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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Feb 12. 2022

스카치 위스키 - 조니워커 vs 시바스 리갈

세계 위스키 여행 - 3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786


조니워커 비정규 라벨 라인업


현재는 컬러 라벨과 달리 존 워커 & 손즈(John Walker&Sons)라는 별도 브랜드로 판매한다.

 

1. XR (21년)

창립자의 손자였던 알렉산더 워커 2세의 기사 서임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위스키. 알렉산더 워커 2세의 자필 노트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블렌딩이라고 한다.

 

출시되었을 때는 면세점 전용이었지만, 현재는 대형마트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맛과 향은 블루 라벨의 마이너 카피 정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이너라고 해서 질이 떨어지거나 한다는 의미는 아니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졌기 때문에 그런 평가가 이루어진 것인데, 다소 거품이 낀 가격이라는 위스키에 대한 비평을 피해 갈 정도로 퀄리티 대비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평가를 받는 제품, 되시겠다.

 

2. 스윙 (단종) → 오디세이 (NAS)

1930년대, 크루즈 여행을 즐기는 부유층들을 위한 고급 제품으로 처음에는 ‘스윙(Swing)’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다. 병 하단이 특이하게 디자인되어 흔들리는 배 위에서도 쓰러지지 않는다는 의미의 디자인에 이름을 부여한 것이 바로 ‘스윙(Swing)’, 되시겠다.

 

블루 라벨이 나오기 전까지 조니 워커의 최상급 제품은 바로 이 스윙이었는데, 블루 라벨이 나온 이후에는 조금 밀리게 되었다. 조금 밀렸다고는 하지만, 사실, 둘의 역사나 타겟층 등을 감안하면 우열을 가리는 것 자체가 어려운 프리미엄급의 지존급 되시겠다.

 

스페이사이드와 하이랜드 몰트가 주원료로 블렌딩 되어 부드럽고 무게감 있는 단맛이 강하다. 병 디자인이나 맛의 성향이 여느 조니 워커들과는 확연히 달랐던 스타일. 고급스러운 양각 금속 라벨이 붙은 구형 제품은 평은 좋았는데, 이후 스타일이 신형으로 바뀌면서 스티커 라벨이 되어서 블렌딩의 방식이 약간 바뀐 탓인지 알코올이 조화를 깨고 강하게 튄다는 등 좋은 평을 받지 못했다.

2018년 스윙이 단종되었고, ‘오디세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새 단장되어 출시되었다. 킹 조지 5세와 비슷한 가격으로 재출시되었는데, 이전의 ‘부유층을 위한 위스키’라는 이미지에 타깃 마케팅의 방향성을 확고히 한 것으로 추정된다.

 

3. 킹 조지 5세

블루 라벨에 조지 5세의 재위 기간인 1910년~1936년에 생산된 원액을 블렌딩 하여 만든 위스키. 처음에는 ‘블루 라벨 킹 조지 5세’로 출시했으나, 현재는 블루 라벨과의 구분을 위해 블루라벨은 떼어내고 ‘킹 조지 5세’로만 판매한다. 블루 라벨과는 4~5배 정도 가격 차이가 나는데, 문제는 마셔보면 그다지 맛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점이다.

 

4. 화이트 워커

이 제품은 조니 워커와 미국 방송사 HBO의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콜라보로 제작된 한정판 위스키다. 조니워커 블랙 레이블의 알코올 도수 40도에 하나의 철 왕좌를 놓고 7개의 왕조가 경쟁하는 <왕좌의 게임> 스토리를 담아 41.7도로 커스터마이징 했다.


화이트 워커 바이 조니워커는 <왕좌의 게임>에 등장하는 화이트 워커가 사는 차디찬 북쪽 땅에서 착안해 스코틀랜드 최북단 증류소 중 하나인 카듀와 클라이넬리쉬에서 숙성된 싱글몰트 원액을 사용했다. 캐러멜 향, 바닐라 향, 상큼한 과일 향이 특징으로 기존 조니워커 제품과 달리 중후한 스모키함이 없어 부드러운 풍미로 위스키를 처음 접하는 소비자라도 가볍게 즐길 수 있다.


패키지에 ‘윈터 이즈 히어’(WINTER IS HERE) 문구가 나타날 정도에 맞춰진 영상 1.5도 정도로 차갑게 마실 때 최상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5. 조니워커 송 오브 아이스& 파이어 (Johnnie Walker A Song of Ice & Fire)

 

앞서 <왕좌의 게임> 화이트 워커 콜라보 제품으로 큰 재미를 본 조니워커 측에서 두 번째로 협업하여 내놓은 스토리텔링 콜라보레이션 위스키. 원작 소설의 이름이 얼음과 불의 노래이기 때문에 그 제목을 나눠 두 종류로 나뉘어 출시하였다.

 

먼저 ‘A Song of Ice’는 늑대와 겨울을 상징하는 스타크 가문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하여 추운 지역인 스코틀랜드 가장 북쪽의 양조장에서 숙성된 클라이넬리시와 캐머론 브릿지 원액을 블렌딩해 부드러우면서 달콤한 과일맛을 느낄 수 있도록 40.2도로 제조됐다.

 

앞서 화이트 워커는 한정판이었던 것에 반해, 이 버전은 정규 라벨도 아닌 것이 한정이 아니다. 병의 그림이 4면을 돌리면 한 마리의 온전한 늑대가 보이는 구조로 감각적인 디자인이 특징.

 

한편, ‘A Song of Fire’는 ‘용’을 다루는 가문인 타르가르옌 가문을 모티브 삼아 제작돼, 캐머론 브릿지 원액에 아일레이를 대표하는 쿨일라 몰트 원액을 블렌딩해 송 오브 아이스에 비해 스파이시하면서 스모키한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도록 40.8도로 만들어졌다.


‘A Song of Ice’가 생각보다 가볍고 달콤함을 담아냈었다면 그것보다 훨씬 강렬한 향에서부터 차별성을 보인다. 캐러멜 향과 말린 감귤류의 풍미가 느껴지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탄 향이 강하다.

 

시바스 리갈(Chivas Regal)

1801년 스코틀랜드 애버딘에서 창립된 위스키 제조사인 시바스 브라더스(Chivas Brothers) 사에서 제조한 블렌디드 위스키. 시바스 브라더스 사는 1801년 스코틀랜드 애버딘에서 창립하였다. 현재 시바스 브랜드는 프랑스의 페르노리카(Pernod Ricard)가 소유하고 있다. 주정(sprit) 제조는 스코틀랜드 스파이 사이드에 위치한 스트라시슬라 증류소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1801년, 시바스 형제가 스코틀랜드 북동쪽에 위치한 애버딘에 고급 상점을 열고 최상급 위스키와 와인을 상류층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시작했다. 시바스 형제는 1843년에 빅토리아 여왕에게 ‘로열 워런트’를 하사받는 영광을 얻기도 했다. 시바스 형제의 목표는 최고의 품질과 정통성을 갖춘 스코틀랜드 최초의 블렌디드 위스키를 만드는 것이었고, 마침내 1909년 시바스 리갈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 해 시바스 리갈 스카치위스키는 뉴욕 상류 사회에서 각광받았고, 그 당시 ‘연예인 혹은 유명 인사들의 위스키’로 알려졌다. 또한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급격한 생활의 변화를 맞이한 미국인들 사이에서 다시 한번 상승세를 타고, ‘성공한 이들이 마시는 술’로 자리매김했다. 200년이 넘는 전통적인 블렌딩 기술로 만들어 낸 깊고, 부드럽고, 풍미 깊은 스타일이 시바스 리갈의 브랜드 이미지이자 성장 동력이라 하겠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표방하기 때문에 최소 프리미엄급인 12년 이상 묵은 원액만을 사용하여 생산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12년(12 Year Old), 18년(18 Year Old), 25년(25 year Old)의 세 종류가 판매되고 있고, 스탠더드급은 아예 ‘패스포트’라는 브랜드로 차별화 생산되고 있다.

 

2017년에는 ‘얼티스(ULTIS)’라는 새로운 라인업을 선보였다. 시바스 리갈 최초의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로, 15년 이상 숙성한 싱글 몰트 5개를 섞어 만들었다고 한다. 따라서 15년 숙성이라고 병에 표기되어 있으며, 굳이 등급을 매기자면 18년과 25년 사이에 위치한다고 보면 된다.

 

시바스 리갈만의 특징은 무엇이 있을까요?

시바스 리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당대 최고의 마스터 블렌더 콜린 스콧(Colin Scott)이라는 인물이다. 그는 무려 30년 동안을 시바스 리갈의 블랜딩을 담당하며 시바스 리갈이 가진 부드러운 스타일을 지속해왔다. ‘독특한 위스키의 수호자’ 임을 자청하는 콜린 스콧은 전통적인 블렌딩 기법과 자신만의 고귀한 스타일을 계속 전승해 나가고 있다.

 

시바스 리갈은 블렌딩 기법에서 남다른 차이를 둔다. 우선 첫 번째로 몰트 위스키끼리 블렌딩을 하고 두 번째는 그레인위스키끼리 블렌딩을 한다. 마지막으로는 앞 단계에서 블렌딩 한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와 블렌디드 그레인위스키를 섞는다. 이렇게 세 차례 공정 과정을 거친 것을 ‘트리플 블렌딩’이라 한다.

 

깊고 부드러운 향을 가지고 있는 술이지만, 12년의 경우 동급의 여타 위스키에 비해 부드러운 바디감은 약간 떨어진다는 평가를 듣는 편이다. 기본적으로는 상큼한 후르츠와 약한 캐러멜 노트 그리고 단맛으로 기억되며 덕분에 칵테일 베이스로도 뛰어나고 온 더 락으로 마실 때 가장 최상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추천하는 편이다. 후술하게 될 밸런타인에 비해 느끼한 향이 적어 담백하게 마시기 쉽다.

 

다른 위스키도 그렇긴 하지만 시바스 리갈은 특유의 향이 강한 편인데 특유의 숙성 향이 화학약품처럼 강해서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리는 편이다. 사실 이 향에 대한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은 블랜디드 위스키에 익숙하지 않은 블랜디드 위스키 초심자인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바스 리갈과 조니워커는 그 특징이 워낙 명확하게 구분되어 선호하는 사람들이 확실하게 대치되어 나이가 좀 있는 층에서는 두 파로 갈려 둘 다 선호하는 사람들이 드문 편이다. 발렌타인은 그 사이에서 무난하게 마시는 브랜드로 중간층쯤으로 인식된다.

 

시바스 리갈을 제대로 마시는 법

앞서 설명했던 시바스 리갈만의 독특한 향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마셨다고 하는 이들이 제법 있는데, 그 이유는 술을 개봉하고 바로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바람에 강한 향만으로 기억하게 되기 때문인데, 위스키를 공부한 사람들은 룸살롱에서 가짜 양주 마시듯이 술이 사람을 마시는 건지 사람이 술을 마시는 건지 맛도 모르고 향도 음미하지 않고 그렇게 마시는 게 아니다. 술도 음식인지라 맛도 모르고 음미할 줄 모르고 그저 취하기 위함이라면 좋은 술을 마시는 것이 의미가 없지 않을까?

 

시바스 리갈도 디캔딩을 한다구?!

와인에만 ‘디캔팅’(Decanting)이 있는 것이 아니다. 시바스 리갈을 디캔딩하게 되면 공기와 접촉하면서 맛이 확실하게 달라짐을 느낄 수 있다. 처음에는 강한 향기가 주를 이루는 듯 하지만 디캔팅을 거치고 나면 점차 캐러멜 향이 강해지면서 그 강한 특유의 향이 많이 감소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디캔팅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일단 딴 다음 1/3 정도를 비우고 뚜껑을 닫은 채 2~3주 정도 내버려 두면 시간이 지날수록 부드러워져 처음과는 전혀 다른 맛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반드시 시전 해볼 것.

 

스페이사이드(Speyside)에 위치한 스트라스아일라(Strathisla)가 키몰트이다. 원래 유럽 공항 면세점에서나 구할 수 있었고 그 외에는 독립병 입자(고든 엔 맥페일) 제품 정도만 있었으나,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 변화로 싱글 몰트 위스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을 반영하여 2017년부터 시바스 리갈의 수입사인 페르노리카 코리아에서 12년 제품을 수입해서 판매중이다.

 

1. 시바스 리갈 12년

최저 12년 간 숙성된 위스키들을 섞은 블렌디드 위스키. 가을의 무르익은 사과 향과 달콤한 꽃향기가 어우러져 깊이 있는 향이 난다. 달콤하면서 감미로운 맛이 견과류 특유의 맛과 섞여 우아하고 부드러운 맛을 낸다.

 

2. 시바스 리갈 골드 시그너쳐 18년(Chivas Regal Gold Signature 18 Year Old)

최저 18년간 숙성된 위스키들을 섞은 블렌디드 위스키. 신비로운 스모크 향과 스파이시한 향이 나고 잘 말린 과일, 버터 스카치 캔디, 다크 초콜릿 맛이 섞여 깊이 있게 조화를 이루는 풍미가 일품이다. 끝 맛에서 셰리주(남부 스페인 원산의 백포도주) 맛이 나는 것으로 유명하다.

 

3. 시바스 리갈 25년

최저 25년간 숙성된 위스키들을 섞은 것이다. 농익은 오렌지와 복숭아의 감미롭고 매혹적인 향이 난다. 또한 아몬드 쿠키와 견과류, 초콜릿의 풍부한 맛이 어우러져 크리미 한 느낌이 난다.

 

다음 편은 여기에...

https://brunch.co.kr/@ahura/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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