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대에 흥분되는 새 아침을 매일 맞이하는 복이 제일의 복이다
화창한 날씨에 집안에만 있기는 미안하다. 아내와 의기투합 둘이 오랜만에 서울 남대문 시장과 명동 투어를 하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마치 소풍 나온 어린아이들 마냥 신이 나서 이층 광역버스에 몸을 싣고 두리번거리다 잠시 꾸벅이니 목적한 신한은행 본점 앞에 도착했다. 마치 시간이 정해진 깃발여행처럼 서둘러 남대문 시장으로 향했다. 일요일 늦은 오전을 향하는 시간이라 아직 한산한 거리만큼 지하도안은 노숙인들의 박스 영역 칸막이 속에서 늦잠을 자느라 어수선하다. 이리저리 피해 지나오며 어찌 한 곳에 이렇게 많이 모여 주무실까 깜짝 놀랐다. 게 중에는 깔판 위에 세상 편하게 길게 누워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젊은이도 눈에 띈다. 씁쓸하다.
지하도를 올라서며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남대문 시장 모퉁이에 들어서자마자 길게 줄이 늘어서 있다. 마치 의무인양 우리도 엉겁결에 뒤에 섰다. '잡채호떡' 꼭 먹어봐야 한다는 아내의 성화에 인내심이 이겨서 기어코 하나씩 들고 남대문시장 입성 신고를 하였다. 휴일 남대문시장은 쉬는 가게들이 많아선지 그렇게 복잡하지도 어수선하지도 않은 그저 평범한 재래시장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뻥 뚫린 길을 씩씩하게 걸으며 재빨리 모퉁이를 돌아 이번에는 명동으로 들어서자 사람들이 제법 많이 보인다. 대부분 외국인들 그중 일본인과 동남아분들이 많이 보이며 그 많던 중국인들은 조용하기만 하다. 코로나 이전 명동의 번잡함을 되찾으려는 듯 열심히 삶에 충실하는 장사꾼들의 활기에 덩달아 힘을 얻는다. 이곳저곳 기를 얻으며 한눈을 팔다 보니 여기에도 기다랗게 줄을 선 곳이 있다 '명동교자' 심지어 공항 티켓팅줄처럼 구불구불하다. 1 ,2관 마찬가지로 명동에서 그 집만 야단이다.
자연스럽게 스킵하고 명동성당 쪽으로 올라가며 열심히 사는 사람, 이렇게 사는 사람, 저렇게 사는 사람 사람구경 실컷 하고 쉬며 쉬며 돌다 보니 다시 제자리. 명동교자집에 틈이 보인다 재빨리 뒤에 붙으니 두 명이냐 불러주며 합석을 시켜준다. 운 좋게 자리를 차지하고 주문을 하고 기대에 찬 호기심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니 옆자리에도 일본인 건너편에도 일본인들이다. 그들도 오랜만에 나온 우리처럼 더운 날에 어울리지 않게 칼국수를 먹으러 함께 앉아있다.
세상을 뒹구는 사람부터 숨 가쁘게 치열한 삶의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탐구하러 다니는 사람들 그리고 목적 있는 사람 목적이 없는 사람들의 웅성거림에 뒹굴며 압축된 삶의 한나절을 잘 보내고 지금 책상에 앉아 글을 쓰다 갑자기 오늘의 평을 짧게 하고 싶어졌다. 한참을 생각한 끝에 화두처럼 나온 말
'새로운 기대에 흥분되는 아침을 매일 맞이하는 복이 제일의 복이다'
라는 생뚱맞은 생각으로 잠깐의 휴일 서울 나들이를 정리했다.
남대문길 명동길 >
일상이 부서져도
헤집어 드는 열의에
혼란한 눈만큼
바쁜 숨은
거칠어져 간다
세상을 뒹구는 사람
치열하게 삶을 태우는 사람
그들을 탐구하는 사람
그들 속 지친 몸은
졸고 있는 시간과 함께
나른하게 휘어져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