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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rina 임아영 Sep 09. 2020

키 큰 여자가 겪을 수 있는 연애 상황 2

그대의 열등감이 키 큰 여자 잡는다

오늘은 한국에서 키 큰 여자가 연애할 때 흔히 겪는 상황을  가지 가져왔다.


필자처럼 키가 175cm 이상이라면 ▲ 예의를 지켜야 하는 소개팅에서 ▲ 연애 초반에 ▲ 이별의 순간 등 다양한 상황에서 한 번쯤 들어봤을 황당한 말, 당황스러운 상황을 모아보았다. 하지만 쓰다 보니 키 큰 여자가 아니더라도 겪을 수 있는 흔한 연애 상황이라는 느낌인데. 이는 그대의 판단에 맡기겠다.




1. 첫 만남에 밑도 끝도 없이

내 키를 후려치는 소개팅남

(feat. 미리 내 키 알고 소개팅 나왔으면서 왜 갑자기 후려치세요 이 ㅅㄲ야)


소개팅의 순간은 언제나 설렌다. blind.date.


최근 키 큰 여자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평범한 외모와 직업을 가진 키 175cm 이상의 여자들은 연애 시작이 쉽지 않다. 키 큰 여자가 무조건 자신보다 키가 큰 남자를 원하기 때문이 아니다.

아무리 키 큰 여자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해도, 대다수의 남자들이 여전히 자신보다 큰 신장의 여자를 매우 부담스러워한다는 점에서 선뜻 인연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평범하고 자연스럽게 인연을 만나 알콩달콩 사랑을 시작했으면 하지만, 자만추가 힘들면 어떻게든 주변을 통해 사람을 소개받아야 한다.

그렇게 우연히 얻게 된 소중한 소개팅 기회. 사진 교환으로 상대의 느낌을 보고, 나의 키를 공개하여 괜찮은지 확인한 뒤 만난 소개팅 자리이기 때문에 더 이상 키에 대한 허들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꼭 못난이들은 첫 만남에서 꼭 이런 말을 붙인다.


"키 177cm라고 하셔서,
사실 좀 신기하기도 하고
궁금해서 나와봤어요.
앉아서 봤을 때는 작아 보이시네요."


키 알고 나오긴 했는데,
생각보다 이렇게 크실 줄은 몰랐어요.
저도 꽤 큰 편인데,
저보다 아주 조금 작으셔서 놀랐어요.



키 큰 여자들은 어느 정도 '키'에 대해 듣는 것에 익숙하지만, 이게 말인가 방귀인가. 당황스러울 뿐이다.

필자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허허~하고 웃어넘기조용히 애프터를 거절했었다. 나의 키를 콕 집어서 말해서 기분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자칫하면 실례가 될 수 있는 상대방의 신체의 특징을 언급하는 등 상대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1도 없고 ▲말에 담긴 뉘앙스와 의미를 보았을 때 향후 사귀어도 나의 키가 상대방에게 언젠가는 문제가 될 수 있음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설마 이해가 안 간다면

입장을 바꾼 아래 예시를 참고해주길 바란다.  


소개팅 첫 만남에서

"어깨가 좁다고 해서..
사실 좀 신기하기도 하고
어깨 좁은 남자는 어떤가 궁금해서 나와봤어요.
실제로 보니 괜찮네요"

혹은

어깨 좁은 거 알고 나오긴 했는데,
생각보다 이렇게 어좁이 일 줄은 몰랐어요^^

등 당신의 신체적인 특징을 콕 집어 말한다면, 그대는 어떨 것 같은가. 당황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저 말에 담긴 뉘앙스는 상대방에 대한 간접적인 거절로 느껴지지 않는가? 머리는 생각하라고 있는 것이다. 생각 좀 하고 이야기하자.






2. 헤어질 때 키를 들먹이는 열등감 폭발남

(feat. 숨겨왔던_나의_수줍은 열등감을_내게_줄게_yeah)


 Love is blind의 Jessica. 10살 연하남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을 유독 의식했던 그녀. markisblind.


넷플릭스의 'Love is Blind'의 실험 참가자들은 심도 있는 대화만으로 약혼한 뒤, 서로의 외모를 확인하고 둘만의 시간을 보내며 사랑을 키워 나간다. 사회의 시선, 외부 환경의 영향을 일체 받지 않다가 일상으로 돌아가 가족, 동료, 친구 등 다양한 사람들에게 둘의 관계가 노출하며 다양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데, 필자는 이 리얼리티를 통해 사회적인 시선이 개인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남의 시선을 개의치 않는 개인의 자존감과 자신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너랑 사귀고 걷다 보면
사람들이 다 나를 쳐다보더라.
난 키에 신경 안 쓰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
 
뭐 키 때문에 내가 이러는 건 아니지만,
 아무튼 우린 잘 안 맞는 거 같아. "



순탄하게 연애가 시작된 후 잘 사귀고 있다가 투닥투닥 싸운 여느 때와 같던 어느 날.

상대방의 입에서 헤어짐이 나온 것도 충격적인데 갑자기 키 큰 여자와 함께하는 사회적인 시선이 부담스럽다는 이야기와 키에 대한 자격지심 및 열등감 고백을 듣는 순간 - 당황스러움은 배가 된다.


큰 키를 장점으로 봐주고, 나를 인간적으로 좋아한다는 느낌이 들어 관계에서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기에 연인으로 발전한 것인데,  결국 그냥 한 번 쯤 정복해보고 싶은 산으로,

 나를 트로피로 뻐기고 싶어 만나왔던 것인가- 등 오만가지 생각이 스쳐간다. 나와의 사랑보다는 사회적인 시선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 이해가 가면서도 참 씁쓸했다. 결국 이런 결말이었으면 애초에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담이지만 사실 '키'에 대한 열등감을 떠나서, 사람을 만날 때에는 기본적으로 열등감과 자격지심이 없는 사람을 만나야 백년해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에게 불만이 많아지고 이상한 포인트에서 폭발해 결국 이별로 이어지는 것 같다.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는 것이 이효리-이상순 커플인데, 여러 차례 이효리 님이 예능 등에서 밝혀왔 듯, '당대 최고의 여가수'라는 타이틀에 대한 부담감은 물론 남자들의 묘한 질투심과 열등감, 자격지심 때문에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상순 님은 그녀가 가진 타이틀과 부(富)에 지레 겁먹거나 하지 않고, 자신의 모습 그대로 '인간 이효리'에게 다가가고 받아들였기에, 인연이 되어 사랑으로 이어진 것이 아닐까.


자기 자신을 스스로 멋있다고 생각하는 남자(여자), 스스로에게 자신 있는 사람이라면 상대의 '키'가 아니라 그냥 그 사람 자체를 보고 서로 사랑할 것이다. 키 큰 여자들이여, 부디 자존심만 있는 남자(여자)는 잘 걸러내고, 자존감 있는 사람을 만나 알콩달콩 사랑하며 살자.




writer / rachel

어쩌다 보니 홍보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글을 잘 쓰고 싶고, 세상을 다채롭게 살고 싶은 호기심 많은 사람입니다. 직장생활의 희로애락을 글로 쓰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어내려 합니다. 글 속 인물은 모두 허구의 인물이며 어느 사람도 명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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