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타인을 위해 살았지만 이제부터는 나를 위해 살겠다’라는 말에 매료되어 지난 일기에 남겨 되돌아보는 ‘장세순’이라는 분은 작년 이맘때 TV에서 처음 보았는데 그것이 당시 생활에 최선을 다하자면서도 매일 순간을 즐기는 매너리즘에 빠져 일상과 타협하는 삶에서 적극적인 도전의 삶의 자세로 옮기게 된 나의 큰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당시 어느 휴일 방 청소를 하다 켜둔 TV에서 스치듯 나오는 ‘나는 자연인이다 ‘의 재방분에 눈에 확 들어 오는 사람 '장세순'이라는 70대 분이 나왔다. 농업 고등학생시절 전국 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고는 당시 김종필 총리를 찾아가 당당하게 부상의 아쉬운 점을 요구를 하다 그 덕분에 미국 워싱턴 주립대학교 유학까지 한 사람이다. 그리고 미군과 태권 도장운영으로 미국생활을 하며 지내셨던 분으로 실력도 갖추고 당당한 삶의 자세에 정신이 맑은 사람이란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런 분이 이런 말을 한다.
‘70대인 지금까지는 타인을 위해 살았지만 이제부터는 자신을 위해 살겠다’라고 한다. 그리고는 대자연에 몸을 맡기고 자신만의 놀이터라 칭하는 개울에 바위와 물길을 틀며 산속에 자신만의 정원을 마치 시시포스처럼 의연하게 그것도 꾸준히 자신이 죽어야 이 일이 끝난다는 사명으로 즐기는 일을 하고 있는데 비장하기까지 했다. 남들이 보면 왜 저러고 있냐 할 수도 있을 텐데 정작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기에 자신을 위한 이 일에 힘이 다할 때까지 만족하며 살겠다고 한다.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에서 수행하는 삶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장엄했다.
나도 마찬가지로 지금껏 나 자신을 묻고 타인을 위한 일을 해왔다. 마치 숙명인양 했지만 이때 느낀 바가 있어 나를 찾기 시작했다. 저 깊숙한 망각의 창고에 묻혀있던 내가 좋아하는 일을 거꾸로 발견해 내는 일을 시작한 것이다.
글쓰기(시), 책 읽기, 기획하기, 자기계발, 몸 관심, 규칙 패턴, 교육(배우기), 그림 스케치, 산책, 사색, 차 마시기, 편안함, 명상, 사우나 온천, 사람과 화합, 낮술, 여행, 소확행, 중재하기, 좋은 사람 만나기 등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일이 20가지가 단숨에 적어진다. 정리하면 작가, 자기계발/ Rule, 차(茶) 방, 여행, 편안한 만남으로 축약되고 이를 하나로 표현하면 ‘수행(修行)하는 디지털노매드의 삶’이라고 거창하게 정해졌다.
이것이 진정 내가 하고 싶은, 내가 좋아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나를 인정하고 여기서부터 다시 출발을 하려고 나섰다. 시작한 지 몇 개월 만에 브런치 작가도 되었고 원래 하던 회사일을 하면서 지금껏 신나게 나를 위한 일을 준비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일이 정의되니 마치 장세순 씨의 자신만의 놀이터 만들기의 사명과 같이 나만의 일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