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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틈틈이 Apr 07. 2016

워킹맘, 당신의 하루는 몇 시간입니까?

얼마 전 회사 워킹맘들과 점심을 같이 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누군가 질문을 던졌습니다.


"갑자기 알라딘 램프가 여기에 떨어진다면, 무슨 소원 빌래?"

"뻔하지 않아? 돈!"

"아이 낳기 전 몸매로 돌려주세요~"

"하루를 30시간 쯤으로 늘려주면 좋겠다."


하루가 24시간인 게, 내 몸이 하나인 게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오늘 저녁 메뉴를 고민하고, 저녁을 차리면서 마무리 해야 할 업무를 생각합니다. 아이를 안고 빨래를 하고, 청소를 하면서 동요를 부릅니다. 왜 그래야 할까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사정을 모르는 시간은 재깍재깍 흐릅니다.


복직을 한 뒤로 시간을 쓰고 있는 게 아니라 시간에 짓눌리는 느낌입니다. 사실 내가 지금 시간에 짓눌린다는 것 조차 몰랐는데 '타임 푸어(Time Poor)'라는 책을 접하며 시간에 대해, 특히 '워킹맘의 시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시간'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시간 빈곤자'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2014년 한국 고용 정보원과 미국 레비 경제 연구소가 공동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 전체 인구 중 910만명(42%)이 시간 빈곤 상태에 놓여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42% 중 56%는 여성이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일하는 엄마들, 워킹맘이 극단적 시간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시간 빈곤'은 무얼 말하는 걸까요.


1주일 168시간(24시간 X 7일) 에서 주당 근로시간을 뺀 나머지 시간을 개인돌봄시간이라고 합니다. 연구에서는 개인돌봄시간이 97시간보다 적은 경우를 시간빈곤이라고 정의 했습니다. (두 자녀 맞벌이 가정의 평균 개인돌봄시간이 97시간이라 기준이 97시간이 됐다고 하네요)


주당 근로시간에는 근무, 출퇴근, 보육, 가사가 포함됩니다. 개인돌봄시간에는 수면, 식사, 세면, 휴식이 포함되고요.


시간 빈곤 계산 방법에 따르면 주당 근로시간이 늘어나면 개인돌봄시간이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개인돌봄시간은 사람이 살아가기 위한 기본적인 시간입니다.



궁금했습니다. 가장 극심한 '시간 빈곤'에 시달리는 계층으로 꼽히는 워킹맘인 저 또한 '시간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지, 그렇다면 얼마만큼의 시간이 나에게 부족한 건지요.


시간일지를 작성했습니다. 시간 빈곤을 파악하려면 1주일 생활시간표는 작성해야 합니다. 근무일과 비근무일의 일상은 비슷하니 평일 생활시간표와 주말 생활시간표를 작성했습니다.



근무: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 8시간 (점심시간은 제외) + 집에서 아이들이 잠들면 하는 '재택야근' = 9.5시간.

출퇴근: 1시간

가사: 아침에 아이들이 일어나기 전 30분 + 저녁에 아이들이 잠든 후 1시간 = 1.5시간

보육: 아침에 아이들을 깨우는 순간부터 1시간 + 퇴근해서 아이들이 잠들때까지 3시간 = 4시간.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16시간입니다. 주당 80시간이지요.


주말은 회사에 가지 않기에 가사와 보육만 합니다.

가사 3.5시간 + 보육 9시간 =12.5시간.

토요일, 일요일 이틀이니 25시간입니다.


저의 주당 근로시간은 105시간입니다.

일주일 168시간에서 105시간을 뺀 63시간이 개인돌봄시간입니다.


평균 개인돌봄시간 97시간에서 34시간이 부족합니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일주일에 34시간, 하루 평균 4시간반정도가 부족하다는 걸 보니 좀 섬뜩합니다. 시간에 쫓기니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음에 할 일, 또 다음에 할 일을 생각하며 '정신적 피곤함'에 시달립니다.


시간 빈곤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고 해도 하루를 29시간처럼 사는 지금은 벗어나야겠습니다. 조금씩 노력한다면 28시간, 27시간으로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다음 글부턴 몇 가지 실천사항을 소개하겠습니다.


# 틈틈이 이야기는 네이버 포스트 (post.naver.com/zinc81)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방문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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