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2년 설립된 린데만스 가문 소유의 양조장으로 핵심 인물들은 전부 가문 구성원들이다. 자연 발효식으로 원액을 만들며 연간 생산량은 85,000헥토리터 정도다. 그중 6만 헥토리터 정도의 원액이 가당 처리한 여러 과일즙과 블렌딩 하는데 랑비크의 전통성보다는 대중성을 중시하는 방침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 방식으로 생산하는 꾸베 르네(Cuvée René) 크릭과 괴즈가 워낙 인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랑비크 맥주계에서는 상당한 위치를 유지하고 있는, 무시할 수 없는 메이커다. 대중성에 맞춰 생산 라인업의 대부분은 과일이 들어간 프루티제 랑비크이고 제법 인기를 끄는 파로와 괴즈도 많은 편.
해외에 가장 많은 양을 수출하는 브랜드인 만큼 국내에서 직접 접할 수 있는 랑비크 중에서 가장 많은 양이 수입되어 있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현재는 파로, 크릭, 뻬쉐, 프람부아, 카시스, 폼, 괴즈가 주력 제품군으로 국내에 수입되어 있는 상황이며 아주 드물게 꾸베 르네도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의 제품은 가당 프루투 랑비크로 RTD 수준이지만, 전통식 제품인 ‘꾸베 르네’ 와 바질, 엘더 플라워, 생강을 넣고 만든 채소 시리즈 등 훌륭한 퀄리티의 랑비크도 한국에 조금씩 수입되고 있다.
2. 팀머만스(Timmermans)
Itterbeek에 소재한 랑비크 메이커.
1781년 설립된 팀머만스 가문의 양조장으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랑비크 양조장이다. 여러 경영난을 경험한 끝에 1993년 요한 마틴 사에 인수된 뒤로는 가당 랑비크를 늘려 사업을 겨우 현상 유지하는 중이라고 한다. 연간 생산량은 15,000 헥토리터로 그중 40%가 해외로 수출된다.
국내에는 린데만스에 밀려 존재감 자체가 없는 편. 그래도 파로, 괴즈, 크릭의 라인업이 주로 국내에서 보인다. 특히 괴즈는 모든 괴즈 중에서 신맛이 가장 강한 걸로 유명하다.
3. 분(Boon)
Lambeek에 소재한 랑비크 메이커.
칸티용, 지라르댕, 드리 폰타이넌과 함께 전통 방식과 설탕 첨가를 반분하는 메이커로 원래 건물은 본래 양조장이었는데 19세기 동안 공장으로 운영되다 2차 대전 후 제철소로 개조되었으나 파산하는 바람에 이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1980년 26살의 프랑크 분(Frank Boon)이 건물을 인수하고 양조장으로 개조해 자신의 성을 따 명명하여 양조 사업을 시작한 뒤 2011년 14,000 헥토리터의 생산량을 경신한 뒤 2013년 새로운 설비를 증설했다.
현재 한국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라인업으로는, 가당 크릭인 분 크릭, 무가당 괴즈와 크릭인 ‘오드 괴즈 분’과 ‘오드 크릭 분’, 그리고 2년 이상 숙성 원액만을 이용하여 블렌딩 한 마리아주 파르페(Mariage Parfait)가 붙은 크릭과 괴즈가 있다.
4. 칸티용(Cantillon)
브뤼셀 시내에 소재한 랑비크 메이커.
1900년 폴 칸티용에 의해 설립된 가장 오소독스한 메이커로 생산하는 전 품목이 전통 방식이다. 양조장은 브뤼셀 시내의 단 하나뿐이며 연간 생산량은 단 1,700 헥토리터로 가장 적다. 그러나 가장 전통적이고 다양한 시도를 하며 생산한다는 점 때문에 랑비크 메이커 중 최고의 평가를 받는 장소다. 특히 박물관 겸 양조장이 유명한데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개장하며 입장료는 1인당 6유로로, 맥주를 위해 벨기에를 관광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들르고 싶은 코스로 랑비크의 발효과정부터 모든 생산과정을 참관할 수 있고 마지막으로 시음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진 없이 바로 생산된 신선한 랑비크를 상시제품 기준으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며 운이 좋으면 빈티지 한정판도 사갈 수 있다. 단 한정판은 구매제한이 있다.
국내에는 전혀 수입하지 않았었는데, 최근 괴즈와 크릭 등이 소량 수입되었다. 가격은 한 병당 2~3만원 사이. 전통 랑비크의 명가인 만큼 기분 나쁜 신맛이 적은 편에 속한 제품이 대부분이라 랑비크 애호가들이 가장 극찬하는 메이커이기도 하다.
칸티용의 생산량 대부분은 미국으로 수출되고, 과거 양조장의 상황이 좋지 않을 때에도 구매해주던 의리 때문에 일본에만 아시아 국가들 중엔 유일하게 수출하고 있었는데, 2021년부터 한국에도 정식 수입되고 있다.
5. 지라르댕(Girardin)
Sint-Ulriks Kapelle에 소재한 랑비크 메이커.
1845년 지방 귀족 소유의 양조장을 지라르댕 가문이 1882년 인수해 본격적으로 양조를 시작한 때부터의 생산방침인 동절기에 랑비크를, 하절기에 필스너를 생산하는 방식을 유지하면서 운영하는 양조장으로 현재는 ‘Girli’라는 브랜드의 레모네이드도 생산한다. 괴즈는 블랙라벨과 화이트 라벨이 있는데 블랙 라벨은 전통 방식이고 화이트 라벨은 블랙 라벨과 원액이 같으나 살균처리를 했다는 차이가 있다. 국내에는 수입되지 않아 보기 어렵다.
6. 드리 폰타이넌(3 Fonteinen)
Beersel에 소재한 랑비크 메이커.
원래는 1883년 창업한 주점으로 괴즈 양조장(Geuzestekerij)이라는 괴즈 전담 제조사라는 특이한 경력이 있으며 블렌딩의 본좌로 칭송받는 브랜드로 국내 맥덕들에게 ‘3 분수’라 불리는 메이커로 전통 방식의 괴즈와 크릭을 주력으로 생산하며, 린데만스, 지라르댕, 분에서 생산되어 엄선된 최고의 원액만을 납품받아 혼합해 괴즈를 생산하는데 모든 메이커 중에서 최고 품질의 괴즈를 생산한다고 마니아들에게 인정받는다. 원래 자체적인 양조장이 없었으나 1998년에 새로 설비를 마련해 양조장을 설립했다.
그러나 2009년에 벌어진 사고로 양조장의 온도 자동 조절계가 고장나 맥주병들이 폭발하는 바람에 숙성 중이던 랑비크의 대부분이 사라졌다. 이 폭발의 여파로 3000병 이상의 맥주가 전부 다 날아가고 평소 섭씨 16도 정도를 유지해야 하는 창고의 온도가 폭발 전까지 36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60도를 상회하는 온도까지 올라가는 바람에 이미 숙성 중이던 5만 리터 이상의 랑비크까지 전부 산패해버리는 참사를 당했다.
세계 각지의 애호가들이 이 참사를 듣자마자 자원봉사대를 차려 사고 현장으로 도착해서 도움을 주었고, 양조장의 재건을 위해 후원금도 끊이지 않아 최종적으로 31만 달러가 최종적으로 모금되었다. 산패되었던 맥주들을 모조리 끓여 증류해, 양조장의 소유주 이름을 딴 ‘Armand' Spirit’를 출시한다. 그렇게 이 한정판 상품을 판매한 수익과 다시 옛날처럼 다른 양조장의 랑비크로만 블렌딩해서 판매한 수익, 그리고 기부금을 밑거름 삼아 재기에 성공하여 현재는 정상 영업 중이라고 한다.
국내에 양조장과 계약을 맺은 공식 수입사가 생겼기 때문에, 이제는 국내에서도 쉽게 마실 수 있는 랑비크가 되었다. 기본 라인업인 ‘오드 괴즈’, ‘오드 크릭’ 과 3 분수에서 생산한 원액만을 이용하여 블렌딩 한 ‘뀌베 아르망 & 가스통’ 은 대부분의 바틀 샵에서 쉽게 찾을 수 있으며, 현재는 일종의 상위 라인업 한정판 바틀인 4년 숙성한 원액을 블렌딩에 사용한 ‘골든 블렌드’, 꿀을 사용한 ‘호닝’ 시리즈, 프루트 랑비크 중에서 가장 비싸다는 ‘오마쥬’ 등도 쉽진 않지만 구할 수는 있다.
상면 발효 맥주
상대적으로 고온인 15~24 °C에서 발효 시킨 맥주. 발효시 효모가 맥주 표면 위로 뜨게 되므로 상면발효 맥주라고 한다. 상면 발효맥주로는 에일, 스타우트, 바이스비어 등이 있다.
1. 에일 맥주
상면 발효 맥주 중에서 과일향이 나며 단맛이 나고 바디감이 느껴지는 맥주. 2~300년 전까지 맥주라 하면 이 에일 맥주만을 일컫는 단어였으나, 현재는 하면 발효맥주인 라거에 밀려 영국을 제외한 세계적인 맥주시장으로 보면 오히려 그 종류가 많이 줄어 주류라고 볼 수는 없다. 색이 진하고 이산화탄소가 적으며 과일향이나 꽃향기와 같은 풍부한 향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인디아 페일 에일을 제외하면 라거와 달리 홉의 쓴맛이 적은 편이다. 전용 맥주잔들도 이 향을 더 살릴 수 있는 형태로 디자인하기 때문에 병맥주나 캔맥주로 바로 마시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1) 페일 에일(Pale Ale)
일반적인 에일 맥주. 함유된 붉은색과 같이 진한 색과 꽃향기와 같은 풍부한 향을 자랑한다. 일반적인 맥주에 비해 좀 더 높은 온도에서 마시는 것이 특징이며 홉의 풍미와 발효 시 생기는 향에 의해 아메리칸 페일 에일, 잉글리시 에일(비터 포함), 벨지안 페일 에일 등 각 국가별 이름을 따로 부를 정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영국은 버밍엄 근방의 ‘버튼 온 트렌트(Burton on Trent)’의 경수로 만든 페일 에일이 인기를 끌면서 영국을 대표하는 맥주가 되었다.
- 인디아 페일 에일(India Pale Ale)
줄여서 IPA라고도 많이 쓴다. 저장성 향상을 위해 알코올 도수와 홉 함량을 높인 에일이며, 19세기에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에 거주하던 영국인들에게 수출하게 되면서 ‘India Pale Ale’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탄산이 비교적 약하고 홉에서 비롯된 쓴맛이 강하지만 재료의 비중이 높으므로 보리와 홉의 향이 잘 살아난다. 미국식 라거의 상극에 해당하여, 매우 쓴맛을 보이기 때문에 맥주 초보자들이 접하기는 힘든 스타일이지만 맥주 마니아의 길에 빠지면 이 스타일에 많이들 열광하게 된다. 맥주계의 아일라 위스키 짙은 오렌지색을 띠는 것도 있지만 가끔씩 라거나 블론드 에일처럼 노란색을 띄는 종류도 있다. 변종으로 홉 향과 도수가 더 강한 더블 IPA와 임피리얼 IPA(Imperial IPA)도 있다.
솔향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홉향과 강한 맛이 특징이며,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한번 맛을 들이면 미국식 라거류의 맥주는 싱거워서 못 먹는다는 말이 나온다. 호불호의 가장 큰 이유는 홉의 첨가에 따른 특유의 솔향, 시큼하고 강렬한 첫맛 때문.
워낙 강하고 텁텁한 쓴맛에 초보자들에게는 난이도가 높은 맥주지만, 음용 온도를 빙점 가까이 매우 차갑게 해서 마시게 되면, 상대적으로 쓴맛이 줄어들고 홉 특유의 단맛이 강하게 발현되면서 마시기 훨씬 수월해져서 IPA의 맛을 이해하고 싶다면 추천하는 입문법이다.
2. 포터/스타우트
브리튼 지역의 흑맥주로 스타우트는 아일랜드, 포터는 영국식에서 유래하여 기반을 다졌다. 보리를 태울 정도로 볶아 발효시킨 에일 맥주로서 짙고 그윽한 맛이 특징이다. 과거 영국의 포터가 스타우트보다 대중적이었으나, 기네스의 등장으로 인해 인기가 역전되었다.
(1) 포터(Porter)
18세기 초 영국에서 당시 인기 있는 맥주 3종을 섞어서 마시는 것이 유행이었는데, 일일이 나무통 3개에서 꺼내기가 힘들어서 1722년에 랄프 하우드가 세 종류의 맥주를 섞은 제품을 개발했다. 그런데 이게 의외로 노동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게 되면서 포터가 탄생하게 되었다.
이름에 유래에 대해서는 ‘항구의 짐꾼들이 좋아했기 때문’ 혹은 ‘나무통 통째로 서빙되는 맥주여서’라는 설이 스타우트 장르가 유행하면서 쇠퇴하였고, 최근에는 흑맥주라는 점에서 스타우트와 구분하기 힘들어졌고 영국보다는 미국의 크래프트 브루어리에서 많이 양조하고 있는 추세이다. 변종으로 영국에서 발트해 인근 지역에 수출하던 포터를 해당 지역에서 개량한 ‘발틱 포터(Baltic Porter)’가 있다. 후술 할 임페리얼 스타우트와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영국식 포터보다 도수가 높고 맛도 진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