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뷰티샵 자매
직업정신 투철한 자매들의 일상이야기!!
" 어머 언니!!!! 잘 지냈어요??
우리 언니가 언니 어떻게 지내는지
엄청 궁금해해요!!!"
평소처럼 가게 앞을 청소하던 중
누군가 반갑게 인사를 해 돌아보니
언니와 함께 뷰티숍을 하는 손님입니다.
언니는 피부관리 전문이고
동생은 웨딩 메이크업과 헤어
눈썹 문신 전문입니다.
동생은 몇 년 전 잘못해 망한 내 눈썹을
볼 때마다 진심으로 안타까워했습니다.
"언니!! 눈썹이 너무 아니야~
눈썹이 관상에서 얼마나 중요한데~~
눈썹만 해도 얼굴이 확 달리질 텐데.."
계속되는 동생의 설득에 6개월 전쯤
찾아가 문신을 새로 했습니다.
실력이 좋은지 제 맘에 쏙 듭니다.
"언니 너무 예쁘게 잘 되었어
앞으로 좋은 일 많이 생길 거야~~"
괜한 소리에도 기분이 좋아지니
손님 응대를 참 잘하는 동생입니다.
"언니!! 이제부터 피부 관리해줘야 해
나도 여기서 관리하니까 피부가
또래 친구들보다 훨씬 좋아"
나랑 동갑인 언니가 옆에서 거울을 보고
자기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합니다.
제가 봐도 언니 피부가 저보다 훨씬 좋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넓은 모공과 잡티를 보며
스트레스였는데 제 마음을 간파한 것 같습니다.
영업을 참 잘하는 언니입니다.
집에 와서 이 얘기를 하니 남편이 보기에도
내 피부 상태가 엉망인지 카드를 줍니다.
그저 넋두리였는데... 오~~ 예!!
남편 맘 바뀌기 전에 시원하게 긁었습니다.
가만히 누워서 서비스 받으니 너무 좋습니다.
죽을 때까지 이런 호사를 누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세 번 정도 가니
코로나는 또 터졌고 그 후로 못 가고 있습니다.
방역 잘하고 있으니 안심하고 오래는데도
한 번을 안 가니 어느 날은 언니가 전화해
"와따 언니 오래 살겄네~ 오래 살겄어!!
라며 놀려댔습니다.
코로나로 얼굴 보기가 이리도 힘든데
오늘 우연히 마주치니 너무 반가운 것이지요.
"가게로 들어가서 커피 한잔 해요"
하고는 따뜻한 캔커피를 꺼내 줍니다.
"퇴근하는 길이예요?"
"네 언니~집 치우고 운동 가려고요.
요즘에 격투기 배워요."
동생은 어렸을 때 육상선수였던 만큼
운동신경이 좋아 모든 운동을 잘합니다.
헬스도 벌써 몇 년째 꾸준히 해서
팔과 다리는 근육으로 단단합니다.
작년에 찍은 프로필 사진을 보고
전 란제리 모델인 줄 알았습니다.
항상 입으로만 다이어트하는 저를
자극하는 사진이었죠.
"어머 격투기요? 힘들지 않아요?"
"너무 힘들어요 근데 언니 난
격렬한 운동 하면 스트레스가 풀려요"
동생말로는 웨딩 메이크업을 하다 보니
토요일은 새벽 4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 종일 밥 먹을 새 없이 바쁘다네요.
그래서 지난 21년 동안 금요일 밤에
술을 마셔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하니
정말이지 대단한 직업정신입니다.
결혼식을 앞둔 신부들은 예민해있고
시간은 쫓기니 스트레스가 크다구요.
스텝이 해준 메이크업이 맘에 안 들어
큰소리로 화를 내며 벽을 치는 신랑도 있고
거울을 보고 아아악아악 소리를 지르는
신부들도 가끔 있다고 합니다.
다행인 건 서울에서도 여기에서도 본인은
단 한 번도 컴플레인 받아본 적 없다 합니다.
" 언니 난 완벽주의자라 그래요. 내가 못 견뎌!!
그래서 그 스트레스를 운동으로 다 풀어요"
동생은 군것질 거리도 엄청 좋아합니다.
지난여름에는 깐도리 막대 하드에 빠져서
올 때마다 찾았지만 자주 들어오는 품목은
아니었기에 어쩌다 깐도리가 입고되면
제가 더 반가웠습니다. 동생을 주기 위해
따로 몇 개 숨겨놓기도 했으니까요.
과자는 한번 사면 거의 박스급으로 삽니다.
너무 좋아해서 앉은 자리에서 몇 봉도 먹는다는데
살은 왜 안 찔까?? 헬스를 하루에 몇 시간씩 해서
먹어도 안 찐다 하니 보통 노력이 아닙니다.
언니는 저와 동갑인데 우린 서로를 언니라고 부릅니다.
편하지도 불편하지도 않은 관계에서 찾은 호칭입니다.
가게에서 봤을 땐 몰랐는데 샵에서 대화해보니
속이 꽉 찬 사람입니다. 나이는 그냥 먹는 게 아닌가 봅니다.
그래서 동생은 언니를 엄마처럼 믿고 따른다고 하네요.
한 번은 점보고 온 썰을 얘기해준 적이 있습니다.
깐깐한 동생에게 화가 난 무당을 얼래고 달랬다며
"워메 난 원래도 동생 챙길일이 많은데 쟤때문에
이제는 하다 하다 무당 비위까지 맞추고 있네"
라며 어이없다면서도 너무 잘 맞춰서 놀랐다며
또 썰을 풀어냅니다.
언니는 요리 솜씨도 좋습니다.
몇 년 전에 김장한 김치를 준 적이 있는데
전 그렇게 맵고 칼칼하게 맛있는 김치는
처음 먹어봤습니다.
무슨 김치가 이렇게도 맵냐며 투덜대면서
그 김치 하나 놓고 밥을 몇 그릇을 먹었더랬죠.
비법을 물으니 고추씨를 많이 넣으면 된다네요.
저는 겉절이도 잘 못하는데 김장 김치라니...
대단합니다.
성격도 화끈합니다.
요즘은 젊은 남자들도 브라질리언 왁싱을
많이 하는데 아무래도 부끄러워하겠지요.
"손님!! 부끄러워마세요.
전 이게 직업이라 아무 생각 없어요"
그러다 왁싱 중 젊은 그들의 신체적 반응에
"손님!! 부끄러워마세요.
이건 건강하다는 신호입니다. 정상이에요.
안 그럼 문제 있는 거예요." 라며 안심시킨다니
아무나 하는 직업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전 슈퍼나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자매는 나주에 계신 아빠랑
통화할 때가 많습니다.
"아빠 약 챙겨 먹었는가?
떨어졌으면 내가 또 사줄 테니까
빠뜨리지 말고 들소잉~"
야무진 자매는 효녀이기까지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