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의 눈_#4
데이터의 함정
흔히 '데이터로 판단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의 타이핑 속도와 오타율을 측정한 데이터를 보면 타이핑 속도를 평균을 냈을 때 평균값을 웃도는 사람들이 평균값을 밑도는 오타율을 보인다. 그래서 '빨리 칠수록 오타가 적다'는 결론에 이른다. 하지만 사람 개개인을 중심으로 관찰하면 빠르면 빠를수록 오타가 늘어난다. 데이터는 잘못한 것이 없다. 평균값을 중심으로 사태를 파악하는 것에서 오류가 생긴 것이다.
보행반사의 미스터리
행동발달을 연구하는 사람들 사이에 오랜 시간 회자되던 미스터리가 있었다. 갓난아기를 들어 올리면 아이가 다리를 들썩이며 걷는듯한 반응을 보이는데 (보행반사) 이 현상이 이상하게 2개월 정도 되었을 때 감쪽 같이 사라졌다가 오랜 시간 후에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다. 평균적 데이터를 분석하던 과학자들은 이 현상이 평균적으로 그 시기쯤 나타나는 뇌의 다른 발달과 시기가 일치한다고 봤고 그 가설이 수십 년을 지배했다. 하지만 아기의 개개인의 발달을 중심으로 개별적 관찰을 수행한 다른 연구에 의해서 이것은 단지 '아기 허벅지의 살이 갑자기 포동 하게 올라서 한 동안 다리를 들어 올리지 못하기 때문'으로 허무하게 밝혀졌다. '평균'에 의한 관찰과 결론이 다시 과학자들을 이상한 곳으로 이끈 것이다.
현장에 있는 기획자가 이기는 미스터리
백 권의 책을 읽는 사람보다 현자의 개별적 사건과 개개인의 스토리를 접하는 기획자가 더 날카로운 통찰을 보이고 결국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데이터는 관찰되어야 하고 통계는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개별성과 맥락에서 오는 현실을 눈을 가리면 망한다. 우리가 '사실'이라고 여기고 있는 많은 것조차 모든 것에 평균값을 내고, 그것으로부터 우열을 계산하는 방식에서 기인한 것이 많다. 사람도, 사안도 우열의 눈으로 보기보다 개별적 맥락의 눈으로 볼 때 진짜 기획, 날카로운 기획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글: 문단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