ 소곡(小曲)

소곡주는 쌀을 그 원료로 하며 반고체 상태로 발효를 시킨다. 주로 중국 남쪽 지방에서 만들어지는 백주가 소곡을 사용한다. 소곡의 품종은 매우 다양하며 사용된 약재의 종류에 따라 각각 달라진다. 주요 원료는 털 곰팡이와 리조푸스 계열의 곰팡이와 효모다.

 

  ◦ 부곡(麩曲)

부곡은 중국 독립 이후 연태(烟台, 옌타이)에서 사용방법이 개발되었다. 균류를 먼저 순수하게 배양하여 주모를 당화 시킨 다음 발효제를 첨가하여 발효하므로 발효시간이 현저히 짧아지고 이런 이유로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다. 이에 많은 수의 양조장에서 이 발효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방법으로 생산되는 술의 양이 가장 많아 대중적으로 소비되고 있다.

 

  ◦ 혼곡(混曲)

말 그대로 대곡과 소곡을 섞어 발효시키는 방식이다.

 

  ◦ 기타

당화 효소제, 건조효모(혹은 생효모), 발효제 등을 사용하여 발효시키는 방식이다.

 

• 고액상(高液狀) 결합법

고액상법이라 불리는 것으로 술에 곡물을 넣어 발효시키는 중 주정을 첨가하는 방식이다. 90년 말 백주 제조기술로 허가되었으며 이로 인해 백주의 생산량이 무한대로 늘어나게 되었다. 이 혼합술과 순수 양조술을 비교해보면 비록 맛의 차이에서 느껴진다는 한계를 갖는데, 화학제품이 혼합공정 중에 들어가게 되어 어떤 식으로든 인간에게 유해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게 된다.

 

  ◦ 반고체, 반액체 발효법

쌀을 원료로 하여 소곡을 당화 발효제로 사용한다. 먼저 고체상태에서 당화를 진행한 다음 반고체화 한 다음 반액체 상태에서 발효를 진행한다. 이후 증류하여 백주를 제조한다. 이 방식을 대표하는 술은 ‘규림삼화주(桂林三花酒, 구이린싼화주)’를 들 수 있다.

 

  ◦ 관향 백주(串香白酒)

동주(董酒)에서 개발한 공정인 ‘관향 공정(串香工藝)’이라는 쌍배법(雙醅法)으로 제조한 백주를 말한다. 사천타(四川沱) 등이 이 술에 속한다. 원래는 향을 조절하기 위하여 이전에 생산된 술을 넣고 혼합하여 증류하는 공정이었으나 현재에 와서는 발효 후 증류하기 전 주정을 주입하여 혼합한 다음 증류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알코올의 양에 따라 증류되어 나오는 술의 양이 무한대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위험한 제조방식에 속한다.

 

  ◦ 혼합백주(勾兑白酒)

액상법으로 제조할 때 고상법 백주를 최소 10% 이상 사용하거나 주정을 적정 비율로 사용하여 만든 백주.

 

• 액상발효법

가짜술 공장 적발한 공안

원료에 전분과 당분이 들어있으며 액상 당화, 발효 후 증류할 때 밑술 혹은 주정(에틸 알코올)을 첨가하여 혼합한 후 실시한다. 향을 추가하기 위하여 별도로 제조된 밑술(탁주상태)이나 향과 맛을 내는 식용 첨가제를 추가하여 생산한다.

발효에서 증류까지 한 번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일보법(一步法)’으로도 불린다.

 

전통적인 방식이든 현대적인 방식이든 정상적인 방법과 다른 변칙적인 생산방식이 도입된 주요 원인으로는 60년대 들어서면서 백주의 소비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전통적인 생산방식으로는 도저히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된 데에 있다. 원료 역시 술 제조하는 데에 모두 동원되면서 순수하게 수수만으로 만들 수 있는 상황을 넘어서게 된다. 그렇게 되면서 당분, 전분 함량이 많은 고구마, 감자, 옥수수 등등 다양한 원료의 도입도 시도되게 된다.


그러나 이런 원료들로 생산하게 되면서, 백주 특유의 향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그래서 수수로 만든 전통적인 향이 나는 고량주의 주정과 수수를 발효시킨 술밥을 증류하기 전에 혼합하여 그 향을 어느 정도나마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 바로 관향공정(串香工艺; 향이 없는 술에 향을 꿰어 넣는 공정)이었다.


그런데 그 공정을 통해서도 전통 백주에서 나야 할 향으로는 부족했다. 때문에 따로 향료를 더 집어넣게 된다. 이러한 과정이 지나고 이후 8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아예 백주 제조회사들이 원가절감을 위하여 그냥 대량 생산된 주정을 퍼붓고 향신료로 맛을 내기 시작하면서 전반적인 품질의 저하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백주에서 나온다는 향의 주성분은 도대체 무엇인가요?

화학적 상식으로 살펴보면, 백주의 향을 결정하는 주성분은 알코올류, 에스테르류, 산류, 알데하이드/케톤류, 알데하이드에스터류, 방향족 화합물, 질소화합물과 퓨란화합물 등이다. 이 주성분들에 대해 조금 더 세부적으로 나누어 살펴보기로 하자.

 

• 알코올류

에탄올 외에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이소아밀알콜, 이소부틸알콜, 노멀프로필알콜이며, 농향형(濃香型)과 장향형(醬香型) 백주에는 일정량의 노멀프로필알콜과 순수한 당과 조향제가 향의 주요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 에스테르류

과일향을 내는 화합물들로, 각종 향형 백주의 향을 결정하는 주요한 물질들로 바디감과 향기를 결정짓는다. 카프론산 에틸(ethyl caproate), 에틸 락테이트(ethyl lactate), 에틸 아세테이트(ethyl acetate)가 백주의 향기를 결정짓는 주요 물질이다.


• 젖산, 아세트산, 낙산(butyric acid) 등의 유기산 종류는 백주의 목 넘김과 뒷맛을 결정짓는 주요 물질들이다.

 

• 아세틱 알데하이드, 2, 3-부타네디온(2,3-butanedione)등의 알데하이드/케톤류, 에틸리덴 에스테르, 에틸구아야콜(4-ethyl guaiacol), 벤즈알데하이드(benzaldehyde), 바닐라와 타이로솔(tyrosol)은 장향형(醬香型) 백주의 중요 향기성분이다. 시향형(豉香型) 백주에는 2-페닐에탄올(2-phenylethanol)의 함량이 높고 미향형(米香型)에도 함유되어있다.

 

• 질소화합물

 

테트라메틸피라진(tetramethylpyrazine)이나 트리에틸피라진(trimethylpyrazine) 2,6-디메틸피라진(2,6-dimethylpyrazine) 같은 물질들을 함유하고 있다. 퓨란으로는 퓨르알데하이드(furaldehyde)들이 비교적 많은 편이며 이것이 장향형(醬香型) 백주의 특징성분 중 하나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질소화합물이 많이 들어가 있을수록 전통 백주에서 멀어지는 유사 혼합물로 품질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보면 된다.


예컨대, 과일향이 진하게 들어간 ‘수정방’같은 경우 에스테르 계열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간 술이다. 이러한 특징들은 위스키나 꼬냑 등에서도 보이는 특징이기는 하지만 백주에서 특히 질소화합물들이 강하게 눈에 띄고 있어 주목된다.

 

향에 의해 백주를 분류하는 법

 

1. 장향형(醬香型)

모향형(茅香型)으로도 불리며 귀주성 인회(貴州省 仁懷)의 마오타이(茅台, 모태), 랑(郎, 낭), 황진멍(湟金夢, 황금몽), 구이하이(貴海, 귀해)들이 모두 전형적인 장향형에 해당한다. 이 종류의 술들은 수수를 주원료로 만든다. 밀을 고온에서 발효시켜 만든 고온 대곡 혹은 종곡(縱曲)누룩과 당화 발효제로 에스테르 효모를 사용하여 고온 상태로 쌓아두고 1년을 주기로 두 번 원료를 투입하며 8차 발효시킨 술밥으로 양조를 시작하며 7차에 걸쳐 증류하여 수 회로 나눠 완성된 술을 얻어내며, 이 술을 장기간 저장한 후, 최종적인 술을 얻는다.

 

맛과 향의 주된 성분은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으며 고비점의 휘발물질들로 구성되었다는 기초적인 분석이 알려졌을 뿐이다. 술의 색은 무색투명 혹은 미황색을 띠어 투명하고 맑으며 장향이 뛰어나고 우아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들고 잔을 비운 후에도 잔에 향기가 남아 그윽하고 품위 있는 향이 오랫동안 유지된다. 술의 맛은 깔끔하고 부드러우며 바디감이 두텁고 뒷맛이 오래간다.


이 계열은 흔히 누룩 특유의 진한 냄새가 조금 나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흔히 말하는 중국술의 강한 향이 갖는 고정관념을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는데, 탕류와 함께 먹는 소주에 익숙했던 한국인들이 기름기가 많은 중국 요리와 함께 몇 번 먹어보게 되면, 처음 시작이 어려울 뿐, 익숙해지고 난 다음부터는 부드럽고 향기롭게 느끼게 만드는 향으로 바뀌게 된다.

다음 편은 여기에...

https://brunch.co.kr/@ahura/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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