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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Jun 28. 2021

브런치 발행 한 달 기념 이벤트

전 세계 그 어디엔가 있을 독자들을 위한...

주말에 아주 오랫만에 한 국제부부와 식사자리를 함께 했다.

부인이 일본인인 국제커플이었다.

상대를 위한 배려라고 일본어로 이야기를 시작하긴 했지만,

정작 그녀는 이제 한국에 와서 아줌마가 된 지

20여 년이 다 되어가는 입장인지라

한국어 실력도 만만치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어로 실컷 수다를 떨 대상도, 기회도 없었다는 말에

그저 그녀의 모국어로 실컷 떠들어줄 상대가 되어주고 싶었다.

그런 그녀와 이야기 끝에 내 그림책 이야기가 나왔다.

글이야 원래 직업적으로 쓰는 것이니까 이상하지 않았지만

그림을 직접 그려 넣은 것이 처음이었고

직접 번역을 해보자고 시작한 것이 8개 국어로 번역본을 완성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원래 홈페이지를 사서, 전자책까지 직접 만들어 위의 에필로그를 내세워 잘 보관했었는데

올초 adobe 플래시의 서비스 종료와 함께 전자책이 의미가 없어졌더랬다.

브런치를 다른 사람들에 보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읽을 공간으로 삼았으니

이쪽으로 옮겨두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였다.

그녀가 꼭 읽고 싶어 하는데, 어떻게 보내줄까 하다가

드디어 오늘 브런치 발행 한 달 기념 이벤트로

그 작업물들을 모두 올리기로 했다.


훌륭한 외국어 솜씨도 아니고

탁월한 그림 솜씨도 아니라

좀 그렇기는 했지만

지인들에게 보여주려고 홈페이지에

전자책까지 만들어둔 것을

시나브로 폐쇄할 것은 아니기에

이렇게 브런치에 선물로 부활했다.

오늘로 브런치에 글을 발행하기 시작한 지

꼭 한 달이 되었다.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같이 글을 올리기 시작한 지 한 달.

규칙적인 글쓰기를 내 맘대로 할 수 있다는 점도 좋고

부러, 아는 이들에게 카톡을 통해 공개하지 않아도 되니

그저 내 글 창고로 사용하며

정말 읽고 싶어 하는 이들이

내 생각에 공감하여

함께 세상을 움직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아이 같은 희망으로,

사회를 실험해본다.


답답한 숨결 한 자락 틈새로

글 한 줄 흘려내는 것으로

조금이나마 가벼워질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전 세계 어디에 있을 독자 중에

한국어가 아닌

자신들의 모국어로

아름답고 슬픈 사랑이야기를

함께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다면

그 보다

더 행복한 이유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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