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by 아이쿠

"지선아, 지선아"

8살, 국민학교 입학을 앞둔 2월 어느 아침. 누군가 날 부르는 소리가 메아리쳤다.

한겨울의 찬바람이 무서워 방문 앞에 길게 걸어둔 담요를 한쪽으로 젖히자, 문과 문틈 사이로 들어오는 냉기에 정신이 번쩍 들어 잠이 달아났다. 문고리에 꽂아 둔 수저를 빼내어 문을 열었다.

잠바도 안 입은 티셔츠 차림의 아빠가 차가운 툇마루에 한쪽 궁둥이만 붙인 채로 앉아 날 주시했다.

"지선이 이것 봐. 너 주려고 강아지 한 마리 얻어왔어."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작디작은 노란 똥개 한 마리를 내 품에 건네는 아빠는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 모습을 보일지 기대하는 표정이었다. 그런 아빠 뒤로는 흰 눈이 조금씩 흩날리고 있었다.

"와 진짜 작고 귀여워. 정말로 내가 키워도 돼?"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똥강아지는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혹시나 다칠까 살며시 품에 안으며 나의 차가운 얼굴을 강아지 얼굴에 비볐더니 놀래 낑낑 소리를 냈다.

나의 오두방정에 자던 동생들도 다 깨서 툇마루로 나왔다.

"얘들아. 우리 강아지 생겼어."

"진짜?"

들뜬 나의 목소리에 동생들도 덩달아 신이 나서 소리를 지르며 강아지를 꼭 안았다. 역시나 놀래서 앞다리로 발버둥 쳤다.

"아빠. 애 이름은 뭐야?"

"지선이 네가 키울 거니까 네가 지어봐"

"음... 난 메리로 할래 텔레비전에서도 메리라고 많이 나왔어."

"그래 그럼 오늘부터 얘는 메리야~~"

동생들과 나는 너무 좋아 환호성을 질렀고 그런 우리를 아빠가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내가 기억하는, 유년 시절을 함께했던 메리와의 첫 만남이다.

나는 시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매년, 자연이 주는 산촌의 사계절을 마음껏 누리며 뛰어놀았다. 봄이면 산나물을 캐고 여름이면 냇가에서 다슬기를 잡고 께벗고 헤엄을 쳤다. 가을이면 익어가는 곡식과 과일을 수확하고 겨울이면 꽁꽁 언 냇가에서 썰매 타기 시합을 했다. 나의 유년 시절은 동네 친구와 메리, 자연과 함께였다. 즐거웠던 그때의 이야기로 같이 돌아가 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쓰려고 한다.


등장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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