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롱혼 Dec 16. 2022

새벽알람 소리가 즐겁다

정량적인 생활의 루틴을 믿는다

시간이 좀 있으십니까?

자주 듣는 말이다. 시간이 있다면 무엇이 있다는 것이고, 없다면 왜, 무엇이 없다는 말인가 시간은 공기와 같아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것 아닌가, 중세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는 자신의 고백록에서 말했다. ‘ 시간이란 무엇인가? 아무도 내게 묻는 자가 없을 때는 아는 것 같다가도, 막상 묻는 자가 있어 그에게 설명하려고 하면 나는 알 수가 없다.‘  이렇게 잘 알 수 없는 게 시간인데 우리는 그의 존재를 너무나 잘 아는 것처럼 쉽게 이야기한다. 


지금은 시간이 있어

내일은 시간이 없을 거야


시간이란 시(時)와 틈(間)이다. 한 시점에서 다른 시점까지의 사이라는 의미이며 특정한 일을 위해 따로 지정해 놓은 것으로서 인간관계에서만 그 가치가 존재하고 의미가 있는 것이다.


정량적인 생활의 루틴을 하자

올해도 연말이 되니 늘 그러하듯 지나온 한 해가 후회가 되며 좀 더 잘할 걸 하며 많은 반성을 하게 된다. 그리고는 새로운 다짐과 함께 새해의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시간 관리를 하기 시작한다. 나도 매년 경험했던 일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시간 관리보다는 생활의 루틴, 즉 순차적으로 정해진 일들을 묵묵히 하려고 한다. 어떤 일을 하고 나서 그다음에 무엇을 하고 또 그다음에 무엇을 하는 이렇게 시간보다 정량적인 할 일의 순서와 과정을 중요시하게 되었다. 


왜 그랬을까, 

10여 년을 기러기 가족으로서 혼자 생활을 하다 보니 혼돈과 고민 속에서 그때마다 시간을 계획하고 잘해보자며 교육도 받으며 시간 관리에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나약한 스스로의 의지와 더불어 곳곳에서 나서는 정신적 리더들의 영악한 입놀림에 휘둘리키며 흘려버린 세월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나의 하루는 새벽 4시부터 시작된다. 시간의 개념보다는 생활의 루틴을 중요시하다 보니  새벽 4시는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스타트 총성 정도의 개념이다. 기상을 단숨에 해버리며 곧장 공원 트랙으로 나가 걷기를 하는 것이 하루의 출발이며 뒤를 이어 요가와 명상, 글쓰기가 이어진다. 참 효율적이다. 그래서 잘 알지도 못하는 시간에 따르며 나약한 의지를 실천하려 애씀 보다는 주변 환경을 스스로 변화시켜 어쩔 수 없이 그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정량적인 생활의 루틴을 하자고 말하는 것이다.


시간의 본질은 우리 마음이다

어둠 속이나 실내에서는 시간의 흐름을 잘 모른다. 똑같은 어둠과 공간의 모습뿐이다. 특히 겨울철에는 시계를 쳐다보지 않는다면 바깥은 새벽 4시나 6시 구분이 안된다. 그러다 보니 어둠 속 정지돼 보이는 시간 때문에 몇 시 인들 어떠랴 어둠을 핑계로 하루를 출발했다면 그것만 기특할 뿐이다. 또 몇 시까지 회의를 들어가야 하고 또 그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시간이 알려 주는 대로 움직이다 퇴근을 하고는 또 시간이 정해준 약속을 하고 만나고 이렇게 우리가 의지하는 정해진 시간은 그 가치보다 그저 흐름만 중요시할 뿐이다. 이러다 보니 시간과 타협하기가 심리적으로 쉬워진 것이다. 그 흐름 속에서는 지금 시간이나 기다린 다음의 시간이나 가치의 차이가 없어 별로 귀하게 생각이 안 든다. 그리고 흐름 속에 이끌려 가는 생활은 시간의 농락으로 여유와 바쁨이 온종일 사람의 진을 뺀다. 


하지만 루틴에 의한 계획의 설정이라면 하루를 출발만 시켜주면 정량적인 일의 순서에 따른 과정이기에 시간과 상관없이 몸이 따라가게 된다. 얼마나 현실적이며 성과가 있어 보이며 공평한 시간 관리인가, 출근 전 루틴과 회사에서의 틈틈이 루틴 그리고 퇴근 후 루틴을 만들어 몸이 알아서 움직이게 한다면. 대단하지 않은가

시간을 느끼는 것 또한 매우 주관적 이여서 그 당시 기분과 장소, 의지에 따라 천천히 가기도, 빨리 가기도, 의미가 있기도, 없기도 하다. 왜 이런 줏대 없는 시간에 얽매이려 하는가 특히 무엇을 이루어 보겠다고 노력하는 실천을 할 때 말이다. 어치피 흐르는 시간 정량적인 루틴을 타게 되면 새롭게 만든 목표를 조금은 쉽게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만일 그래도 의지가 약하여 지키기가 힘들다면 어차피 할 수밖에 없는 주변 환경으로 만들면 더욱 그 루틴에 충실하려 애쓸 것이다. 그래서 나는 티스토리에 (aibim 여백)으로 나의 일상을 아예 공개해 버리고 산다. 그 루틴에서 벗어난다면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말장난하는 사람으로 신뢰를 잃을 염려에 더욱 열심히 생활의 루틴에 충실하게 된다. 시간의 본질은 우리 마음이라고 했다. 


시간을 믿지 말고 정량적인 생활의 루틴을 한번 믿어보고 실천하는 새해 계획을 해 보시는 것은 어떠신지요.

매거진의 이전글 섞었더니 차별화되었다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