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 베이스 칵테일로, 현재 IBA 공식 칵테일에 등록되어 있는 레시피 중 하나이다. 19세기에 만들어진 칵테일답게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다.
럼 브랜드 바카디의 주장에 따르면 1898년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쿠바가 독립 전쟁 당시 ‘Viva, Cuba Libre(자유 쿠바 만세)’라는 구호를 사용했는데, 도와주러 왔던 미군이 럼(쿠바)에 콜라(미국)를 부어 마시며 구호를 외친 것에서 유래된 칵테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쿠바 국영 기업인 하바나 클럽에 따르면, 기원을 알 수 없다고 한다. 쿠바의 독립 자체는 1898년인데 1900년까지는 코카콜라가 수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미군이 보급품이나 위문품으로 가져왔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에서도 공식적으로 수입되지 않던 제품을 미군이 개인적으로 가져오거나, 미군 부대에 한정적으로 납품된 것이 밖으로 흘러나온 경우는 많았기 때문이다. 어쨌건 하바나 클럽에서는 미국 병력들이 이용하던 하바나의 바에서 1901년 이후에 만들어진 레시피였다고 주장한다.
주로 럼 중에서도 바카디 화이트 럼으로 만든다. 당시 바카디社 자체가 쿠바에 있었고, 2대 경영자는 독립 전쟁에 직접 참가하기도 했다. 쿠바 공산혁명 이후 카스트로 정부의 국영화 정책으로 쿠바 내 자산을 압류당하자 미국으로 본사를 옮겨버린다. 다시 사탕수수를 기르고, 럼을 증류하는 설비가 쿠바 외의 지역에도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같은 시기 비슷하게 압류당했지만, 쿠바 외 지역에 설비가 없던 하바나 클럽은 결국 창업주 가족만 탈출하고 설비는 전부 국영화되었다.
그런 역사적 의미를 생각한다면 바카디 럼이 정통이라고 보는 게 맞다. 최소한 하바나 클럽 같은 쿠바 럼으로 만들어야 쿠바 리브레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으며, 쿠바 외의 지역의 럼을 사용한다면 그냥 라임 넣은 럼콕이 된다.
탄산음료에 의해 알코올이 희석되기 때문에 도수가 크게 낮아지며 알코올 특유의 향도 거의 사라진다. 따라서 술에 약한 사람도 쉽게 마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바나 클럽에서는 진 토닉처럼 흔하게 팔리고 있다.
배리에이션으로 ‘버진 쿠바 리브레(Virgin Cuba Libre)’도 있다. 바로 쿠바 리브레에서 럼을 뺀 것. 즉 콜라에 라임만 넣은 형태이다. 또 다른 변종으로 앞에서 살펴보았던 어마어마한 알코올 도수를 자랑하는 ‘바카디 151’로 만든 칵테일이 있는데 그 이름도 무시무시한 ‘쿠바 미사일 위기(Cuban Missile Crisis)’되시겠다.
쿠바 리브레(Cuba Libre)는 어떻게 만드나요?
현행 조주기능사 실기 시험에 쓰이는 레시피와 국제 바텐더 협회(IBA) 레시피가 다르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퀄리티를 높이고 싶다면 머들러를 준비해 주고는, 라임 조각을 머들러로 으깨어 산미를 조절하면서 마시면 좀 더 열대 기분을 낼 수 있다.
•화이트 럼 - 1 2/3oz (50ml)
•라임 주스 - 1/3oz (10ml)
•콜라 - 4oz (120ml)
위의 재료들을 모두 하이볼 글라스에 부어준다. 이후 라임 웨지로 가니쉬 해주면 완성.
• 피냐 콜라다(Piña Colada)
럼 베이스 칵테일로, ‘피냐(piña)’는 스페인어로 ‘파인애플’을 의미한다. 스펠링에 기준한 실제 발음은 ‘삐냐 꼴라다’ 에 가까우나, 한국 내에서는 ‘피나 콜라다’ 로 흔히 알려져 있다.
1954년 라몬 몬치토 마레로(Ramon Monchito Marrero)가 푸에르토리코에 위치한 카리브 힐튼 호텔(Caribe Hilton Hotel)로부터 시그니처 칵테일 제조를 의뢰받아 선보인 것으로, 무려 3개월을 고민한 끝에 떠올려낸 레시피라고 전해진다. 당시에는 속을 파낸 코코넛에 담아진 채로 제공했으며, 지금에 비해 더 많은 양의 코코넛 크림이 재료로 사용되었다고 전해진다.
이후 피냐 콜라다는 어마어마한 인기로 얻으며 칵테일계에서 장기집권을 하는 스테디셀러 메뉴로 자리 잡게 된다. 덕분에 라몬 몬치토 마레로는 은퇴 직후까지 자신의 시그니쳐 칵테일이 끊임없이 유행하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라몬 몬치토 마레로
하지만, 라몬 몬치토 마레로(Ramon Monchito Marrero)가 창시자로 인정받기에는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다. 사실 파인애플의 비중으로 둔 지금의 레시피를 완성시킨 장본인은 따로 있는데, 피나 콜라다가 히트를 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코넛 판매업자 측에서 파업이 일어난다. 당연히 코코넛의 공급이 하락하게 되고, 이에 마찬가지로 카리브 힐튼 호텔에서 근무하던 리카르도 그라시아(Ricardo Gracia) 바텐더가 코코넛 대신 파인애플을 주 재료로 사용하는 레시피를 선보이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현대에 알려진 레시피의 피냐 콜라다이다.
때문에 오늘날 피냐 콜라다의 창시자를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려움이 따른다. 엄밀하게 따져 ‘레시피를 최초로 창시해낸 인물은 누구인가?’를 기준으로 지정할 경우 당연히 라몬 몬치토 마레로(Ramon Monchito Marrero)를 꼽겠지만, ‘현재의 피냐 콜라다를 창시해낸 인물은 누구인가?’를 기준으로 지정할 경우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평론가와 바텐더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기 때문이다.
만들지 않고 마시는 방법도 있다구?!
현재까지도 워낙 인기가 있어 바에서 ‘피냐 콜라다 믹스’를 구비해 놓고는 럼과 주스를 섞어 판매하기도 한다. 재료를 제대로 구비하기 어려울 경우 믹스를 구매해 사용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무엇보다도, 피나 콜라다의 재료 중 하나인 코코넛 크림의 경우 보존성이 매우 좋지 않아 상황에 따라서는 오히려 현명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많은 바리에이션을 가지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보드카를 베이스로 사용하는 ‘시시’가 가장 유명하다. 피냐 콜라다에서 럼을 제외시킨 논 알코올 칵테일 ‘버진 피나 콜라다’도 유명한 편이다.
피냐 콜라다(Piña Colada)는 어떻게 만드나요?
IBA 레시피를 기준으로 피나 콜라다 칵테일에 필요한 재료는 다음과 같다.
•화이트 럼 - 1 2/3oz (50ml)
•코코넛 크림 - 1oz (30ml)
•파인애플 주스 - 1 2/3oz (50ml)
위의 재료들을 모두 얼음과 함께 블랜딩해 준다. 이후 커다란 잔에 따라주고 파인애플과 체리로 가니쉬 해주면 완성.
IBA 레시피에서는 얼음의 용량이 정확히 표기되어 있지 않은데, 보통 60~120g 정도 넣어주는 편이다. 각자 입맛에 맞게 조절해 넣어주면 된다.
이전의 2011년 IBA 레시피에서는 코코넛 크림과 파인애플의 비율이 각각 1:3이었으나, 2020년에 레시피가 새롭게 개정되며 비율이 새롭게 바뀌었다. 개정 전이나 개정 후의 레시피 모두 맛깔스러운 편이니 각자 입맛에 맞는 비율을 선택하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