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arina 임아영 Apr 12. 2020

헤어지고 나서 아직도 괴로워하는 당신에게.

이제 우리도 과거의 챕터의 문을 닫고, 현실에서 우리 삶을 살아봐요.


알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내가 보여주고 싶어하는 사진만 올려놓은 곳이라는 것을.


판도라의 상자를 열기 전,

나는 분명 상처입지 않으리라, 이미 잊혀진 인연이기에 나는 괜찮으리라 하고 생각했지만

막상 헤어진 사람의 근황을 직접 두 눈으로 마주하니 스스로 원망스러웠다.


괜찮을거라며, 근황을 보기로 한 건 나의 선택이었는데, 형언할 수 없는 이런 감정이 드니 괴로웠다.

나를 버리고 간 사람이다.

무려 3년이나 지났는데,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은거니? - 하고 스스로를 끝없이 자책한다.


나는 왜 이렇게 사서 고생을 하는 걸까.

스스로 괴롭히는데는 세계 1위 챔피온이다.


sns 속 그는 나와 헤어진 이후로 행복에 젖어있었다.

알콩달콩 연애하는 모습, 웨딩 사진, 열심히 일하는 모습, 일하는 도중 짬을 내 사랑스러운 데이트를 하며 즐거운 날들,

결혼한 모습. 아이가 찾아왔고, 아이를 낳고 기뻐하는 모습. 아이를 기르는 모습.

아이를 맡기고 간만에 데이트한 모습. 결혼 3주년에 비싼 레스토랑에 간 모습. 태교여행 간 모습.

환하게 웃고있는 모습.


덤덤하게 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나는?

나는 그와 헤어진 이후로 행복하지 않았던 걸까?

행복의 기준이 그 사람과의 사랑이었기에, 그 사람과 헤어진 나는 3년동안 계속 불행했나?


나의 행복의 기준이 헤어진 사람과의 사랑이라면 나는 불행한게 맞다.


그러나 ‘나의 행복’이다. 내 인생의 행복의 기준이 다른 사람에게 있을 수 없다.

내 행복의 기준이 뭘까?


분명한건 그 사람과 평생 같이 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함께했던 2년동안 그사람의 자기중심적이고 독한 말에 상처를 입은 적이 많았고

감정보다는 이성적으로 모든 상황을 대처하는 처신과

공감이 필요한 상황에서 공감은 커녕 방어적으로 자신을 보호하는 모습에

‘내가 더 잘하면 되겠지’하고 다가가고 호소해도 돌아오는 것은 상처뿐이었다.


나와의 관계에서는 사랑을 추구했지만, 결국은 조건을 선택해 조건을 전제로한 인연을 선택한 것을 보면

애초에 우리는 그냥 인생에서 잠시 만났다가 헤어질 운명이었다.

단지 마음이 여리고 약한 내가 그사람을 운명이라고 착각하고 모든 것을 주었기에

헌신짝처럼 끝나버린 것이다.


스스로 괴롭히기 챔피온이었던 나는

그사람의 현재 모습을 보고 또 끊임없는 물음표를 던졌었다.

우리집이 조금 더 부자였으면. 내가 전문직이었으면. - 내 조건이 달랐다면 상황이 달라졌을까?


무의미하다.

이미 지나간일들, 과거와 스스로를 비교하며 나를 그만 괴롭히자.

이미 지나갔다. 돌이킬 수도 없다.


현재 행복하지 않다고 해서 과거의 행복의 기준을 현재까지 끌고와

계속해서 스스로를 괴롭힐 필요 없다.


나는 나다.

나의 행복은 내 안에 있고, 내가 찾을 수 있고, 내가 만든다.

과거의 챕터, 지나간 시간. 더이상 열어보지 말자.

지금의 나에게 신경쓰자. 지나간 과거의 기억 속 행복의 기준이 지금 나의 행복의 기준이 될 수 없다.


그리고 또 하나.

행복이 전부가 아니다.

억지로 행복을 찾으려 하지 말자. 우리의 삶의 대부분은 그냥 그렇게,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다.


지금 네가 이런 감정을 느끼는 건,
과거의 사람의 현재 삶과 지금의 너를 ‘비교’하면서그렇게 된 거 같은데,
그게 참 무서운 거 같아.


“저런 삶은 어떨까.
나는 그렇지 않은데.”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
내가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건 다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오니까.

그런데, 그게 아니거든.
나의 시간 안에서
그때그때 최선을 다하고 선택을 해왔고
그마저도 나의 일부분이며
소중한 시간이었으니까.

그러니까 ay. 앞으로 더 잘살면 돼.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우연. 필연. 내 삶의 과정 중에
사소하게 오는 것들이 하나하나 행복이 될 수 있는거니까.

많이 힘들었지?

이제 과거의 챕터를 닫고
다시 새롭게 시작해보자.

잘 살면 돼.  



매거진의 이전글 조금 모자라면 뭐 어때, 누구나 결핍된거 아닌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