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라벨을 제외한 모든 정규 라인업은 블렌디드 위스키에 속하며 그린 라벨은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이다. 영국 스코틀랜드의 킬마녹에 있는 양조장에서 만들며 왕실 인증품이자 전 세계에서 매년 1억 병 이상이 소모되는 한국에서도 오랜 세월 사랑받고 있는 브랜드, 되시겠다.
조니워커, 그 전설의 시작
• 존 워커
조니 워커의 창시자인 존 워커는 1805년, 스코틀랜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1819년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나면서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었던 가족들은 농장을 팔 수밖에 없었다. 그 판매금으로 스코틀랜드 킬마녹의 작은 식료품점을 차린 존 워커는 1820년부터 10대의 어린 나이로 식료품점을 관리하는 일을 하게 된다. 1823년 위스키와 같은 증류주에 대한 무거운 세금이 완화되자 1825년까지 럼, 브랜디, 진, 위스키를 포함한 주류들을 가게에서 판매하게 된다.
그러다 수입마진이 좋아 위스키 거래로 아예 주 업종을 전환하게 된다. 당시에는 몰트 위스키와 그레인위스키를 섞는 블렌디드 위스키가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따로따로 팔 수밖에 없었지만 특정 고객의 요구가 있었고 그것이 마진이 더 높았기 때문에 주문 제작된 블렌디드 위스키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는 몇 년 후 라벨에 자신의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1857년에 세상을 떠난다.
• 알렉산더 워커 & 알렉산더 워커 2세
한정판 알렉산더 워커 에디션
이후, 조니워커는, 존 워커의 아들인 알렉산더 워커와 손자 알렉산더 워커 2세에 의해 유명한 브랜드로 성장하게 된다. 1860년까지 블렌디드 위스키를 유통하는 것은 ‘공식적으로는’ 불법이었기 때문에 각각의 위스키를 따로 판매하다가, 1865년 처음으로 블랜디드 위스키를 ‘개발’ 한 것으로 시장에 공식 론칭을 하게 된다.
위스키를 블렌딩 할 때, 차(Tea)를 블렌딩 하는 기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조니 워커를 구성하는 중요한 몰트 위스키 원액(키 몰트) 중 하나로 카듀(Cardhu)가 있는데, 실제로 이 증류소에 가면 조니 워커를 상징하는 스트라이딩 맨의 그림이 걸려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조니 워커를 상징하는 네모난 병 모양은 1870년, 알렉산더 워커에 의해 개발되었다. 여러 병을 함께 담을 때 일반적인 둥근 병의 경우 쉽게 깨지는 경우가 잦았고, 실제 박스에 들어가는 양도 네모난 병에 비해 적게 들어갔기 때문에 사각형의 병을 개발하여 사용한 것이다.
그렇게 아들과 손자대에서 1920년대에 이미 120개국에 수출을 할 정도로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심지어, 당시 조니워커의 수출 기록에는 공식적인 수출은 아니었지만 판매자 기록에 ‘조선’도 포함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조니워커는 어떤 종류의 술이 있나요?
조니워커가 다양한 라인업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은 공항 면세점에서 하도 많이 본 이들에게도 익숙한 사실이다. 병에 24도 사선형으로 붙어있는 라벨의 색깔로 등급을 나누는 것이 특징으로, 숙성 연수를 표기하지 않고 색깔에 따라 등급이 나뉜다. 최하위 등급인 화이트 라벨(3년급)도 있었으나 이것은 1차 세계대전 중이던 1911년 생산이 중단되었다.
상표등록 상황을 보면 블랙 기준으로 ‘조니워커™ 블랙 레이블™’로 되어 ‘Label’의 발음은 ‘레이블’로 읽어야 맞는데, 영어를 지지리도 못하던 일본을 통해 전해온 식민지 영어의 특징 때문인지 ‘라벨’이라고 읽고 그것을 고유명사처럼 사용한다. 현재 한국에 조니워커를 수입하는 회사인 디아지오 코리아조차 그 원칙을 지키지 않고 있으므로 ‘라벨’이라는 이전 표기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조니워커 정규 라벨 라인업
조니워커의 정규 라벨은 숙성 년수 미표기와 표기가 교대로 나타난다. 조니워커 특유의 사선으로 된 라벨에 명확하게 색깔로 표기되어 있어 구분하기 쉽다. 18년 숙성의 경우, 본래 출시할 때는 ‘플래티넘 라벨’이라는 지정 되었었지만 ‘18년’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물론 정규 라벨에 해당된다.
1. 레드 라벨(NAS;년수미표기)
숙성 년수는 표기되지 않은 스탠더드급 위스키.
밸런타인 Finest와 J&B RARE과 함께 세계 소비량 1,2위를 다투는 조니워커의 가장 대중적인 라벨에 해당한다. 윗등급인 블랙 라벨이 균형 잡힌 향과 맛을 보여준다면, 레드 라벨은 섬 지역 몰트의 개성이 더 부각되는 것이 특징이라 단순히 상하 수준의 차이라기보다 특성의 차이로 구분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일라 지역 몰트인 쿨일라의 비릿한 훈제향과 요오드팅크 향, 스카이 섬의 탈리스커에서 비롯되는 톡 쏘는 피트 향과 끝 맛에서 느껴지는 미네랄 같은 느낌을 엿볼 수 있다.
여담으로, 알코올 중독에 가까웠던 윈스턴 처칠이 가장 즐겨 마셨던 위스키로, 처칠은 주로 탄산수에 섞어 마셨다고 하는데, 이 방법으로 마시면 알코올 향이 희석되고 향을 더 잘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탄산수 외에도 탄산음료인 진저에일, 콜라 등과의 궁합도 좋고, 소위 ‘밤’이라고 부르는 에너지 드링크를 섞는 칵테일로도 많이 만들어 마신다.
굳이 많이 마셔보지 않은 초심자들에게 조언하자면, 에너지 드링크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향이 강하고 새콤한 것보단 은은하고 달달한 쪽이 레드 라벨의 맛을 돋보이게 해 준다. 수입사에서는 조니 레몬 하이볼 레시피를 권하고 있는데, 그냥 토닉워터로 하면 맛을 다 버린다. 이 레시피는 반드시 레몬 토닉워터를 사용한다는 점도 잊지 말 것. 참고로 위스키와 탄산음료의 비율은 1:3 정도가 적당하다. 콜라의 경우는 아예 둘을 섞어 맥주병 모양으로 나온 ‘RED&COLA’라는 상품이 출시되어 있다.
2. 블랙 라벨 (12년)
12년 이상 숙성된 몰트 위스키 중 40여 가지 이상을 블렌딩 한, 조니 워커를 대표하는 위스키, 되시겠다. 1933년 당시 영국 국왕인 조지 5세로부터 왕실 보증서를 받기까지 했다.
스모키, 바닐라, 과일 등의 복잡한 맛과 향이 균형적으로 조화되어 있는 조니 워커 특유의 맛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칵테일을 만들어 마시려면 레드 라벨, 스트레이트나 물에 희석하는 등 위스키 자체를 즐기려면 블랙 라벨을 선택하는 것이 위스키 초심자들에게는 공식.
비슷한 12년급 위스키들과 비교할 때 블렌딩 한 맛들이 그대로 살아있으며 균형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다만, 비슷한 급의 밸런타인 12년보다는 조금 떨어진다는 비평을 받기도 하는데, 그런 평을 내놓는 이들의 대부분은, 조니 워커 특유의 훈연 향을 그 이유로 꼽는데, 그것 때문에 좋아하는 이들도 있기 때문에 조니워커 특유의 훈연 향은 호불호가 심한 편이다.
3. 더블 블랙(NAS;년수미표기)
최근 몇몇 면세점에 시판되기 시작한 제품으로, 기존의 블랙 라벨에 쿨일라, 탈리스커를 조금 더 추가해서 스모키 한 특성을 강조한 제품이라고 한다. 블랙 라벨이 12년인데 반해 이 제품은 년수미표기(NAS)인 것에 주의. 가격은 기존 블랙 라벨보다 15~20% 정도 비싸다.
4. 그린 라벨 (15년)
15년 숙성 급의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가장 많이 판매되었던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로 기록되었다.
탈리스커, 링크 우드, 크래건모어, 쿨일라 등의 몰트 위스키만으로 블렌딩 한 것이 특징이다. 출시 초기에는 ‘15년 퓨어 몰트’라는 이름으로 나왔다가, 정규 라인업에 편입되면서 그린 라벨로 옷을 갈아입은 케이스.
맛과 향은 앞서 공부했던 스페이사이드 계열이다. 그중에서도 글렌피딕 12년과도 비슷한 부분이 적지 않은 편인데, 글렌피딕 쪽이 부드럽고 달콤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다면, 그린 라벨은 스파이시하고 묵직한 느낌을 좀 더 가지고 있는 스타일을 보인다. 아마도 쿨일라(Caol Ila)와 탈리스커의 영향인 것으로 추정된다.
디아지오에서는 미네랄워터(생수)를 소량 타서 마시는 쪽을 권하는데, 세계적으로 똑같겠지만, 특히 한국인들의 입맛에는 물을 섞는 순간, 그 진한 풍미를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5. 골드 라벨 리저브 (NAS)
15년+@ 급의 숙성 년수 미표기의 블렌디드 위스키. 부드러운 촉감과 연륜이 묻어 나오는 감칠맛이 특징이다. 동급대인 밸런타인 17년에 비해 판매량이 저조한 편이다. 수입사인 디아지오 측에서는 골드 라벨 리저브를 냉동고에 넣었다가 차게 해서 마시는 프로즌 골드 마케팅을 선보이기도 했는데, 차갑게 해서 마시는 것과 상온의 맛이 약간 변화를 갖는다는 점도 비교해서 마시는 재미가 있다.
그린 라벨이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가격 기준으로 보면 그린 라벨보다 약간 비싼, 윗등급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옆그레이드에 가깝고 그린 라벨의 가성비가 좋기 때문에 이도 저도 아닌 편이라 판매량이 저조한 것임을 정작 판매하는 곳만 모르고 있는 듯. 가끔 시즌에 따라 그린라벨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그 기간에 한 번쯤 구매해서 마셔볼 것을 권한다.
이전에 나왔던 15년, 18년 숙성의 골드 라벨은 플래티넘 라벨과 역사를 같이 하기 때문에, 현재의 골드 라벨 리저브는 그 라인과는 다른 새로운 라벨로 취급한다.
6. 조니 워커 18년 (18년)
처음에는 ‘15년 숙성의 골드 라벨’로 출시되었다가 ‘18년 숙성 골드 라벨’로 바뀌었다. 이후 이 18년 숙성 골드 라벨이 ‘플래티넘 라벨’로 이름이 바뀌었고, 2017년 플래티넘 라벨을 떼어내고 그냥 18년 정규 라벨로 자리매김했다. 업계 측의 설명에 따르면 조니 워커 18년의 희소성과 원액의 품질과 가치를 명확히 반영하기 위해 이름과 디자인을 새롭게 바꿔 선보인 것이라고 한다.
최소 18년 이상 숙성된 싱글 몰트와 그레인위스키 원액만을 사용해 블렌딩 한 것으로, 조니 워커만의 ‘프라이빗 블렌드’로 만들어진 위스키다. ‘프라이빗 블렌드’란 조니 워커 가문의 행사나 주요 인사들의 특별한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블렌딩 방식을 의미한다. 본래 아시아 지역 한정으로 판매하는 제품이었지만, 정규 라벨로 편입되면서 지역 한정도 없어졌다.
7. 블루 라벨 (NAS)
조니 워커의 최고 프리미엄 클래스. 과거에는 ‘Oldest’라는 명칭을 사용하였는데 라벨 바탕색에 파란색을 사용하였고, 이것이 유래되어 조니워커 정규 시리즈가 컬러 라벨 시리즈로 리뉴얼되면서 ‘블루’로 변경되었다.
술 자체의 퍼포먼스는 최고 클래스답게 전체 위스키 중에서도 상위권에 늘 속할 정도로 뛰어나다. 조니 워커 시리즈 중 프리미엄을 표방하기 때문인지 각 제품 하나하나에 일련번호가 찍혀있다. 포장 박싱 또한 매우 고급스럽다.
숙성 년수는 표시되어 있진 않지만, 대체로 15~60년 범위에서 숙성된 원액 수십 가지를 다양하게 배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NAS(숙성 연도 미표시)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숙성 기간이 아닌 다양한 숙성기간의 위스키를 맛으로만 블렌딩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신형(40도)으로 병이 변경되면서 용량이 꽤 커지고 병 자체 색깔도 푸르게 바뀌어서 더욱 멋있어졌다.
조니 워커의 정규 라벨 중 가장 높은 가격이다 보니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나오는 것으로도 또한 유명한데 그 바리에이션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 고스트 앤 레어(GHOST AND RARE)
현재는 생산되지 않는 전설이 되어버렸다. 3개 증류소와 소량 생산되는 5개 증류소의 원액을 더한 블렌딩이다. 레어를 담당하는 5개 증류소의 원액은 모든 버전에 들어가며, 고스트를 담당하는 3개 증류소는 하나씩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