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사는 악녀 - 110

외교부 감사실에 쳐들어가다. 2

by 발검무적

지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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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그렇게 말했단 말인가요?”


과장이 발끈하듯 마치 증거라도 있느냐는 식으로 되물었다.


“죄송하지만, 저는 이 사건 이후 모든 통화와 대화를 녹음합니다. 지금 말한 재외국민 보호과장과의 대화도 당연히 모두 녹취되어 있습니다.”

“노,녹취요?”


감찰관이 움찔하며 박 교수의 말을 되받았다.


“그리고 지금 제가 어떤 상황에서 한국에 나와 있는 건지는 이 서류에 없는데 알고 계신가요?”

“재판 중이라고 들었는데요.”

“이 사안에 대해 정말로 체크는 하고 계시는 겁니까?”

“그렇게 자꾸 시비 걸 듯 말씀하시지 마세요.”

“그러면 작년 12월 25일에 1심 판결이 그것도 반대 증거가 모두 명확한데도 불구하고 실형이 나왔는데도 그 부분에 대한 피드백조차 체크하지 않은 채 그저 민원인을 만나서 쭐래쭐래 나온 상황에 제가 날이 서는 것이 이상한 거란 말씀이신건가요?”


박 교수가 더 거친 말투도 그의 반발을 눌러버렸다. 박 교수의 팩폭과 기세에 과장이 뭐라 말을 하지 못하고 시선을 돌렸다.


“실형을 선고받으신 분이 여기에 어떻게 계실 수 있습니까?”

“그러니 더 이상한 거지요. 실형을 내리면서 그것을 환급해서 돈으로 낼 수 있게 돌려준답니다. 한국에 그런 형이 있었다면 재벌가라면 아무도 감옥에 갈 필요가 없었겠는데 말입니다.”

“그러면 돈을 내시고 오신 겁니까?”

“아니요. 항소했습니다.”

“아니, 항소 중이라고 하더라도, 형사 재판 중이고 외국인 신분인데 어떻게 출국금지를 풀고...”

“말씀 잘하셨습니다. 출국금지를 타이완 법원에서 버젓이 풀었습니다. 그게 뭘 의미하시는지 알겠습니까?”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 거지요?”

“그걸 그쪽에서는 뒷문을 열어둔다고 한답니다. 항소로 이어져 자신들이 덮은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거나 자기네가 불리해질 상황 같으면 현실적으로 압박을 해서 피고가 국외로 나가게 한답니다. 예컨대, 대만은 중국 때문에 정식 수교국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이번에도 다른 나라의 외교관이 타이완 여성을 성희롱했다는 혐의로 고소를 당했는데, 그를 압박하거나 구속하게 되면 단교가 될 것을 우려한 타이완 정부에서 그를 몰래 뒷문을 열어 나가게 했답니다. 그러면 사건이 진행될 수가 없으니까요. 수교국이 적으니 인터폴을 통해 요청할 수도 없구요.”

“그러면 교수님도 그냥 나가라는 건가요?”

“그런데, 저는 입장이 다른 게, 지금 1심이 어쨌거나 실형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주영희라는 타이완 친일파의 전 언론인이라는 자가 한국의 언론에 찌라시를 뿌리고 어떻게 해서든 저를 음해하기 위해 별별 짓거리를 다 했구요. 그러는 동안 타이베이 대표부는 온갖 행사에 그를 vip처럼 대표부의 대표가 직접 모시기까지 했구요.”

“설마 그랬을리가요.”

“외교부에서는 늘 행사에 사진을 찍어 증거물을 남기니 나중에 사무실에 올라가 확인해보도록 하시지요.”

“그러면 교수님은 완전히 귀국하신 겁니까?”

“아까 말했지 않습니까? 나는 경우가 다르다고. 그 타이완 친일파가 친한파를 가장하며 한국의 언론사에 돈을 받고 패널로 세미나에 오질 않나 지 나라에서는 자기가 한국에서 대접받는 VIP라고 하면서 호가호위를 하지 않나 그러면서, 내가 그대로 한국에 들어오면 유죄로 실형을 받고 도망친 놈이라고 욕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겁니다. 만약 과장님이 저라면 그런 함정을 빤히 보고서 그대로 한국에 들어오시겠습니까?”

“으음...”


과장이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입을 다문 채 묵직한 신음 같은 소리를 내며 자리를 고쳐 앉았다.


“그래서 저는 도저히 지금 타이베이 대표부의 양 대표도 그렇고 특히 일을 모두 꼬이게 만든 박준기 부대표의 기강해이 등을 도저히 국민신문고로만 보내니 대강 처리하고 있어, 일단 한국에 들어와서 직접 외교부 감사실의 책임자를 만나서 직접 얼굴을 보고 항의를 하라고 조언들을 해주어서 이렇게 찾아오게 된 겁니다.”

“어디서 그런 조언을 하던가요?”


과장이 어이가 없다는 듯이 다시 되물었다.


“뭐, 기자들, 피디들, 언론사의 모든 사람들과 정부 기관에 있는 친구들 모두가 그렇게 조언을 해주더군요. 인터넷으로 백날 해봐야 대표부 말만 들으니 증거서류 다 가지고 가서 직접 얼굴 보고 대답 들어야 하는 거라고 알려주더군요.”

“아, 네. 그런데 아까 감사담당관실에서 확인을 해주었다는 건 무슨 내용이죠?”


과장이 다시 능숙하게 화제를 돌렸다.


“네. 제가 여러 번 국제전화를 통해 항의를 했고, 그 과정에서 도저히 막히고 해결이 되지 않아 감사담당관실에 직접 전화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비슷하게 민원을 담당하는 사람이 상황도 잘 모르고 대강 넘기려고 하길래, 부탁을 했습니다. 감사담당관실의 실장님과 연결을 해달라고, 그래서 통화를 했습니다.”

“실장님이요?”

“네. 직책은 과장이고 보직명은 감사담당관실의 실장이라고 하더군요. 어차피 그 통화도 녹취한다고 고지하고 녹취했으니 필요하시면 나중에 파일째 보내드리도록 하지요. 그런데 그분이 하시는 말이, 민원을 보낸 걸 신문고를 통해 봤는데, 문제 될 것이 하나도 없던데요.라는 식으로 무마하시려고 하길래, 최초의 문제가 되었던, 타이완 국립 외교대에서 지금 심각하게 기울어진 편향된 조사를 하고 있고, 그 문제에 대해 총장을 통해 성평회에 항의하는 문건을 전해달라고 했더니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을 하고서는 거짓말이 드러난 대화록과 통화 녹취록이 있다. 그걸 들어보고 판단해달라,라고 했더니 그 실장이라는 분이, 교수님, 저희는 저희 같은 외교부의 식구에 대해서 밖에서 언론에 심각하게 문제가 있다고 보도가 되어 붉어지거나 안에서 내부 고발이 있거나 하는 문제가 터지는 방식이 아니고서는 결코 이렇게 민원이나 제보로 외교부 저희 식구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지 않습니다.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교수님이 여러 번 저희에게 연락을 취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외교부에게 민원을 제기해봐야 별 소용도 없으실 겁니다.'라고 당당히 못 박듯 말씀을 하셨어요.”

“전 감사관이 그런 식으로 말했다구요?”

“네.”

“그래서 저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내가 내 주장만이 아니라, 통화 녹취를 그대로 보내줄 테니 팩트를 체크해달라, 국민신문고에는 용량이 50메가가 넘는 파일을 첨부할 수가 없어서 그러하니, 나에게 감사관의 수신처를 주면 보내도록 하겠다. 연락을 달라.'그랬더니 아무에게서도 연락이 안 왔어요. 여태.”

“자기 식구에 대한 민원이 있어봐야 감사를 조사하지 않는다고 했다는 말씀이신 거죠?”

“네. 맞습니다. 그래서 '진위여부가 다르면, 당시 녹취파일이 있는데, 왜 아무도 달라고 하지 않느냐?' 하고나서 감사원과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자, 그쪽에서, '외교부에서 답변이 오길, 그들은 민원인의 주장과는 다르게 최선을 다해 대응했다고 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며 종결을 하더군요. 감사원이든 국민권익위원회든 외교부의 감사담당관실에서도 어느 한 명도 녹취파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자는 말을 안 합니다.”

“으음. 그래서 사실관계 확인하실 것이...”

“자아, 여기 외교부에서 국회에 답변서라고 보낸 이 문건에 보면, 2017년 6월 30일에는 검찰 담당관과 긴밀하게 수시로 통화하였다고까지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어요. 아까도 말했지만, 경찰 조사를 그때 처음 받으러 갔어요. 타이완은 한국과 형사소송 진행이 일본법을 따랐기 때문에 거의 비슷합니다. 자아, 물어봅시다. 경찰 조사를 처음 받으러 갔는데, 검찰에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도 전에 검찰 담당관이 지정이 됩니까? 대표부는 이미 내가 기소받을 것을 알고 누구에게 받을지도 알고 전화통화를 미리 하는 무당입니까?”

“......”


과장이 얼굴이 조금 달아올라 아무런 대꾸를 하지 못하며 입술을 앙 다물었다.


“두 번째, 6월 22일에 박 부대표라는 자와 처음 면담을 하고, 모두 녹취하면서, '학교에서 증거를 조작했다는 증거를 문건으로 정리해왔습니다. 이 문건을 대한민국 외교부 명의로 보내면서 재조사를 요청한다는 항의를 해주시길 바랍니다.'라고 부탁을 합니다. '제가 직접 제출하려고 했더니 학교 측에서 접수를 거부하고 제대로 받아주질 않습니다.'라고 설명도 다 했습니다. 그랬더니. ‘예.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대답을 한 게 녹음에 나와요. 일주일이 지나도록 연락이 있어야 할 대학 측에서 아무런 연락이 안 와요, 그래서 총장실에 쳐들어가서 일주일 전에 대한민국 외교부에서 학교 측에 항의한 공문이 도착했을 텐데 왜 제대로 된 연락을 주지 않는 거냐?라고 따졌더니 비서실의 비서실장이 비웃으면서 ‘너희 나라에서 종이쪼가리 하나 우리 측에 전달된 것이 없다.’라는 말을 해요. 그래서 바로 부대표에게 항의 전화를 그 자리에서 걸어서 물어요, ‘일주일 전에 나와 약속했던 문건을 총장에게 발송했냐?’ 그랬더니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그 사람이 답합니다. ‘예. 발송했습니다.’라고 해요. 그런데 다시 ‘내가 지금 총장 비서실 앞인데, 그럼 삼자대면을 통해 사실관계 확인을 하거나 당신이 문건을 보냈다는 서류 발송 증거를 보내줄 수 있냐?’라고 물었더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한다는 말이, ‘사실 교수님이 주셨던 문건은 폐기를 하고, 저희가 원래 작성하는 한 장 짜리 문건에 사태를 조속하고 원만하게 해결해달라는 내용으로 한국어학과장에게 인편으로 전달하였습니다.’라고 실토를 합니다. 그래서 ‘그건 사실이 아니지 않으냐?’라고 화를 냈는데, 나중에 국회에 외교부에서 보낸 문건을 보니, 버젓이 내가 전달해달라는 문건을 대표부에서 외교대에 전달했다고 적시가 되어 있어요. 그런데, 그 문건, 그러니까 자기가 학과장에게 전달했다는 한 장 짜리 형식적인 그 문건마저도 전달했다고 적힌 날짜가 저랑 통화를 한 다음 날이에요. 즉, 내가 증거를 만들어 간 문건을 전달하지 않은 것만 해도 열 받을 일인데, 나중에 문제가 생길 것 같으니까 전화상에서 학과장에게 전달했다고 거짓말을 했던 그 한 장 짜리 문건마저도 나와 전화를 끊고 나서 그다음 날 발송한 거였단 말이에요. 세 번째, 외교부에서도 그렇고 대표부에서는 끊임없이 자기네들이 영사 조력을 해당 범위 이상으로 나에게 해왔다고 주장을 합니다. 반증이, 8월 5일 날 검찰에 송치가 되었다고 해서 검찰에 갑니다. 당연히 나는 외국인이고 외국인이 피고인 신분일 때는 자국법상 통역을 안배해야 한다고 법률상 규정하고 있어요. 그런데 당일날 갔더니 통역이 없어요. 검사가 짜증 내면서 나에게 하는 말이, ‘당신 통역이 꼭 필요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나보고 ‘아이 짜증 나네. 그럼 그냥 한 달 뒤에 다시 와!’라면서 보냅니다. 어이가 없어서 검찰에서 나오면서 바로 부대표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당연히 녹취를 하면서. ‘당신네들이 영사 조력을 기울였다고 하더니 이런 식의 꼴까지 당했다. 당신네들은 원래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냐?’ 따졌더니 어이가 없게 바로 한다는 소리가, ‘지금 가신 곳이 어느 검찰청의 어느 부서에서 맡았다고 하던가요? 지금 어디신가요?’라고 되묻길래, 어이가 없어서, ‘당신네들이 그렇게 신경을 썼다고 공문에 써서 거짓말을 해놓고 내가 오늘 검찰에 조사 오는 건지도 모르고, 심지어 어느 검찰의 어디에서 조사를 받는지도 몰라서 다시 나에게 되묻는 거냐?’라고 말하는 게 녹취가 다 되어 있어요. 그런데 국회의 답변서에는 버젓이 최대한의 영사 조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써놓았어요. 이게 대한민국의 외교부에서 일하는 방식이고 거짓말을 하는 방식인가요? 마지막으로 하나 더 설명해볼게요. 원래 국립대 교수 신분이었기 때문에 학교에서 성평회에서 그런 방식으로 나의 해임을 결정하게 되더라도 그 통보를 받게 되는 20일 이내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걔네들 법에 그렇게 정하고 있어요. 바로 변호사를 통해서 이의를 제기했구요. 그런데 그 이의 제기 절차가 진행되기도 저에 바로 해임한다고 연구실과 사택을 빼라고 하고, 심지어 대학교수 신분으로 발급해줬던 비자를 모두 취소한다고 이민서에서 다음날 연락이 왔어요. 이렇게 자국 법을 어기면서까지 대한민국 국민을 린치하고 있는데, 타이베이 대표부에서 제대로 된 항의나 뭔가를 해준 게 있었나요? 내가 대표부에 연락해서, '대한민국 국민의 인권이 이렇게 유린당했는데 도와줄 생각을 하는 거냐?-라고 물었더니. 웃으면서 이렇게 답합니다. ‘교수님의 인권 어디가 도대체 유린되었다는 건가요?’라면서 반문을 합니다. 행정직원도 아니고 담당영사에게 말이죠. 그래서 내가 물었습니다. ‘형사 사건은 그렇다 치자, 이쪽의 국립대이고 이쪽에서 명백하게 행정상의 오류를 냈다는 증거까지 있는데, 너희들이 말하는 영사 조력 범위에 보면, 내국인, 그러니까 타이완 사람이라면 받지 않아도 될 불이익을 받을 경우에는 도움을 줘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더라, 그런데 왜 도움을 주지 않는 거냐?’ 타이완 교육부에 증거를 모두 제출하고 잘못을 지적했더니 정 억울하면 직접 행정소송을 진행하라고 말도 안 되는 답변을 보내왔어요. 그 내용까지도 말했더니 타이베이 대표부 사건 담당 영사라는 사람이 하는 말이, ‘저희한테 이러지 마시고 그 사람이 말한 것처럼 그냥 행정소송으로 하시면 안 되겠느냐고’ 그래 놓고 뚫린 입이라고 아낌없는 영사 조력이 뭐가 어쩌고 어째요?”


흥분한 박 교수의 설명을 들으면서도 과장은 아무런 대꾸도 할 수가 없었다.

다음 편은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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