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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롱혼 Jun 09. 2023

신의 선물로 다시 40대가 되었다

환갑에 받은 신의 선물을 이번에는 후회 없이 잘 사용해 보련다

차를 타고 가다 신호에 정차되어 잠시 멍하고 있는데 지나간 아쉬운 일이 불현듯 떠오른다. 


'엉 이거 왜 이래'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다. 내가 깜짝 놀라며 혼자 수습을 한다. 

더러는 창피했던 일과 실수했던 일도 갑자기 떠오른다. 그러면 나도 모르게 혼자 중얼거리기며 후회를 한다.


왜 이럴까,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아니면 그토록 아쉬워서 그런가 그런데 아닌 것 같다. 

나의 정신이 한가해진 것이다. 


환갑을 맞아 이제는 좀 쉬어야지 하는 마음을 품다 보니 하는 모든 일이 느슨해져 가는 것 같다. 그렇다고 아예 일을 놓은 것도 아니고 할 일도 계획도 있는데 말이다.



사람의 의식은 계속 활동하고 있다.

나의 의지와는 별개로 내가 쉬고 있을 때나, 멍 할 때 잠잘 때조차 의식은 계속 활동을 한다. 그런 의식이 나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그 의식에 환갑이라는 이유로 좀 쉬어야겠다는 나의 안위를 우선 올려놓고 느긋함을 가지려다 보니 나의 생각, 나의 사고가 함께 현실에서 한가하게 느긋해져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인생 100세 시대 신체가 팔팔하고 갈 길은 멀고 해야 할 일, 집중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는데도 느긋함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동안 아이들을 키우며 주변을 챙기며 열심히 달려왔다. 


그리고 이제 아이들도 감사하게 이른 경제적인 독립을 해주어서 환갑이라는 변경점을 맞아 나의 인생의 목표를 새롭게 바꾼 것뿐이다. 지금의 삶의 생활을 느긋하게 보내자는 것은 결코 아닌 것이다. 나는 아직 활동할 정신적 청춘이다. 창의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고 목표를 위해 달려가야 할 때인 것이다. 그런데 마치 늙은이의 흉내를 벌써 내려는 듯 정신의 나태함이 내려앉으려 하다니 그러면 안 된다. 



그런데 번쩍.

지금 갑자기 나처럼 환갑을 맞아 아직 신체적 40, 50대를 자부하지만 정신적 안위를 찾는 사람들에게 신 께서 그럼 그 40대를 다시 한번 살아보라며 기회를 주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 40대는 가족과 주변을 위해 희생하느라 자신을 못 챙겼다고 투덜대고 있으니 그럼 이번에는 너 자신을 위해 기회를 줄 테니 다시 한번 그 40대를 제대로 한번 살아보라고 하시는 것이다. 감사합니다.


우연은 아니었다. 어느 날 서점에서 책들을 둘러보다

이미 늦었다고 하는 당신을 위한 '김미경의 마흔 수업'이란 책이 눈에 들어왔다. 피식 웃음이 났다. 

새삼스럽게 마흔 수업 이라니 다들 현실에 매달려 가장 높은 추진력을 발휘하고 있을 때인데 무슨 말인가 아마 경력단절된 주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말이겠다. 생각하고는 책도 펼쳐보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스킵을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정신이 번쩍 든다.

그 책이 어쩌면 나를 위한 책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은 아직 모르지만 제목으로 풍겨오기에 그래서 다시 40대로 입문하는 사람으로서 책을 찾아보려 한다.

 


신의 선물로 주셔서 두 번째를 맞이한 40대, 주변 핑곗거리가 없는 가벼운 이번 40대는 실수 없이 잘 살아보자 두 눈을 부릅뜨고 환갑의 인생 터닝포인트를 40대의 역량으로 발휘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니 삶이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다. 나는 이제 다시 돌아온 40대이다. 

마음과 정신을 40대의 그것으로 가지고 도전적, 진취적, 행동적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무시하며 스킵했던 '김미경의 마흔 수업'이란 책이 다시 시작하는 40대 입장에서 나에게 어떤 에너지를 줄지도 기대하며 오늘 새로운 나의 삶에 신이 난다.


다시 얻은 이번 40대는 후회 없이 잘살아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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