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식이 필요 없는 말.
세상 모든 것들에게 사랑한다고 말을 해 주자
아내가 오월아, 오월아 목청껏 핸드폰을 쳐들고 소리를 지른다. 지금 미국 딸과 화상 통화를 하면서 기쁨의 목소리로 대답 없는 오월이를 목청껏 불러댄다. 오월이는 미국에서 딸이 키우는 강아지 이름이다. 오월에 태어났다고 오월이란다. 영문이름은 Owell 자기 인스타도 가지고 있는 반짝이는 핫한 강아지다. 아내가 미국에 딸과 같이 있을 때 직접 키우기 시작했으니 둘의 정이 각별해졌다. 이번 여름에는 비행기 타고 한국에도 다니러 온다니 강아지팔자가 상팔자다. 이러면 욕먹으려나?
원래 아내는 동물들을 싫어했다. 거리를 거닐다 강아지가 오면 무섭다고 피하기도 하고 심지어 욕도 했다. 그랬던 아내가 미국에 있으면서 태어난 지 1달 채 안된 오월이를 맞아들이면서 바뀐 것이다. 아마 키우면서 정이 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말끝마다 오월아 사랑해 사랑해한다. 나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말을 하기에 갑자기 약간의 질투가 생겨서 아내에게 어떻게 사랑의 개념도 모르고 강아지에게 그런 말을 함부로 쓰냐고 핀잔을 했다.
그러다 오늘 회사에서 불현듯 그 생각이 나서 사랑의 개념을 다시 알아봤다.
“사랑(영어: love)은 깊은 상호 인격적인 애정에서 단순한 즐거움까지를 아울러서 강하며 긍정적으로 경험된 감정적 정신적 상태이다. 즉 좋아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 모성애와 부성애, 가족 또는 연인과의 사랑을 들 수 있다. 넓은 의미에서 사람 또는 동식물 이외의 대상, 즉, 조국이나 사물에 대한 사랑도 포함된다 “ 조금 애매 하지만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서 아내에게 설명해 줄 요량으로 더 큰 근거를 찾기 위해 AI chat GPT-3에 ‘사람이 강아지와 사랑하는 것이 가능하냐고 ‘ 직접적으로 물어보니 뜻밖의 대답을 해준다.
‘네, 사람들은 강아지와 사람 사이에 사랑관계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강아지와 같은 동물들과 강한 결속을 형성하며, 이러한 관계는 사랑, 애정, 상호 관심과 지지를 특징으로 할 수 있습니다. 과학적 연구에 따르면, 특히 개와 고양이 등은 감정, 포함하여 사랑을 경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이러한 감정은 인간 돌보미로부터 상호 재상될 수 있습니다’ 하며 GPT가 씩씩하게 확신에 찬 대답을 해준다.
사랑이라면 남녀의 사랑만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단순한 보수적인 나는 언제나 그렇듯 감정의 표현을 말로 솔직히 표현하는 것에 많이 힘들어한다. 그러다 보니 사랑한다는 말은 알레르기적으로 더욱 쑥스러워하여 당연 말로 표현도 못한다.
시를 좋아한다는 자칭 감성적인 사람으로서는 나타내서는 안 될 속마음을 드러내 버렸다. 하지만 비록 말로는 표현을 못했지만 글로서는 사랑 이상의 표현들을 내 쏟아냈다. 감성은 잘 움직였다는 이야기다.
이제부터는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세상 곳곳에 대한 모든 사랑의 감정을 솔직하게 글로서만 아닌 나에게 가장 흔한 말이 되도록 모든 것에 사랑한다고 막 퍼부어야겠다. 쑥스러움의 입이 풀려 습관이 되도록 사랑한다 노래를 불러야겠다.
사랑한다 오월아 (한 번도 보질 못했다)
사랑한다 아들, 딸아
사랑한다 나의 랩탑
그리고
사랑합니다 브런치 작가님들
사랑합니다 글루틴 작가님들
모두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이러고 보니 사랑한다는 말이 사실 별것도 아닌 그냥 흔한 인사말 일 수도 있는데 괜히 어려워만 했다.
좋아한다면 막 써도 되는 말이었는데
사랑한다 심경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