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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Feb 10. 2022

위스키는 어떻게 만드는 술인가요?

세계 위스키 여행 1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778


위스키는 어떻게 만드나요?

먼저 보리를 발효시켜 맥주와 비슷한 보리술을 만들고, 그 보리로 만든 술을 증류하여 오크통에서 몇 년간 숙성시키면 위스키가 된다. 현대에 오면서 꼭 보리가 아닌 옥수수, 밀, 귀리 등 어떠한 곡식이든 발효시켜 증류한 후에 나무통에서 숙성시킨 술은 위스키라고 이름 붙이는 경향이 늘어갔지만, 엄격하게 말하자면 스코틀랜드에서 보리를 이용하여 만든 술만을 ‘진정한’ 위스키라고 불릴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기본이 되는 술을 보리를 이용해서 만들기 때문에, ‘맥주를 증류해서 만든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위스키의 원료인 보리술도 큰 의미에서는 보리가 주원료이고 발효를 시키니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위스키의 베이스가 되는 이 보리술이 일반적인 ‘맥주’와 가장 큰 차이는 바로 홉을 가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앞서 설명했던 바와 같이 순수하게 보리 이외에 다른 부가물을 넣는 것은 스코틀랜드의 위스키 양조의 전통에서는 위스키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혹, 홉이나 기타 부가물을 넣어 만드는 위스키들이 있긴 한데, 그것은 스코틀랜드 정통 위스키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미국에서, 그것도 지극히 제한적으로 가능하며, 아메리칸 위스키의 이름으로 출시한다.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홉 향을 첨가하면서 위스키 양조 규정,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IPA 맥주를 숙성시킨 오크통에 숙성하여 홉 향을 따로 첨가하는 방식으로 위스키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왜 위스키는 그렇게 비싸게 파는 건가요?

 

당연히 스코틀랜드에서는 국민 술에 해당하기 때문에 그리 비싼 편은 아니다. 소주가 해외에서 금값이듯 다른 수입 주류와 마찬가지로 한국에 들어오면서 관세 + 주세 + 교육세가 붙어서 가격에 거품이 붙어 비싸진 것뿐이다. 게다가 바나 클럽에 가서 마시려면 다시 납품가의 13%에 해당하는 개별소비세와 교육세가 또 붙고 거기에 10%인 부가가치세, 그리고 바 자체에서 판매 마진을 위해 붙인 비용까지 이것저것 다 붙어서는 본래의 가격만큼이나 거품이 붙게 되는 것이다. 일단 바나 클럽에서 판매되는 가격은 최소한의 기본 가격이 일반 소매가의 최소 2배 가격이라고 보면 된다.

 

위스키의 역사

앞서 간략하게 정리했던 것처럼 위스키는 본래 스코틀랜드 지방에서 기원전부터 민간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통주이다. 다만 당시 위스키는 보리를 발효시켜 알코올을 추출한 후 투명한 액상의 술을 원액 그대로 마시는 것이었다.

 

초기에는 증류된 알코올 원액을 그대로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므로 추출 직후의 도수는 75도 정도는 충분히 유지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당시의 술은 숙성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증류해낸 것이었으므로 보드카와 같이 맑고 투명하면서 상당히 강한 보리향을 내는 술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위스키의 역사는 18세기에 이르러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분쟁에서 잉글랜드가 승리하게 되면서 큰 변혁을 맞게 된다. 잉글랜드가 스코틀랜드에서의 지배를 공고히 하기 위한 자금을 얻기 위해 각종 규제를 신설하였고 그중에는 과세 정책도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 이들이 제조하는 술에 과도한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하면서 단속을 피해 산에 숨어, 한밤중에 몰래 위스키를 만들었다. 그렇게 만든 술을 당시에는 유일하게 합법적으로 통용되던 셰리 와인통에 몰래 숨겨두었다가 주변의 눈을 피해 몰래 판매하는 방식으로 유통하였다.

 

이 과정에서 와인통의 원료인 떡갈나무의 진액과 통에 흡수되었던 셰리 와인이 위스키 원액에 스며들어 호박색을 띠는 빛깔과 향기를 내게 되었고, 이것이 초창기 원액에 가까웠던 위스키보다 상당한 인기를 끌게 된 것이 현재의 위스키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러한 규제를 피해 위스키를 유통하는 양조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단속이 점점 효과가 없어지자 정부에서도 단속 정책을 포기하면서 합리적인 과세 정책으로 돌아선다. 1824년 글렌리벳이 최초의 합법적 주류면허를 취득하면서 이후 합법적인 증류소가 늘어나기 시작한다. 그렇게 위스키는 자연스럽게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현재의 명성을 구축하게 된다.

 

위스키의 표기법이 나라에 따라 다르다구요?!

미국이나 아일랜드에서 만드는 위스키는 ‘Whisky’가 아닌 ‘Whiskey’라고 스코틀랜드의 스카치위스키와 표기법을 달리해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구분한다. 그래서 ‘Whiskey’라고 하면 호밀, 옥수수를 사용해 북미에서 만든 버번(Bourbon) 위스키, 테네시(Tennessee) 위스키, 혹은 아일랜드에서 만든 아이리시(Irish) 위스키를 의미하니 스코틀랜드 정통 스카치위스키와는 쉽게 구분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아무 생각 없는 일본의 경우는 오리지널을 강조하여 종주국 스코틀랜드를 따라 ‘Whisky’라고 표기한다. 스코틀랜드가 위스키의 종주국임은 현재까지도 각종 위스키의 진화와 분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판매량의 80%를 스카치위스키가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인정되고 있다.

 

생산지에 따른 위스키 분류법

 

위스키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현재 전 세계의 대표적인 다섯 개의 나라에서 생산하고 있다. 그래서 생산되는 국가별로 나누어 크게 스카치위스키, 아이리시 위스키, 아메리칸 위스키, 캐나디안 위스키, 재패니스 위스키로 구분한다. 최근에는 이 다섯 나라 이외의 국가에서도 위스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1. 스카치위스키(Scotch whisky)

통칭 우리가 위스키라고 하는 것의 대부분은 바로 이 스카치위스키를 뜻하며, 이름 그대로 스코틀랜드에서 생산되는 것만 이렇게 명칭 할 수 있는 엄격한 기준이 있다.

 

스카치위스키의 분류는 영국의 스카치위스키 규정 ‘2009(SWR2009)’에 따른 것이며, 이 분류체계는 스코틀랜드 이외의 나라 위스키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일본이나 대만의 위스키 업계는 스코틀랜드식 위스키 제법을 따르지만 SWR2009의 규정을 지킬 의무는 없기 때문에 스코틀랜드에서는 폐지된 Pure malt나 Vatted malt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 몰트(malt) 위스키

맥아만을 원료로 해서 만든 위스키이다.

 

◦블렌디드 몰트(blended malt) 위스키

그레인위스키를 넣지 않고 여러 몰트 위스키만을 블렌딩 한 것이다. 예전에 배티드 몰트(vatted malt), 퓨어 몰트(pure malt) 위스키라고 불리던 것들이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로 표기가 통일되었다.

 

◦싱글 몰트(single malt) 위스키

단일 증류소의 맥아만 사용하여 몰트 위스키만으로 생산되는 위스키를 의미한다. 통상적으로는 130여 개의 증류소가 있는 스코틀랜드가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만 스코틀랜드 지역에서 만들어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단일 증류소의 몰트 위스키면 싱글 몰트라고 칭한다.

 

블렌디드 위스키의 베이스가 되는 중요한 원료로 사용되며, 맛의 핵심을 담당하는 싱글 몰트를 ‘키 몰트(Key Malt)’라고 부른다. 위스키가 만들어지는 지역과 증류소에 따라 독특한 맛과 향, 개성을 가지고 있지만, 이는 마시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아일라 섬의 싱글 몰트 위스키의 경우, 특유의 강한 피트 향으로 위스키 초심자들에게는 거부감을 줄 정도로 호불호가 심하게 갈린다.

 

모든 싱글 몰트 자체가 그것만 음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건 아니기 때문에, 일부는 원액을 맛보면 굉장히 밸런스가 무너져 있는 경우를 확인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블렌디드 위스키에서 특정한 맛을 더 내는 원료로 사용되는 싱글 몰트들은 그러한 편향성이 더욱 심한 편이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스카치위스키 협회(Scotch Whisky Association)가 규정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고, 사실상 싱글 몰트에 대한 규정이 스카치위스키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2009년 11월 23일 발효된 규정 역시 대부분 싱글 몰트에 대한 정의와 구분이 대부분이다.

 

이 싱글 몰트 위스키들만을 블렌딩 한 블렌디드 위스키를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라고 한다.


싱글 몰트 스카치위스키의 지역별 출시 브랜드를 대략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스페이사이드(Speyside)

 

글렌 그란트 · 글렌듈란 · 더 글렌리벳 · 글렌버기 · 글렌 엘긴 · 글렌토커스 · 글렌파클라스 · 글렌피딕 · 더프타운 · 링크우드 · 더 맥켈란 · 모틀락 · 밀튼더프 · 발베니 · 벤리악 · 카듀 · 크래건모어

 

하이랜드(Highland)

 

글렌고인 · 글렌드로낙 · 글렌모렌지 · 글렌오드 · 로열 로크나가 · 애버펠디 · 오반

 

로우랜드(Lowland)

 

글렌킨치 · 오큰토션 · 블라드녹 · 로즈뱅크

 

캠벨타운(Campbeltown)

 

롱로우 · 스프링뱅크 · 헤즐번 · 킬커런

 

아일라(Islay)

 

라가불린 · 라프로익 · 보모어 · 부나하벤 · 브룩라디 · 아드벡 · 쿨일라 · 킬호만 · 포트엘런

 

기타 섬지역(Islands)

 

아란 · 탈리스커 · 하이랜드 파크


• 그레인(grain) 위스키

틸링 싱글 그레인

맥아를 제외한 곡물로 만든 위스키는 모두 그레인 위스키이다. 단, 맥아만 사용해서 만든 위스키 중에서 연속식 증류기에서 증류했거나 하는 식으로 몰트 위스키의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경우에도 그레인 위스키로 분류된다.

 

•블렌디드(blended) 위스키

몰트 위스키와 그레인 위스키를 혼합한 것으로 시중에서 가장 일반적인 위스키이다. 숙성년도를 표기할 때는 최저숙성년도 원액의 주령을 표기하게 되어있다.

 

다음 편은 여기에...

https://brunch.co.kr/@ahura/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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